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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1/26 11:53:11
Name   SCV
Subject   만년필 덕후입니다. (그동안 썼던 것들 간단 사용기 포함)
안녕하세요 만년필 덕후입니다.

그동안 썼던 제품들 간단 사용기와 보유 목록 / 경험 목록 / 위시리스트 함께 적어봅니다.

질문 해주시면 아는 범위 내에서 성심성의껏 댓글 달겠습니다.

만년필 외적인 부분 질문은 자제 부탁드리고, 만년필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질문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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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elikan M405 Darkblue EF&F
  처음으로 써본 금촉이었네요. 저에게 가장 큰 좌절을 맛보게 해준 EF 촉이었습니다. 처음 쓸 때에는 느낌이 좋았지만 저의 안좋은 필기습관으로 인해 닙이 많이 망가져버렸고, 그걸 자가수리 한다고 손 댔다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버렸지요. 그래서 F nib 만 새로 사서 썼는데, 제가 손이 작은편이었다면 이정도에 만족했을 것 같습니다.

2. Pelikan M805 Bluestripe F, Black F
  유이하게 방출 후 다시 신품을 구입한 녀석입니다. 처음엔 고시용으로 썼는데 무게감 때문에 손목이 아파서 방출했었지요. 그러나 그 필감만큼은 잊을 수가 없어서 취직 후 다시 영입했습니다. 두 말 할 필요 없이 동급 최강이지 않을까 합니다. 필감은 사람마다 느끼기 나름이긴 하지만, 누군가에게 만년필을 진지하게 권유한다면 이 녀석을 권하고 싶습니다.

3. Lamy 2000 EF x2
유이하게 방출 후 다시 신품을 구입한 또 다른녀석입니다. 처음 받은건 닙이 그저 그랬는데, 두 번째 구입한건 얇으면서도 부드러워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라미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과, 손에 땀이 나도 글쓰기에 방해받지 않는 마크롤론 재질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다만 닙 뽑기 운이 여전히 존재하고, EF 치고 굵은 편이라는게 약간의 흠입니다. 그래도 막 쓰기엔 좋아요^^;

4. Sheaffer Valor GT BK F
예전에 베xx펜 에서 사용기 이벤트에 당첨되어 사은품으로 받은 녀석입니다. 본체와 일체인 닙이 약간 낭창낭창한 느낌을 주어 특이하긴 했습니다만, 필감 등에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5. Sailor Professional Gear Saibitogi
  고시공부 때 단권화 작업하면서 많이 썼네요. 특수목적으로 세필이 필요하신 분들에겐 이만한 놈이 없습니다. 다만 필감이고 뭐고 그런거 없어요. 바늘입니다 바늘. 하지만 세필엔 정말 최고입니다. 하이테크보다 훨씬 나아요.

6. Parker Frontier Original Black F, Parker Frontier Luna Gray F
   제가 산 첫 만년필입니다. (사용은 두 번째) 군대에 있을 때 상병 월급에 휴가비도 좀 보태 털어서 구입하고, 이 만년필로 매일매일 연애편지를 써서 결국 결혼에 골인하게 만든 고마운 녀석입니다. 아직도 옛날 노트나 편지지를 보면 이녀석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굵지만, 스틸닙 치고 필감이 좋아 여전히 애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자루는 제대하고 구입했네요.

7. Sheaffer Intrigue F
   잉크 수납방식이 특이해서 구했습니다. 컨버터를 쓰는데 마치 피스톤필러를 쓰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다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별로인 마감, 유격 등등이 불만족스러워서 결국 방출했네요. 필감은 나쁘진 않았지만 새 제품을 그 돈 주고 사기엔 아깝다, 라는게 총평입니다.

8. Pilot Custom 823 F (Skeleton)
   잉크 수납방식이 특이해서 구입한 또 한 녀석입니다. 아직 한국에서 완전 투명 모델을 구하기 힘들때, 옆동네의 데몬 전문가님께 얻었습니다. 잉크 정말 많이 들어가긴 합니다만, 파일럿 특유의 딱딱한 필감을 견디지 못해서 방출했습니다.

9. Sailor Professional Gear Slim CT EF
   제 두 번째 Gold Nib 만년필입니다. 필감 등등 많은 면에서 만족스러웠는데 제 손에는 너무 작아서 방출했습니다. 하지만 제 와이프가 이것과 동일한 제품을 잘 쓰고 있네요. 여자분들이나 손이 크지 않은 분들, 청소년이 쓰기에는 적합한 것 같습니다. 다만 다시 구한다면 F를 쓰고 싶네요. EF 는 너무 가늘어서 관리하기가 힘들어요.

10. Sailor Professional Gear GT F & CT F,
   9번을 방출하고 영입한 녀석입니다. 결국 고시 2차시험 시험장 결전용으로 선택되어 두 자루를 보유하게 된 녀석입니다. 이녀석들이 실력발휘는 했지만 제가 실력발휘를 못해서 결국 합격은 못했네요. 그래도 다시 고시준비를 해야 해서 만년필을 쓰게 된다면, 이녀석들을 최종 후보에 올려놓고 검토할 만큼 좋은 만년필입니다.

11. Pilot Capless Kasuri Black F
   캡리스의 실용성에 혹해서 분양받았습니다만, 그립존의 불편함과 불만족스러운 필감 때문에 방출했습니다. 필감이 나쁘진 않은데 여느 스틸닙들과 비슷한 수준인데다가 역시 좀 경성이어요. 하지만 2011년에 나온 매트블랙은 워낙 예뻐서 탐이 납니다.

12.  Pelikan M205 EF
   제 인생 최초의 특별판 이자 한정 생산품입니다. (Ltd No.는 없으므로 한정판이라고 하기엔 뭐합니다.) 제 만년필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1번기 또는 2번기로 자리잡고 있었던 녀석인데 취업준비중에 분실했습니다. 펠리컨의 스틸촉은 정말 스틸촉중에 최고인거 같습니다.

13. Sailor Profit Young BK EF,
   제 인생 최초의 세필 만년필입니다. 이 때부터 세일러에 빠져들었지요. 바늘같은 필감은 좋기만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오랫동안 제 공부와 함께 했던 만년필입니다. 다만 제 손에는 좀 작고 너무 많이 써서 닙이 닳아 없어질 지경이라 지금은 쉬고 있네요. 같은 모델로 버건디 색상을 사서 와이프에게 첫 만년필 선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14. Parker 45 Flighter F (Old USA), Parker 45 Flighter Burgundy F (OLD England)
  파커 45 구형은 처음으로 아버지께 선물받아서 만년필 사용을 시작했던 녀석입니다. 이걸로 고딩때 논술준비하던 기억이 나네요. 특유의 실용적이고 세척도 편리한 매커니즘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최고인거 같습니다. 배럴이 깨져서 안쓰고 있다가 교보 광화문점 매장직원의 도움으로 플라이터로 변신시켰습니다. 버건디는 아버지께서 젊으셨을 때 쓰시던건데, 고무로 된 컨버터를 세월이 지나 쓰려고 보니 고무가 다 삭어서 쓰진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30년 남짓한 세월의 때를 벗기려고 세척하면서 무지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파커 45는 아버지와 아들을 아우르는 공통의 키워드입니다.

15. Lamy Vista12 EF
  제대하고 만년필을 제대로 써보자, 해서 구매한 녀석입니다. 데몬 입문기이기도 하고요. 다시 스틸촉을 산다면 이놈과 M205를 사겠습니다. 다만 라미 닙이 그다지 세필은 아니라서요. 왕년에 한참 잘 쓰다가 요즘은 전관예우로 집에서 쉬고 계십니다. 이녀석을 학교 책상에 두고온줄 알고 식겁해서 뛰어갔었는데 가방에서 발견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때만 해도 이정도 만년필에 덜덜덜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격세지감이 느껴지네요.

16. Salior Professional Gear Realo GT F
  어떻게 보면 방출 후 다시 영입한 또 다른 녀석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프로기어 리알로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일본 구매대행으로 구입했습니다. 다 좋습니다. 제가 은장을 좋아해서 어지간하면 금장을 안사는데 사게 만들었을 정도로 좋은 녀석입니다. 다만 세일러의 피스톤필러 방식 만년필의 신뢰성에는 약간 의문이 갑니다. 그래도 여전히 좋은 만년필이고, 프로기어와 피스톤필러 방식의 교집합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7. FaberCastell Emotion Chrome F
  스틸촉이지만, 부드러운 필감이 맘에 들어 영입했습니다. 게다가 파버카스텔의 목재 바디는 정말 질감이 좋지요. 세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굵지도 않습니다. 손이 작으신 분들께는 좀 별로인데 손 큰 사람한테는 참 좋아요. 스틸촉 입문기를 이걸로 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녀석입니다. 다만 좀 무겁고, 캡을 만년필 뒤에 꼽지 않고 쓰는 스타일인 저에게는 무게중심이 약간 애매합니다.

18. Lamy Dialogue 3 Black EF
  뽀대용입니다. 닙은 동급의 만년필에 비해 한참 아래고, 바디 하나만 보고 구입한 녀석입니다. 할아버님 산소 갔다가 잃어버렸는데, 할아버님이 쓰시겠거니 하고 다시 찾지 않았습니다. 기계적인 내구성도 그다지 좋지 않고 그래서 구입을 만류하고 싶은 만년필 중 하나입니다. 쓰시려거든 M촉 사셔서 사인용으로만 쓰세요. 멀티툴 오일같은 오일도 꼭 구비하셔야 하는 총기 같은 놈입니다.

19. Aurora 88 Demonstration Black F
   연필과 만년필의 느낌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사각거리면서도 쫀득한 놈입니다. 사각이 만년필 닙이 잘못되었을 때의 사각이 아니라, 파버카스텔의 연필을 쓸 때의 사각입니다. 쫀득은 펠리컨 M800과 세일러 프로기어 사이의 어디쯤에 있는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진작 왜 오로라에 눈을 돌리지 않았나 한탄할 정도로, 붙들고 한 획 그어보니 이놈과 제가 인연인걸 알겠습니다. 한정판이라 소장만 했으면 하긴 했는데, 써야 맛이라는 지론 때문에 일단 박스 열고 잉크부터 먹였습니다. 데몬계의 끝판왕이자 본좌입니다. 정말 최고입니다.

20. Montblanc Meisterstuck Diamond Legrand (p146) F
   그동안에 몽블랑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는데, 써보니 왜 몽블랑 몽블랑 하는 줄 알겠습니다. 1931, 오로라 블랙데몬과 더불어 제 만년필 베스트 3 중 하나입니다. 필감은 경성보다 연성 쪽에 좀 더 가깝긴 한데 연성은 아니고요, 고급스러운 필감입니다. 밸런스도 좋고 간지도 나고.. 뭐 하나 나무랄게 없습니다.

21. Pelikan m805 Transparent(Clear Demon) F  (Special)
   잃어버린 m205의 허전함을 달래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라고요. 요즘 펠리컨의 촉 QC는 영 별로라던데... 닙 상태가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았습니다. 독일에서 직수한거라 수리/교환도 애매하고 해서 그냥 적당히 손질해서 쓰고 있긴 한데 앞으로 빈티지가 아닌 펠리컨은 들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22. Pelikan m1931 Yellow Gold (Ltd, No. 3682)  M
   1997년에 생산한 1931의 복각판입니다. 빈티지라고 하기엔 애매하긴 하지만 대충 20년 지났으니 준 빈티지라고 해두죠. 이녀석.. 갑입니다. 갑. 만년필을 딱 한 자루만 써야 한다면 다 정리하고 이거 쓰겠습니다. 더이상 신품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거 구할때 관세사까지 썼습니다...

23. Parker Duofold Pinstripe Navy M
   교보에 전시되어있는 전시품 + 여러 사용기들을 보고 간지에 반해 중고로 영입했는데... 생각보다 별로인거 같습니다. 사진만큼 실물이 이쁘진 않아요. 필감은 딱 기대했던 만큼인데, 문제는 제가 거의 판매가의 1/3 쯤 되는 가격으로 중고 영입했는데... 그 가격이면 적당하지만 신품 가격으로 생각 한다면 정말 돈값 못하는 것 같습니다. 파커 매니아 분들도 꽤 계시겠지만... 파커는 51, 21, 45, 75, 100 외에는 안 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이거 신품 가격이면 몽블랑을 살거 같습니다.



보유중인 만년필

Sailor Profit Young BK EF,
Parker 45 Flighter F (Old),
Parker 45 Flighter Burgundy F (England),
Lamy Vista12 EF,
Lamy Safari Dark Grey EF (회사 로고 각인)
Parker Frontier Original Black F,
Sailor Professional Gear CT F
FaberCastell Emotion Chrome F
Lamy 2000 EF
Aurora 88 Black Demonstrator F (Ltd, No.200, 333)
Montblanc Meisterstuck Diamond Legrand (p146) F  (Special, No. MBFD4TVT7)
Pelikan m805 Transparent(Clear Demon) F  (Special)
Pelikan m101n Lizard F (Special) (딸래미 선물용)
Pelikan m101n Tortoise F (Special) (아들래미 선물용.. 인데 Red로 바꿀까 싶습니다.)
Pelikan m1931 Yellow Gold (Ltd, No. 3682)
Montblanc p169 Sketchpen (pencil)
Pelikan M405 Darkblue(SolidBlue) M
Parker Duofold Pinstripe Navy M


거쳐간 만년필 :
Pelikan M205 EF (분실)
Pilot Custom 823 F (Skeleton)
Sailor Professional Gear Slim CT EF
Pelikan M405 Darkblue EF&F
Pelikan M805 Bluestripe F
Lamy 2000 EF
Sheaffer Valor GT BK F
Sailor Professional Gear Saibitogi
Parker Frontier Luna Gray F
Sheaffer Intrigue F
Pilot Custon 823 F (Skeleton)
Sailor Professional Gear Slim CT EF
Sailor Professional Gear GT F& CT F
Pilot Capless Kasuri Black F
Pelikan M205 EF
Lamy Dialogue 3 Black EF
Pelikan M805 Black F
Salior Professional Gear Realo GT F
Pilot Capless Kasuri Black F


Wishlist :
Waterman - Edson Black Diamond & 125(Ltd.), Serenite Blue, Gray
Pelikan -  M1005, M600, M7000
Montblanc - 149
Paker - 51 Vacumatic (Vintage)
Pilot - 845
Graf Von Fabercastell - Pen of the year 2007 (Pertrified Wood,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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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질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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