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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5/05 15:26:01
Name   풀잎
Subject   입시 이야기
큰아이 입시때가 생각납니다.

예전에 큰 아이가 저더러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서하는
행사에 데려다 달라고 해서 토요일 오후에 데려다준적이 있어요.

큰 아이도 당시에 축구말고 큰 업적? 성과물도 없고 평범 성실한 아이였는데, 대학 입시에 대한 이야길 들어보니 뭔가 커뮤니티를 위한 일을 하는것이 입시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나보더라구요. 그래서 그 이벤트가 솔깃했었나봐요.

행사내용은, 이 지역에서 고등학생들이 전문가들을 모셔놓고 배우고 이야기도 들어보고하는 행사 였는데요.

행사내용은 참으로 간단했어요.

그 날 이벤트는 스탠포드 교수님 한 분을 초대해서 그 분에게서 지구온난화 관련
내용을 듣는 것이었는데요. 시리즈로 연사들이 미국대기업에 근무하는 분들이나 그런 분들이 연사로 나오는것이었어요.

그 교수님의 강의가 끝나고 학생들이 교수님께 함께 리서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지, 논문을 교수님과 함께 쓰고 싶다고 학생들이 참으로 강한 의지를 보이는, 학생들의 경쟁적인 열기가 있었던것 같아요.

아이에게는 그런 다른 학생들이 우루루 교수님께 가서 열정을 보이는 경험이
거의 처음있었던 경쟁이라는 혹은 자기가 이때까지 별로 접하지 않았던 문화여서
어색했나보더라구요.


사실은 그 행사 내면을 보면, 입시경쟁으로 유명한 고등학교의 몇몇 학생이 주축이 되어만든 이벤트이고, 그런 학생들이 창단한 창단 멤버가 되고 그 몇몇 학생들이
아이들의 부모님 친구 인맥을 동원해서 연사분들을 모셔와서 배우는 의도는 좋은 행사였겠지요.

그런 활동들을 자신들의 에세이에 쓰기위해서 부모님과 함께 만들어낸  하나의 포장된 행사였던 셈이었어요.

도서관을 빌리고 예약하고 연사를 모셔오고 이 모든 배후에 학생들의 힘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지 않습니까?

클럽 멤버가 될려면 몇 번 참석해야 하고, 어떤활동을 해야 하고 좋은 직책은 지역의 입시로 유명한 학교 학생들이 이미 다 가져간 상태였구요.

나머지학생들은 모두 들러리로 서는 건데, 순수하게 참여하는 학생들도 분명 있었을꺼에요. 나름 열심히 참여한 이벤트를 통한 내용을 에세이에 잘 녹여낼수도 있었겠지요.

첫째는 세상에 본인이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였는지, 경쟁사회에 노출된 충격이 좀 갔는 듯 해요. 그러며선 그 날 이후로 남을 이용해서 자신의 것을 챙기면서 탑스쿨로 가는 학생들에 대한 실망감이 많이 생긴듯 싶었어요.

그래서, 늘…이건 내가 혼자해냈다는 자부심, 타인의 시선과 상관없이  스스로가 해내는 것에 대해서 만족감을 느끼는 듯 하더라구요.

올해 입시생이었던 둘째는 팬데믹때 참 고민도 많이하고, 저런 형이 겪었던 문화적 노출의 기회가 별로 없어서 학교친구들과 배드민튼하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었는데요.

그렇기에, 둘째는 세상에 대한 시야가 아직은 미숙한 편이에요.

얼마전에, 똘똘하거나 빠릿한 아이들이 있는 대학이라는 곳에 얼마전에 투어도 하고
학교들에 가보았는데요.

그곳 학교에서 잠시간의 노출이었지만, 학생들이 놀고 공부하고 대화하고 하는 하룻밤 친구형 기숙사에서 자보기도 하구요.

아이들이 자랄때, 가장 중요한 건 경험과 노출인것 같아요. 그 노출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건강하게 해석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부모의 역할인듯 싶구요.

과도한 경쟁에 너가 그 안에 끼고 싶으냐? 좋은 점은 뭐고 나쁜점은 뭔지, 경쟁에 뛰어들더라도 실력을 기르는데 포커스를 하는것이 중요하다든지, 그런 대화들이
아이들 스스로가 선을 넘지 않고 자신이 주체가 되어서 결정하는데 중요한것 같구요.

많은 학부모님들이 입시스트레스에 아이들에게 선을 넘어가게 영향을 미치고, 입시 카운셀러 선생님들이 참으로 학생들에게 못할 행동을 많이 가이드  하시는것 같아요.

정정당당하게 아이들이 잘 갈 수 있는데 어른들의 책임이 큰 것 같아요.

아이가 참여했던 다른 행사는, 사립스쿨 부모님들이 그 행사를 주최하고 상도 다 그 학교 학생들이 가져가고 스펙만들기 행사였어요. 이런 행사를 주최하면서 경험을 에세이에 녹여내는것이지요.

늘 저희 아이들은 변방의 아이들이었지만 참으로 놀라운 경험들이었는데요.

큰애는 나중에 스스로 성과가 나기는 했었는데요.

그런,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은밀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 그렇게 해도 괜찮아 혹은
아이들이 그렇게 할 때, 단호하게 그건 옳지 않쟎아 라고 못말리는 많은 입시비리들을
옆에서 직간접적으로 보면서 마음이 씁쓸합니다.

한동훈 자녀의 부모찬스 관련 기사에,
제가 살고 있는 지역까지 연관되어서 떠들석하네요. ㅠㅠ

의혹이 참으로 무성한데 우리지역이 회오리의 핵이었다니 사실 놀랍지도 않습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2-05-17 09:25)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25
  •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입시에 잘 참고하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어른들이 영향을 끼치는 지인찬스란 게 불공정하죠. 근데 그 선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판사인 아빠와 이야기하면서 법리, 재판에 관심이 생겼다. 재판을 참관했다. 재판소에서 봉사했다. 아빠 동료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노트북을 기증하도록 주선했다. 어디서부터 안되는지 선을 긋기 어렵잖아요.
이런 정성평가라는 것 자체가 불공정성을 제거하기 어려운 게 문제아닐까요?
1
부모님한테서 공부하고 지식이 넓혀지고 그런 영향을 받는건 괜찮다고 생각해요.
불공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수 있는데요. 제도적으로 보완해나가겠지만, 경직스러워질수도 있고요.

어려운 사회적 약자 계층에 있는 학생들에게, 사회는 어떻게 좀 더 다양한 노출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나 그런 고민을 해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도덕적으로 해도되는것 안되는것 구분이 안되는 어른들을 좀 교육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3
다양성이나 소셜믹스가 의식적으로 강조되는 일이 필요하긴 하다고 봅니다. 일단 노출기회가 늘어나니까요. 그 결과로 진짜 약자를 위하는 것인지 위선인 건지는 결국 구분해내진 못하겠지만 그런 행위자체가 의미가 있는거죠. 위선으로 기부한 돈이나 선한 마움으로 기부한 돈이나 똑같으니.
도덕은 법이 아니라서 도덕..
2
미국입시에서는 국가가 정한 룰이 있는 게 아니고 각 대학별 선발인거죠?
그리고 저런 지인찬스를 활용하는 것도 능력이라 하자.
(금수저인데 암것도 안하고 똥퍼먹는 애들도 있으니)
고 그 대학에서 정했다면 사회에서 뭐라 하긴 어려운 분위기일까요?
반대로 동양인들이 sat 쪽집게 과외하는 게 불공정한거고?
1
Beer Inside
암것도 안하고 똥퍼먹어도 대학진학 후 머통령까지 가는 아들 부시도 있었지요.
dolmusa
차분하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아이에게 기회는 주되 최대한 개입하지 않으려는 기조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선생님의 글이 더욱 와닿는거 같습니다.

개똥철학과 천박함의 어딘가를 맴도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잘 닦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요즈음 계속 깨닫습니다.
2
Beer Inside
미국의 이런 시혜성 행사들은 입시와 관련된 것이 없다면
더 적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머글들은 받아 먹는 것이 나은데,

계급의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기는 합니다.
1
사람들이 다들 부자 따라하기병에 단단히 걸린듯 싶어요.

계급은 이미 있는데 누가 설계한건지 몰라도 아주 은밀하게 일반인들은 알아차리지못하게 해 놓았네 싶습니다.

우리나라 체급이랑 미국이랑은 체급차이가 달라서 가끔 미국식 이야기가 전해지면 다들 놀라구요. 놀랄것도 없 는데 단지 우린 몰랐을뿐인듯싶고요.
1
Beer Inside
추수감사절에 할아버지 집에 모이는 미국식 대가족은 엄청난 부자인 것 같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돈도 없는 우리는 뭐하러 명절마다 모이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통 대가족단위로 다른 주에 있는 베케이션 하우스에 모이지요. 더커지면 유럽가서 요트에서 모일런지도..
1
참..국내 대기업 고위층분들은 방계 자녀들 모두 미국이나 유럽이나 어디로 다들 할아버지 위해서 모여라! 하고 해외 유명 리조트에서 가족모임하는듯... 지인이 못가게되어서 고민스럽다고 한적이있어요.
1
Beer Inside
한국에서 모이면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니

한국도 있는 사람들에게 대한 시선이 조금은 자유로워 졌으면 합니다.

국내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집에 가는 제로스
그래서 저는 항상 정시충입니다.
4
Beer Inside

이 이야기가 발단이였군요.
3
nothing
말씀하신 문화적 노출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합니다.
아직 딸아이가 많이 어리긴 하지만 앞으로 커가면서 어떻게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고, 또 그 안에서 어떻게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게끔 도와야 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부모의 견문이 넓으면 좋을텐데 제가 그렇지 못해 많이 아쉽습니다. 저도 아직 세상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삶들이 있고, 그들이 어떤 방식과 태도로 삶을 꾸려나가는지 한창 배워나가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굳이 롤모델이라는 단어까지 가지 않더라도, 아이는 본인이 목격하고 경험한 삶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찾게 될텐데 가능한 넓고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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