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03/11 22:24:58
Name   Azurespace
Subject   알파고가 이겼군요.
한동안 딥 러닝에 대해서 글을 안 올렸는데, 졸업논문을 마치고 나니 입사 전까지 놀아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서 말이죠. 노느라 바빴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임베디드 프로그래밍 해야 되는데 어차피 계속하지도 못할 딥러닝 보고 있어봐야 무슨 소용인가...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음.. 알파고가 이겼더군요.
사실 작년 5월에 구글 딥마인드에서 냈던 두 개의 논문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고작 1년만에 알파고가 인간 최강계의 기사를 압살하는 모습을 보여주다니 신기할(은 공치사고 사실 그저 컴퓨팅 파워에 달려 있다고 예상은 한) 따름입니다.

http://pgr21.com/pb/pb.php?id=freedom&no=57937

알파고는 위 글에서 제가 설명했던, 정확히 저 두 알고리즘을 결합한 것입니다. 인간의 기보로 최소한의 룰을 빠르게 학습시키고, 승리와 패배에 대해 각각 reward를 줘서 Q러닝으로 강화학습한 것이지요.

컨볼루션 네트워크는 인간의 신경세포 구조를 본뜬 것인만큼, 아마도 인간의 직관과 같지는 않겠지만 특성은 비슷합니다. 제법 훌륭하게 작동하지만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무엇을 근거로 판단하는지 근거를 알기는 어렵지요.

신경망을 알파고의 바둑 직관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자신의 직관을 통해 다음 수로 가장 적합한 위치라고 생각되는 곳에 돌을 둬 보고, 그에 따라 상대의 이어지는 수순을 따라서 머릿속으로 둬 보는 과정을 통해 가장 좋은 수가 무엇인지 찾는 것이지요.

이는 사실 프로 기사들이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알파고는 가장 완벽한 인간답게 두는 기사인 셈입니다. 이세돌 9단이 대국 전 구글 딥마인드의 설명을 듣고 힘들수도 있겠다 생각했다는데, 인공지능을 잘 모르는 이 9단도 직감적으로 이해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알파고의 기풍을 두고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소름끼친다고 하는데, 이는 알파고의 학습을 위해 세팅한 보상(reward)이 몇 집 승리인지는 고려하지 않고 상대보다 집이 많으면 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매우 크게 이길 수 있는 경기라도, 그로 인해서 역전당할 가능성이 있다면 절대 두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손해를 감수해 주는 이창호 같은 모습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리워드 함수에 상대와의 집 차이까지 반영이 되었었다면...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지금보다도 더욱 처참할지도 모릅니다. 전성기는 지났다 하나 현세대 최강의 기사 중 한 명이 수십 집 차이로 박살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나저나 제 자신이 썼던 댓글이 상당히 흥미롭군요.

http://pgr21.com/?b=8&n=57937&c=2196620

[학습은 사람끼리 한 기보로 시켰는데 AI를 상대로 시켰기 때문에 ...(중략)... 개인적으로는 요 신경망에다가 위의 Q러닝과 유전알고리즘 같은 전역최적화 알고리즘을 도입해서 지들끼리 두면서 발전하게 만들면 또 더 나은 성능의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드웨어 성능이 문제로군요 흐흐;]

알파고가 사용한 방법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솔직히 구글 저 무식한 놈들이 돈 써가면서 저렇게까지 할까 싶었는데 했네요. 흥, 난 돈 없어서 못했을 뿐이야.


저 글이 성지가 되고 추앙을 받아야 하는건데....

아니 저 댓글을 영어로 적어서 구글 딥마인드 눈에 들었어야 했는데...! 큿..!

* Toby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3-20 17:10)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1
  • 영어로 적었어야 했는데 ㅠㅠ
  • 이 분이 언제 알파고 관련글을 쓰시나 지금껏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더 많은 관련 글이 보고 싶습니다! 욕심이지만요...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18 기타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위로 8 다람쥐 24/11/07 843 31
1417 기타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628 31
1416 기타비 내리는 진창을 믿음으로 인내하며 걷는 자. 8 심해냉장고 24/10/30 907 20
1415 기타명태균 요약.txt (깁니다) 21 매뉴물있뉴 24/10/28 1737 18
1414 기타트라우마여, 안녕 7 골든햄스 24/10/21 933 36
1413 기타뭐야, 소설이란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거였나 14 심해냉장고 24/10/20 1549 40
1412 기타"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어쩌다 트렌드를 놓치게 됐을까? 28 삼유인생 24/10/15 1851 16
1411 기타『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8 meson 24/10/12 944 16
1410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20 나루 24/09/28 1219 20
1409 문화/예술2024 걸그룹 4/6 5 헬리제의우울 24/09/02 2075 13
1408 일상/생각충동적 강아지 입양과 그 뒤에 대하여 4 골든햄스 24/08/31 1413 15
1407 기타'수험법학' 공부방법론(1) - 실무와 학문의 차이 13 김비버 24/08/13 2042 13
1406 일상/생각통닭마을 10 골든햄스 24/08/02 1979 31
1405 일상/생각머리에 새똥을 맞아가지고. 12 집에 가는 제로스 24/08/02 1595 35
1404 문화/예술[영상]"만화주제가"의 사람들 - 1. "천연색" 시절의 전설들 5 허락해주세요 24/07/24 1439 7
1403 문학[눈마새] 나가 사회가 위기를 억제해 온 방법 10 meson 24/07/14 1907 12
1402 문화/예술2024 걸그룹 3/6 16 헬리제의우울 24/07/14 1687 13
1401 음악KISS OF LIFE 'Sticky' MV 분석 & 리뷰 16 메존일각 24/07/02 1583 8
1400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3) 26 삼유인생 24/06/19 2787 35
1399 기타 6 하얀 24/06/13 1862 28
1398 정치/사회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비관적 시나리오보다는 낫게 흘러가는 한국 사회 14 카르스 24/06/03 3080 11
1397 기타트라우마와의 공존 9 골든햄스 24/05/31 1930 23
1396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2) 18 삼유인생 24/05/29 3077 29
1395 정치/사회한국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1) 8 삼유인생 24/05/20 2650 29
1394 일상/생각삽자루를 추모하며 4 danielbard 24/05/13 2051 29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