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09/30 10:47:43
Name   까페레인
Subject   미국의 배심원 선택 제도
글로 얼마나 잘 풀어서 설명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는데요.
평범한 나날이 반복되다가 하루 재밌는 경험을 해서 이야기해봅니다. 미국 배심원 선택 JURY DUTY 서비스 참관기를 적어보겠습니다.
(불펌은 하지 말아주셨음해요. 영어로 다시 번역되어서 떠돌지는 않겠지요. -_-;;)

먼저 미국의 형사배심재판 검색을 해 보니, 우리나라 말로 쉬운 설명이 있어서 잠깐 인용해봅니다.
형사배심재판의 배심원제도:
“•  시민중 무작위로 추출, 형사재판 만장일치제
• 미국에서는 민•형사 사건에서 배심재판이 이뤄지고 있다. 형사재판의 경우 연방헌법상 법정형이 6월이 넘는 ‘중죄’ 피고인은 법관재판과 배심재판을 선택할 수 있다.
•배심원은 평범한 미국 시민 가운데서 무작위로 뽑힌다. 배심원으로 참여하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직장을 쉬어야 하지만 그 동안의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법적으로 보장되며, 무직자의 경우 하루 40달러의 배심수당(연방사건의 경우)을 지급받는다. 재판은 날마다 열리는데 사실심리가 끝나면 배심원들은 평의에 들어가고, 형사재판의 경우 만장일치로 유•무죄 판단을 내린다.
• 만장일치가 되지 않으면 재판은 무효가 되고, 다시 배심원단을 꾸려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만장일치에 의한 배심원단의 합의가 나오면 판사는 이를 바탕으로 형량을 정하게 된다.

• 출처: http://clinicclinic2.cafe24.com/mlprctce/LegalReform2.asp

**잠깐 위 내용에 추가하면, 저희 카운티에서는 하루에 15불 (1만5천원)을 일당으로 주네요. 으..짜요 짜!!
그리고 직장을 쉰다는 의미가 잘못 오역된 것 같아요. 재판이 열리는 당일만 직장을 쉬어야 하는것이지요.
일주일에 하루 정도씩 재판이 천천히 진행되면서 몇 개월 정도 진행되는 모양이에요.
민사는 1-2달 안에 끝난다고도 하네요.

미국 시민에게는 배심원으로 선택이 되면 국민의 의무로, 재판에서 배심원으로 의무를 다해야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시민들에게는 몇 년에 한 번씩 배심원후보에 선택되었다는 편지가 집으로 후보 배심원으로 선택된 이들에게 날라오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카운티(시/군과 같은 지역)에서 보내온 배심원 후보 안내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 사항이 적혀있어요.

지정된 날짜 1주일 동안에 법원 홈페이지에 매일 접속해서 법원에 출석해야하는 날짜를 확인하십시요.
법원에 출두하라고 명령을 받으면 법원에 출두해야 합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해당 주가 되면, 매일 하루 특정 시간에 법원 배심원 안내 홈페이지내용이 업데이트가 되는데, 내용이 바뀌어요.

"당신 그룹은 내일 출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 그룹은 몇 월 며칠 몇 시에 어느 법원으로 출석하세요."
"당신 그룹은 내일 몇 시에 다시 법원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하세요."

대략 이런 내용들이 업데이트가 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월요일부터 매일 매일 다음날 코트에 출석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접속해서 확인을 했었어요.
배심원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요.

몇 월 며칠 아침 8시30분에 다시 오면 된다고해서,
아침 8시30분에 법정에 출두해서 가지고 간 Jury Summon 편지를
접수하였어요. 그랬더니 저는 패널 그룹* 라고 하더라구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두 세개 패널로 나뉘어서 있는 것 같았어요.

먼저 앉아서 기다리다 보니, 간략하게 어떤식으로 진행이 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패널 몇 그룹은 몇 번 법정으로 가세요. 라고 하는데, 다들 우왕좌왕하면서 다른 층에 있는 자신이 배정된 법정에 찾아갔어요.
처음 들어가 본 법정은 정말 영화와 비슷하게 보였지만
너무나 낡았구나 하는 느낌이었어요. -_-;;
변호사, 검사, 히스패닉 통역관, 배심원 후보들이 법정에 앉아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안내는 주로 문 열어준 쉐리프(법원 경찰) 이 유머도 간간이 섞어가면서 친절 엄격하게 안내를 해 주었어요.
Oath 선서를 하고 나니, 판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케이스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고
이 케이스는 형사 케이스이며 3개월 정도 진행될 것이다 라고 설명을 해 주었어요.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배심원으로 선택되면 언론이든 인터넷이든 사건과 관련해서
검색을 하지 말것 그래야 중립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인터뷰도 할 수 없고 포스팅도 하지 말아야한다고 주의를 주었어요.
이런 절차들은 영화에서 쉽게 보실 수 있으시니 상상이 되실꺼에요.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배심원 후보들의 각종 배심원 취소해달라는 변명 사유들이었어요.

잠시 후에 판사님이 배심원 후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배심원 자격에 대해서 이의가 있는 사람들은 앉아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집에 가서 설문지 작성해서 다음주에 다시 오라고 합니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배심원이 될 자격에 사유가 있어서 재판이 진행될 경우에
배심원으로 참석을 못하거나 자격미달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앉아서 기다렸다가, 판사님 질문에 답하면서 설명을 하여야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배심원이 되는데 반대할 이유가 딱히 없는 사람은 질문지를 받아서 집에가서 다음주에 다시 가지고 오라고 하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루루 설문지를 받아서 나가고 법정 안에는
20명 정도의 사람만 남아있었어요.

물론 저도 남아있었구요. 그러니 좀 더 재밌는 이야기할 거리가 있겠지요.
먼저, 간략하게 사유서를 내면 판사님이 훑어보시고
사람 이름을 호명하면 후보자는 앞에 나와서 판사님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합니다.

각각의 사람들의 대답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요.
어떻게 저런 속이 빤이 보이는 이야기를 할까 갸우뚱 거리는 이야기도 몇 몇 있었구요. 그 중에 흥미로왔던 이야기들을 나눌께요.

배심원1. 인도아줌마는 나는 배심원이 될 수 없어요. 이유가 아이들 방과후에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리고 와야하니깐요.
판사: 기각되었습니다. 설문지 작성하세요.
배심원2. 나는 의사인데요. 아주 심각한 환자가 응급상황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담해주어야하기때문에 배심원이 될 수 없어요. -> 판사: 당신 휴가는 가시나요?
어디로 가나요?
플로리다나 하와이로 갑니다.
그 때는 그 환자는 어떻게 하나요? -> 전화상담을 합니다.
배심원 서실때도 중간에 휴정을 하는 쉬는 시간이 있으니 그 때 상담하시면 됩니다. 기각입니다.
배심원 3. 저는 혼자 돈을 벌어야 하는 컨트랙트 임시직을 가지고 있습니다.
판사: 남편이 돈 버나요?
배심원3: 아니요. 혼자서 가족들을 다 먹여살려야합니다.
판사: 허락합니다. 당신은 배심원이 되실 필요가 없습니다.
배심원4: (동양인) 저는 치과기공사입니다.
판사: 치과 기공자격이 있습니까?
배심원4: 아니요.
판사: 어디에서 일합니까?
배심원4: 특정 나라를 지정하면서 그 커뮤니티에서 일하고 영어를 쓰지 않습니다.
판사: 언어문제로 당신은 배심원을 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락합니다.
배심원5: 인도아줌마: 저는 여행을 가서 배심원을 못합니다.
판사: 몇월에 옵니까?
배심원5: 12월에 옵니다.
판사: 그러면 1월에 하는 법정의 배심원 후보로 다시 등록해드리겠습니다.
배심원6: 저는 일하는데 회사에서 일안하는 날은 돈을 안 줄지도 모른다고 해서
배심원을 못합니다. 확실치 않아요.
판사: 회사에 전화해보고 다시 들어 오세요.
배심원6: 회사에서 돈을 주겠다고 합니다.
판사: 집에 가서 설문지 작성해서 다시 작성해서 오세요.
배심원 7: 타주로 이사를 갑니다.
판사: 당신은 배심원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주소 업데이트를 꼭 하세요.
배심원 8: 테라피 상담을 받고 있는데, 이 사건이 무서워요.
판사: 당신은 배심원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락합니다.
배심원 9: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픈 디스크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판사: 당신은 배심원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락합니다.
배심원 10:나는 돈 벌어야해요. 며칠 빠지면 매 달 월세와 전기물세 내는 데 지장이 있어요.

… 많은 후보들이 경제적으로 자신이 돈을 벌지 않으면 일당을 못받으면
생계에 지장이 있다는 말로 배심원 취소 허가를 받았어요. 참 가슴이 먹먹하더라구요.
경제적으로 많은 이들이 힘들다는 것을 직접 이렇게 많이들 토로하니, 참 사회경제가
안좋구나하고 실감하게됩니다.

마지막으로 딱 2명의 후보가 남았습니다.
저랑 다른 분 한 명…
저는 왜 저만 마지막까지 안부르지 하면서 마지막이 되니 좀 초조하게 기다리게 되었어요.
이거 설마 내가 당신은 배심원으로 선택되었습니다. 하는 소리를 듣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도 잠시 아주 잠깐 스치기는 했지만서두요.

슬슬 나갈 준비를 하는데요.
갑자기 판사님께서 “잠시 기다려주세요. 패널들과 토론을 해야합니다.” 라고 하는거에요.

그리고는 토론 후에, 저 이름을 호명하고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당신은 배심원에서 취소되셨습니다” 하셨어요. Oh Thank you!!!!
하고는 나왔지요.

제가 쓴 사유서는, 자세하게는 공개하지 못하지만 저는 이 사건과 관련된 직종 업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공정한 판결에 바이어스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기때문에 제 생각에는 저는 배심원으로 합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적었어요.
그리고 나머지 다른 한 분도 비슷한 내용이었던 모양이었습니다.

결국 나머지 2인은 검사나 변호사 한 쪽에 유리한 케이스였기 때문에
판사 혼자서 결정하시는 것이 아니고 검사와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후에
기각을 내려주신 거에요.
한 번 배심원 의무를 다 하면, 1년 동안은 의무가 면제된답니다.

저는, 사실 배심원가야한다고 하니깐 직장 동료들이 조언을 해 주었어요.
“I am greatly biased” 라고 어필하면 들어줄꺼라구요.
역시나 동료들 말을 잘 들으니 ^^;;

마지막으로 배심원 제도에 궁금하신 분들, 이 영화 혹시 보셨나요?

12 Angry Men :
(링크 수정했어요.)
예전에 학교 다닐때 교수님이 보라고 해서 두 번이나 지겹게 보았는데, 적어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ngbEpZ0tTjI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10-10 10:56)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89 일상/생각미국이 더 이상 한국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 23 MANAGYST 19/11/22 8389 13
    1292 정치/사회미국의 판사가 낙태약을 금지시키다 - 위험사회의 징후들 4 코리몬테아스 23/04/11 3441 27
    271 정치/사회미국의 트럼프 열풍에 대한 소고 23 길도현 16/09/28 6746 11
    1051 정치/사회미국의 저소득층 보조, 복지 프로그램 칼웍스 5 풀잎 21/01/13 4900 8
    739 정치/사회미국의 장애인 차별금지법과 George H. W. Bush 5 T.Robin 18/12/05 5262 6
    273 정치/사회미국의 배심원 선택 제도 24 까페레인 16/09/30 11073 5
    248 일상/생각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술사기 17 이젠늙었어 16/08/11 9127 7
    968 정치/사회미국 제2의 독립기념일과 트럼프 - saying the quiet part out loud 8 다시갑시다 20/06/12 5087 15
    1287 정치/사회미국 이민가도 지속되는 동아시아인의 저출산 패턴 30 카르스 23/03/28 6016 16
    1200 정치/사회미국 의회는 낙태보호법을 만들 수 있을까? 2 코리몬테아스 22/05/10 3452 12
    1025 일상/생각미국 부동산 거래 검색 이야기 8 풀잎 20/10/30 5515 12
    804 역사뮌헨에 들렀다가 다하우에 다녀온 이야기 4 droysen 19/05/18 5237 11
    1413 문학뭐야, 소설이란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거였나 15 심해냉장고 24/10/20 1818 41
    1126 기타물 반컵 12 쉬군 21/09/14 4639 63
    798 문화/예술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고택의 현황과 활용상 문제 22 메존일각 19/04/24 6562 11
    25 문학문학을 사랑하는 고등학생으로서. 39 헤칼트 15/06/10 10547 0
    26 문학문학을 사랑하는 고등학생께 14 니생각내생각b 15/06/14 9253 0
    285 문학문학과 문학성 52 팟저 16/10/18 8266 3
    851 일상/생각문제를 진짜 문제로 만들지 않는 법 14 은목서 19/08/26 7177 64
    357 정치/사회문재인과 안희정의 책을 일독하고 나서... 61 난커피가더좋아 17/02/03 7021 15
    831 의료/건강문득 생각난 파스 고르는 팁 20 켈로그김 19/07/11 7140 21
    421 정치/사회무지개 깃발. 61 tannenbaum 17/04/28 7330 22
    544 일상/생각무죄 판결 21 烏鳳 17/11/14 7705 31
    1113 일상/생각무제(無題) 2 Klopp 21/08/04 3413 16
    931 기타무림사계 : 변증법의 알레고리 4 작고 둥근 좋은 날 20/03/07 6372 1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