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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5/02 15:04:38
Name   CONTAXS2
Subject   한국의 EPC(해외 플랜트)는 왜 망하는가.
이게 재작년 Blind라는 앱의 건설포럼에 썼다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댓글과 대댓글로 난상토론을 벌이다가 제 신상이 일부 드러나는 바람에 ㅠ 어쩔 수 없이 지웠던 글입니다.
당시 조회수가 수만이 넘어버린 ㅋㅋㅋ -_-v

사실 이걸 쓴 배경이 그러다보니, 홍차넷에서는 좀 생경한 용어들이 나올 수도 있는데, [또 보다보면 인생사 어디나 다 대동소이하죠ㅎ.]
암튼 저만 갖고 있기 아쉬워서 한 서너시간 손을 좀 본 다음에 수정된 버전으로 여기에 올려봅니다. 내일이 휴가라 일도 손에 안잡히고.


해외 플랜트 건설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부흥시켰던 적도 있고, 좀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들 '왜 삼성전자는 잘 나가는데 삼성엔지니어링은 저렇게 죽쑤지?', '왜 GS자이는 그렇게 잘 짓는데 GS건설은 수천억을 깨먹지?', '으아니 50년을 지었으면 현대건설도 이제 좀 잘해야되는거 아니야?' 라는 질문을 가지고 계시다면, 그래도 15년차의 엔지니어가 중심에서, 혹은 변방에서 지켜본 결과를 정리해보았으니, 한번 심심풀이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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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의적으로 업무하지 않음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 일을 창의적으로 하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직원들 진짜 열심히 일해요.

그런데 예를들면, 본부장 보고서 장표를 백지에서 부터 만들기 시작한다면, contents부터 시작해서, 어떤 내용을 적어야 욕을 덜 먹을까... 이런거 깊이 고민할 때가 있죠. 어떻게 project streamline의 단면을 잘라서 보여줘야 우리 프로젝트의 현황을 더 잘 보고할까… 직원들의 고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지체된 부분을 가감없이 보고하고, 매니지먼트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어떻게하면 부드럽지만 설득력있게 그려낼 것인가… 그런데 그렇게 한번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남은 150주 동안 데이터만 채우면 됩니다. 숫자만 매주 변경하는거죠.
물론 끊임없이 반복되는 매일매일의 일상의 의미를 평가절하 하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두 종류의 시간의 밀도, 고민의 밀도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전에 어떤 교수님이 프랑스 대표팀 지단의 빅팬이었는데, 한달 휴가를 써서라도 여행을 가서 유럽 국가대항전 리그는 꼭 보셨다고 해요 (벌써 20년전 이야기 ㄷㄷㄷ). 암튼, 그때 그 교수님이 그러신게 지단이 공을 잡고 있지 않을때의 창의적인 움직임은 정말 예술이고, 이걸 보려면 경기장에 가야한다고 하셨다더라고요.
가끔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동안 창의적으로 플레이 하기 보다는 그냥 공만 우르르 따라다니기에 급급한 동네축구를 하는건 아닐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건 당연히 인원 수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보여지죠. 개개인의 문제도 있고, 인사평가 기준도 그렇고, 근무 문화에 기인한 바도 크지만. 가장 큰 해결책은 인원을 충원해야됩니다. 그리하여 [개개인에게 사색의 시간과 고민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각자가 받는 급여를 조금씩 줄여야할 필요도 있을 수 있고요.
(사족으로 제가 생각하는 적정 급여는 (1군업체 top tier 기준) 신입 - 3,500, 대리 - 4,500, 과장 - 5,500, 차장 - 7,500, 부장 - 9,500, 상무보 - 15,000)
 
 
 


2. 업체 쥐어짜기

제가 생각하는 EPC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설계를 깊이 경험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한때 조선업계의 큰 문제라고 했었던 협력업체 쥐어짜기가 사실은 EPC에도 있죠.
실제 설계협력사에서 drafting한 도면의 퀄리티가 넘나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걸 review하고 실제 사업주에 제출하는 EPC 엔지니어들은 (차라리 외주비를 아껴서, 인원 충원해서 직접 그렸으면 나았을지도..) 그걸 잘 잡아내지 못하거나 디테일을 장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이유는, 설계 협력사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력이 너무 짧고 깊은 경험을 할 기회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젝트의 5% 남짓을 차지하는 설계/PM 비용을 정말 미친듯이 줄여버리는 경향이 있거든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외주를 준 [설계협력사에 15년 이상의 다양한 경험을 갖춘 좋은 엔지니어가 몇명이 있는지]를 생각해보시면 금방일껍니다.
그리고 문제는 괜찮은 설계사 직원은 곧 EPC에 픽업이 되(었)지요. 설계사 안에서 적절한 대접을 받지 못하니까 작은 기회라도 잡으면 주저없이 나가는거죠. (그걸 나무라진 않습니다. 당연히!)
그래서 생기는 추가의 문제로는 [계약서와 Spec. 그리고 ITB (입찰 초청서)를 해석해내고 이걸 프로젝트화 시켜야하는 EPC의 엔지니어들은 그럴 수 있는 실력과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도중에 스펙싸움을 하면 판판이 깨지죠. (그리고 돌아와서는 발주처 욕하거나, 혹은 통크게 양보했다고 구라를 깝니다. 4번에 관련 이야기도 있습니다)

영국이나 프랑스에 있는 스페셜 설계업체 (한국말로 하면 단종업체죠)가 사업주나 해외 EPC사에게 받는 대접을 보시면 상당히 인상 깊으실꺼에요. 물론 그들은 그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같은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소방전문 설계(컨설팅)업체, 지질전문 설계업체, 항만관련 설계업체를 키워내기 쉽지 않을껍니다. 이러한 척박한 토양의 모든 최종 부담은 (프로젝트 내에서 모든 책임을 가지는) EPC사들에게로 돌아가는거에요.

적절한 설계비를 책정해서 현실적인 설계용역비를 지급하고, 그 결과 퀄리파이드된 설계도서를 받고, 도면검토를 그라운드에서부터 할 수 있는 EPC 엔지니어가 있어야하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프랙티스야말로 구매에서의, 시공에서의 숨어있는 쓸데없는 지출을 줄여주고, EPC는 Value Engineering (좀 더 저렴한 대안을 모색하는 업무)에 집중하거나 설계 최적화 또한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더불어 그 설계업체도 충분한 사람을 채용해서, 장기적으로 경험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요.
 
  


3. 열렬히 자기 일처럼 하지 않음

사실 이게 좀 애매한데, 열렬히 일을 하는 사람이 또 별로 없습니다. 이건 1번 '창의적으로 업무하지 않음'과 비슷하지만 좀 다른거기도 한데… 이건 철저히 태도? 접근법?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니 돈이라면 이렇게 쓰겠니?]라는 질문이 떠오르게 하는...
예를들어 누가봐도 gold plating(오버스펙으로 그린 도면)이 있었습니다. 필요없는 것들이 도면에 너무 많이 있었던거죠. 대충 보면 한 10억이 넘는 돈이 굳이 필요없을(지 모르는) 아이템 구입/설치에 사용되게 생긴거죠. 그래서 사업주의 한 페이버러블한 엔지니어 (사실은 저였습니다ㅋㅋ)가 EPC의 EM (Engineering Manager, 설계팀장)에게 문의하고 귀뜸해주었습니다. 이걸 넣은 의도가 무엇이냐? 라고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업주가 원하는 스펙에 맞춰 알아서 잘 했겠죠.. .라고 대답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대요. 우리 사업주쪽의 담당 엔지니어는 이게 굳이 필요없는거라고 말하는데? 라고 말해도 그냥 뭐 내비뒀대요. 그 10억을 회식에 썼으면 진짜 양질의 팀빌딩이..... ㅠㅠ
그래서 그 사업주 엔지니어(접니다)는 몇번 조언해주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넘어갔답니다. '누군가는 봤을꺼야', '내가 담당은 아니니까 우리 담당 설계엔지니어가 잘 했을꺼야'라고 하고 넘어간거죠. 
[파고들어서 싸워서 상대를 굴복시켜야할 사람들이 싸움이 나지 않기 위해서], 싸움을 피하기 위해서, 혹은 그만큼의 고민도 안하고 그냥 찍찍 그려 넣은거지요. 이걸 설계팀장 (EM)이 발견할 수 있어야하고, 이런 불필요한 싸움을 걸어서 금액을 깐 사람은 (혹은 시도라도 해본 사람은) 당연히 조직에서 보답을 해야합니다. 인센티브로, 인사고과로.

더 황당한 일도 있었더랍니다.
설계문서를 제출하면 사업주에서 검토를 하고 코멘트를 내보내죠. '좋다', '좋진 않지만 괜찮다', '안좋다' 이렇게 보통 세종류를 내보냅니다. 그리고 '좋다'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코멘트를 냅니다, 그러면 그걸 가지고 우리 EPC에서는 reply sheet (답변서)를 제출하죠. 개정된 설계도서와 함께. 
근데 그 리플라이 시트에 [사업주의 코멘트가 명확하지 않음]이라고 써져있더랍니다. 그것도 한개가 아니라 여러 개가, 그거 하나가 아니라 다른 문서들에도.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플레이인가…. 했습니다. 아니 언클리어하면 이멜을 보내든지 아님 와서 물어보면 되는데 (걸어서 20초거리에 있습니다), 그 귀중한 한번의 리비전 기회를, 코멘트 - 리플라이를 한번 날려먹은거죠. 그 EPC 담당자의 입장은 ‘그게 누가 코멘트를 한지 몰라서 그랬다’고 했다던데, 아니 그냥 와서 제발 '이거 누가 쓴거냐?' 라고 물어라도 봤으면 당연히 찾아주겠죠. '이거 누가 한거야??' 이런건 영어로 할필요도 없고 그냥 문서 출납하는 한국인 여직원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면 3분이면 답이 나오는 문제입니다.
이런 멍청한 짓으로 시급한 문서의 리비전(revision, 도면수정 후 재제출)을 한번 날려먹다니... 결국 [한달]은 또 하릴없이 흘러가게 되죠. 전체 설계를 하는데 보통 한 18개월 정도 걸리니까, 그중에 1/18이 저런 성의없는 짓에 허비가 된 것입니다. 진짜... 승질나.


예전에 초롱이 이영표선수가 유럽리그, 미국리그를 경험하고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질문은 '한국 축구의 가장 부족한 면은 우엇입니까?'였고, 이영표선수는 [정신력이 가장 부족합니다]라고 했죠.
누구도 예상못한 답변이었을껍니다. 한국은 정신력만 미친듯이 강조하는데? 기술과 체력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하는 궁금증. 당시 이영표선수는 이렇게 답변을 하지요.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ㅠ) '유럽과 미국선수들이 가진 멘탈은 우리가 생각하는 정신력보다 훨씬 더 대단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단순한 악바리 근성은 아닌 것 같다’라는 식의 답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 의지 하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고. (아이를 키우다보면 숙제를 엄마 위해서 하고, 학원을 엄마 위해서 하고, 축구도 엄마 위해서 하는 아이들이 많다는걸 알게되죠. 저희 아들도 ㅠ) 자기의 머리로 자기의 육체를 움직이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최악의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는 멘탈의 부족이 이영표선수 눈에는 한국 선수들의 가장 약점으로 보였나 봅니다. 게다가 서양 운동선수들의 자기 몸값을 올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자본주의적 멘탈(!!)은 또 엄청나지 않나요? ㅎㅎ
 
 
 


4. 사기치는 직원, 눈감은 임원

직원이 사기치는걸 엄청 많이 봤습니다. 회의 장소에 EPC 직원이 (상당히 능력이 좋다고 인정받는 직원조차도) 막 뭘 하는데, 도저히 제가 지켜봐도 해결이 안된 상태로 아이 노우, 아이 노우,, 이러고 가는겁니다. 그 친구는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되는데, 한 한시간 이야기하다가 겉도는 상태로 아이노우 이러고 가는거에요.
그리고 다음 회의에서 소장님은 당연히 이게 해결된 것으로 사업주에게 보고를 하더군요. 아닌데, 해결이 안되었는데.
회의에서 뽀록이 났죠. 그래서 소장님은 이후에 그 직원을 부릅니다. 그랬더니 그 직원은 그 사업주 직원을 욕하는거죠. 그 쉐키가 이때 저때 이야기가 다르다고… 나한테는 해결해되었다고 했는데, 이제와서 딴소리 하는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 저는 이런 광경을 농담안하고 한 200번도 넘게 봤습니다.

설계도, 구매도, 사업관리도, 시공도, QC도 … 모두 다 사기를 칩니다. 그리고 자기 부서장한테 가서 자기가 듣고 싶은 이야기, 듣지도 않은 이야기를 뇌내망상으로 지껄이고, 나중에 뽀록나면 사업주 개쉐키를 시전하죠. 왜냐면 팀장이 사업주 담당자와 3자대면을 안하거든요.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고. 그냥 같이 개쉐키하면서 욕설 시전하는게 훨씬 편하니까.


전에 제가 보다 못해서 EPC 쪽 코스트 엔지니어가 기성 관련 사업주와 협의를 하고 (협의가 전혀 안된 상태로) 돌아가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나 : ‘과장님, 이렇게 돌아가신 다음에 인보이스 다시 내실꺼죠?’,
과장 : ‘(머뭇머뭇)… 네 그래야죠’,
나 : ‘그리고 공무부장님께는 이리저리 협의 되었다고 하실꺼고요?’.
과장 : ‘근데 이정도면 협의된거 아닌가요?’,
나 : ‘아니에요, 그 사업주 엔지니어는 이렇게 이렇게 ‘해야 만’ 기성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 과장님은 이렇게 이렇게 하지 않은 상태로 그냥 다시 한번 내시겠다는거잖아요’
하고.. 승질이 나서 막 뭐라 해줬습니다. ‘너네 이따위로 일하니까 니네 부장님이 와서 매주 개망신을 당하는거야. 너 이거 사기치는거야. 그리고 니네 부장님이 물어보면 우리 욕할꺼잖아. 사업주 개객끼기들이 기성도 안준다고 뒷다마깔꺼잖아’…..
진짜 직원들 사기치는거 많습니다. 진짜 많아요. 정말…

눈감는 임원에 대해서는 제가 임원이 아니라 안쓰겠습니다만, 솔직히 현업에 대해 아무것도 개념탑재가 안된 상태로 임원이나 PM/소장이 되어서 회의 내내 남의 다리나 벅벅 긁는 사람들 많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일을 다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주요한 몇몇 분야는 장악을 해야죠. 아니 아주 꽉 잡고 직원을 조져야죠. 지가 능력이 안되니까 하는게 이사람 이야기 좀 들어보고, 저사람 이야기 좀 들어보고 비교판단이나 합니다. 그런데 직원끼리 하는 이야기로 결정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이놈은 이소리, 저놈은 저소리하는구나.. 정도죠. 당연히 지 머리 속에 있는 지식으로 판단을 해야합니다. 직원이라는 존재는 임원이 조지지 않르면 일을 안합니다. [직원모드의 디폴트는 '일을 안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일을 안한다'입니다]. 진짜로. 근데 임원도 지가 잘 모르니까 그냥 질질 끌려갑니다. 공구장들에게, LE(Lead Engineer, 설계파트장)들에게,,, 그런 임원들을 상대로라면 직원이 사기치면 아주 딱 이죠.
그리고 나서요? 나중에 사업주나 설계외주회사는 그냥 정신 이상자들 집단이 되어버립니다. ㅎㅎ
 
 



5. 귀찮아서 클라리 안하고 넘겨짚어서 골드 플레이팅으로 떡칠하고, 사업주 욕함. 병!신이라고.

파전을 하나 제출합니다. 사업주에게. 사업주는 아주 희미한 코멘트를 합니다. 그럼 들고와서 도대체 뭔 코멘트인지 확인을 해야하죠. face to face로. 근데 그렇게 안합니다. 왜냐고요? 귀찮잖아요.
그래서 확인도 안하고 새로 파전을 새로 부쳐서 제출합니다. 근데 다시 리젝트가 났어요. 그러면 욕합니다. 사업주 개객끼라고. 30cm 짜리 파전이면 되는데 50cm를 부쳐줬더니 또 리젝을 했다고. 역시 인도놈들은 엉망이라고.
근데 코멘트가 그게 아니었던거죠. 파전이 덜 익은거였습니다. 쿠킹시간을 2분만 늘리세요. 였던겁니다. 전화 한통화면 해결될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30cm짜리 하나 더 잘 익게 부쳐서 던져주면 해결됩니다.
근데 큰 파전 한장이 날라가고, 프로젝트는 한달 늘어져버리고, 사업주는 개객끼가 되었습니다. 본인의 나태함을 숨기기 위해서 윗사람들에게 구라를 치죠. 그게 4번에 적혀있는 그것입니다.



갑자기 욱, 하는데… 프로젝트 하다보면 사업주 엔지니어들 진짜 욕 많이 먹습니다. 맞아요 진짜 제가 봐도 엉망진창인 애들 많아요. 근데 그냥 100개의 케이스를 놓고 보면 이런 식의 사업주가 그냥 욕을 덤탱이 로 쓰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맨날 ‘기본이 안 되어 있는..’, ‘프로젝트가 뭔지도 모르는..’, ‘인도놈들…’… 이런 이야기 백번도 더 하죠. 다 변호해주진 않겠습니다만, 최소한 반반정도는 EPC나 사업주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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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 두어가지만 더 이야기하면

1. 인도나 필리핀에 엔지니어링센터 설립 – 안됨
2. 현지 롱텀 시공 파트너쉽 – 안됨

우리는 기본적으로 인도애들이나 필리핀 애들을 케어할 수 있는 케파가 안됩니다. 인정합시다. 저 위에 있는 ‘사업주’라는 단어를 그냥 인도애라고 바꾸면 다 들어맞습니다. 현지 엔지니어링 센터 애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누가봐도 남의 다리 긁는 소리나 벅벅 해쌌고 돌아와서 인도놈들 욕합니다. 사업주 인도놈들 욕하듯이. Virtual team을 프로젝트 지연의 핑계와 볼모로 삼는 것만 골몰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1. 한국 내의 설계 협력사를 최대한 이용하자.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충분한 돈을 지원하면서, 2. 굳이 나가고 싶다면 길림성에 있는 조선족 엔지니어들을 이용해라 (진지합니다, 궁서체입니다), 3. 그래도 현지에 설계센터를 차리고 싶다면, 그건 영업을 위한 것 정도로만 생각하자.

마찬가지로 현지에 롱텀 시공파트너 (CCC나 MMG같은)를 두고 있는 선진 엔지니어링사들을 부러워해서 한번 해보려고 삐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조 아무개님이 항상 주창하시죠 ㅋㅋㅋㅋ) 안됩니다. [우리는 그 터키/인도/필리핀/중국애들을 컨트롤할 능력이 없습니다]. 지금은 그렇고 그럼 앞으로는요? 앞으로도 없을껍니다. 그냥 계속 쭉 없을껍니다. 영원히 우리는 인도나 필리핀을 컨트롤할 능력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는, 그냥 성창이나 세종같은 협력업체를 데려가는겁니다. EPC사가 가진 인프라를 함께 이용하면서 그야말로 롱텀파트너쉽을 바깥의 무슨 되도 않을 CTCI, Sinopec이나 이런 애들에게서 찾지말고, 우리 애들을 데리고 동반 진출을 하면 됩니다. 그게 훨씬 더 싸게 먹힐껍니다. 진심으로요.

더 길게 쓰면 욕먹겠네요. 저는 이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더 드리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는 사람들도 이 게시판에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아, 자세히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암튼 저는 그래도 또래에 비해 이런 저런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

읽어보시고 적당한 내용은 취하시고, 부적당하면 버리시거나 반론해주시기 바래요. 그럼 건승하시고, 가끔 두바이 공항에서 뵙겠습니다. 끗.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05-14 11:27)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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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모르는 업계이야기는 늘 좋아요


맥주만땅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면 실무자가 감옥가는 러시안 룰렛같은 한국 사회에서 어느 한 곳이 정상적이기를 바라면 이상하지요.
CONTAXS2
시사하는 바가 많은 댓글이지만, 암튼 뭐 그 문제가 시스템으로 발생했다면 잘못을 나눠가져야하지만, 특정한 범법행위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감옥을 가긴 가야죠.
건설업 디비전 중에 공공공사 (정부등의 발주공사)의 낙찰금액이 원가대비 대략 60% ~ 80%대입니다. 최저가 입찰. 담합을 해서 95%정도를 찍습니다.
심지어는 민간 공사도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 제한을 둡니다. 공공공사에서도 돈을 못 벌고, 민간 공사에서도 잭팟이 안나죠. 가장 견실한 (물론 수천억적자보는 건설회사가 부지기수입니다만) 건설회사의 법인세차감전 수익율이 2~5%정도 될껍니다 ㄷㄷㄷ

근데 또 그런거 핑계를 대고 안전, 품질, 공기를 희생할 수는 없죠.
소노다 우미
두바이 가즈아ㅏㅏㅏ
CONTAXS2
전 내일 갑니다!!!!! 면세점 가즈아!!!
소노다 우미
두바이 가면 밥 사주시나요?!?!?!
CONTAXS2
누구세요?
1
tannenbaum
오만 가면 밥 사주시나요?
CONTAXS2
누구세요? (2)
tannenbaum
치사 빤쓰!!!
CONTAXS2
원래 FM대로 하면 [치사빤쓰 똥빤쓰] 입니다. 동작구 흑석동 버전으루다가.
그렇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기쁨평안
제가 나름대로 발견한 8 : 2 의 법칙이 있는데요.
어떤 프로젝트를 마무리 할때 "마지막 20%를 완성하는 데에는 그 전 80%를 수행했던 것 만큼의 리소스가 든다" 라는 겁니다.
뭐 "마무리가 중요하다." 랑 같은 소리이긴 한데, 이 때문인지 20% 구간에 진입을 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굉장히 느슨해지는 느낌이 많아요.
직원들의 긴장이랄지, 윗사람의 관심이랄지, 비용 투입이랄지...전체적인 부분에서요.

그리고 진짜 우리나라는 어느 곳에서나 이 마무리 20%를 대충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대충 80% 수준에서 굴러는 가니까요.
4
CONTAXS2
와... 이거 좋은 표현이다. 저도 좀 갖다 쓸께요. 저는 비슷한 상황을 딴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롱테일이라고 하거든요. 꾸벅.
1
기아트윈스
랴 리건... 박사과정생들이 박사논문 쓸 때도 딱 이래요. 마무리 20%에 진짜 처음 80% 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이 구간이 정말 피말리지요.
CONTAXS2
근데 급 든 생각으로는.

그 앞의 새털같이 많은 80프로의 날이 그만큰 설렁설렁해서? ㅎㅎㅎ 제 전 프로젝트에서 퍼뜩 생각나는 것들이 있아서요 ㅎ

뭔가 문제가 될만하거나 귀찮거나 시간걸릴 일들을 몽땅 뒤로 넘겨넣고 [미래의 나야 부탁해! ] 라는 일들이 여럿 있었거든요 ^^
기쁨평안
그렇죠. 생각 외의 오류들도 엄청 튀어나오고,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도 엄청 많고..ㅎㅎ
한 4, 5번을 검토해도 계속 튀어나오기도 하고.
세상의빛
리비전이 더 피말립...
그런데
이 8:2의 법칙은 사실 정규분포 곡선의 누적과 일치합니다.
거의 모든 자연계의 패턴이 이를 따르고 있지요.
가로를 시간 축으로 잡고 정규분포의 누적 곡선을 그리면 태극을 기울여 놓은 그림이 나옵니다.
일도 그렇죠. 처음엔 느슨하게 시작하다가 어느 시점에 진도가 팍팍 나가는 때가 옵니다.
문제는 80% 지난 시점에 다시 느슨해지게 되는데, 이전처럼 진도가 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스케줄을 잡는게 문제이지요.
그래놓고 일이 안 된다고 난리난리 쳐봤자 안되는 건 안되고... 어차피 시간은 그만큼 더 들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저녁때 아이들 리더쉽 관련 생각하던 내용과 일맥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적습니다.
왜 망하는가에는....아마 리더쉽의 부족도 큰 몫을 하지 않나 싶어요.

"리더의 위치에 있는 이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자리를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자주적이고 진취적이지요. 회사에서도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그 조직내에서 (매니서/디렉터) 이런 계급/포지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그룹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알아서 찾아하는 사람 그리고 그 조직/그룹의 앞날을 걱정하고 구성원들을 걱정해주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숨어있는 리더라고 보아요.... 더 보기
제가 저녁때 아이들 리더쉽 관련 생각하던 내용과 일맥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적습니다.
왜 망하는가에는....아마 리더쉽의 부족도 큰 몫을 하지 않나 싶어요.

"리더의 위치에 있는 이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자리를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자주적이고 진취적이지요. 회사에서도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그 조직내에서 (매니서/디렉터) 이런 계급/포지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그룹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알아서 찾아하는 사람 그리고 그 조직/그룹의 앞날을 걱정하고 구성원들을 걱정해주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숨어있는 리더라고 보아요.
그리고 묵묵히 그런 일(조직의 문제나 프로젝트 해결을 위해)을 하는 사람은 직장내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나중에는 아마도 리더의 자리에 있는 걸 나중에 발견하게 되겠지요."

타인을 배려하고 염려하며 뒤에서 팀원들을 격려하는 숨은 리더들이 실제 플랜트 현장에서 리더의 포지션에 있는지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실 미국회사들에도 잘 안보이기도 하지만..그런 리더밑에서 일하면 일할 마음이 나는 것 같아요.

미국과 한국의 기업문화라든가 왜 우리는 다른가라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아이비리그나 미국의 대학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이 진정한 리더를 배양하는데에 목표를 두고 있는데(물론 리더를 배양하는지는 의문이지만...) ....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프로젝트를 기한내에 해내게 만드는 쥐어짜는 리더가 아니라 서로 상생하는 리더가 필요한것이겠지요. 약간으 오프토픽같기는 하지만 생각해볼 문제같아요.
CONTAXS2
우선 그런 리더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구조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우리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요구되어지는 덕목과 특정 비즈니스에서 원하는 덕목이 다른 경우가 있죠. 해외 플랜트 산업은 그 출발 - 수행 - 매조지가 전부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방식 / 업무방식과 많이 다릅니다. 막말로 1조원짜리 일을 4년에 끝낸다면 한달에 200억씩 뭔가를 해야하는거죠.... 마치 한옥으고 5층 건물 이상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그렇다고 한옥이 나쁜건 아니죠. 그냥 그들 (웨스터너)이 만든 룰에 맞는 경기를 그들(중동녀... 더 보기
우선 그런 리더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구조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우리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요구되어지는 덕목과 특정 비즈니스에서 원하는 덕목이 다른 경우가 있죠. 해외 플랜트 산업은 그 출발 - 수행 - 매조지가 전부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방식 / 업무방식과 많이 다릅니다. 막말로 1조원짜리 일을 4년에 끝낸다면 한달에 200억씩 뭔가를 해야하는거죠.... 마치 한옥으고 5층 건물 이상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그렇다고 한옥이 나쁜건 아니죠. 그냥 그들 (웨스터너)이 만든 룰에 맞는 경기를 그들(중동녀석들)이 만든 경기장에서 싸워야하는게 힘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리더가 있긴 있겠죠. 그런 리더를 '남의 팀 리더'라고 부르나봅니다. 좋은 아들은 옆집 아들인 것처럼 ㅋ

마지막으로, 이게 또 '프로젝트'라는건 언제나 한정된 기한안에서 정해진 리소스로 원하는 만큼의 아웃풋을 반드시 내야되는거니까. 쥐어짜지 않아도 될만큼의 리소스나 원가는 애초부터 없다는게 또 함정이겠죠. 그러니 ... 어렵습니다. ^^ㅎㅎㅎ 건설회사 중에서도 스탭조직이라고도 부르고 펑션팀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인사/총부/회계/금융/기획/법무... 같은 팀은 이런게 가능도 하죠. 십몇년을 같이 일해야되기도 하니까 평가도 내밀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2
고민과 애환이 느껴지는 말씀..위에서도 댓글로도 잘 읽었어요. 힘내세요!! 좋은 팀 만나셔서 일하시기를..
졸려졸려
전 회사 경력 대부분이 갑이었는데...
4번은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ㅎㅎ

엔지니어끼리 기술로 깨지고 돌아가도 자기 회사가서는 갑이 문제라고 엄청 욕하더라는...
저런식으로 욕하는게 본인 마음과 회사생활에 엄청 편하거든요. ㅎㅎ
CONTAXS2
근데 그걸로 문제가 봉합되거나 뭐 미뤄지면 좋은데, 그냥 다이렉트로 프로젝트가 박살나버리는 경우가 많으니까.
해결하러와서 해결을 안보니까..

게다가 이게 또 갑사에 인도나/필리핀 엔지니어인 경우들이 많아서 묘하게 이상한 배타의식도 생기는 것 같고.
제로스
일겅.. 어딜가나 많이들 이렇게 하죠.
위에를 쳐다보면 미친듯 똑똑한 사람들도 많은데,
밑에를 보면 아....(여기서 위와 밑은 지위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밑에 있는 사람들이 굴리는 집단도 생각보다는
그럭저럭 굴러가거든요-ㅅ- 신기하게도.
기아트윈스
현직 GS건설 주주입니다. 자이로 번 거 EPC로 다 깨먹는 거 보면서 속알이하다가 최근에 해외에서 돈 한뭉큼 돌려받기로 한 거 + 경협난리로 간신히 복구했는데요. 매도각인가요?

만약 매도각이라면, 건설주는 그럼 뭘 사야하나요 ㅠ.ㅠ
CONTAXS2
현대건설? ㅎㅎㅎ

전 쫄보라 건설 etf만 좀 샀습니다. 진짜 자이로 벌어서 중동에 퍼주는거 보면 빡돌죠 ㄷㄷㄷㄷㄷㄷㄷㄷㄷ
기아트윈스
진짜 경협이 잘 돼서 현대건설에 현금이 들어오기까지 (아무리 모든 게 잘 돌아가도) 수 년은 걸릴거라고 봐요. 그래서 경협붐도 결국 어느 순간이 되면 좀 꺼질 거라고 생각해서 현대건설은 좀 무섭근영 ㅎㅎ

콘탁스님이 보시기에 그나마 해외에 돈을 덜 버리고 오는 (ㅠㅠㅠㅠ) 건설사가 어디가 있을까요?
CONTAXS2
가장 해외에서 돈을 덜 버리고 오는 건설사는 - 해외에서 일을 안하는 건설사입니다.
엄근진 궁서체

그래도 얼마전 문통이 UAE가서 이것저것 뭐 하고 왔는데, 당시 ADNOC (우리로 치면 석유공사) 사장을 만나서 2019년에 시작할 프로젝트들에 우리나라 회사들을 껴주기로 했거든요? adnoc의 경력이 있는 회사는 GS,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정도입니다.

물론 2012년 제가 거기 아부다비에 있을때, 셋이합쳐서 10억불의 손해를 봤던 회사들입니다. ㄷㄷㄷ (1조원의 손해를 이익으로 메꾸려면 약 15조원의 흑자 프로젝트를 해야되는거죠 ㅠ)
맥주만땅
하지만 일산 자이로 망할뻔 하기도....
겪었던 몇몇 일이 스쳐지나가네요. ㅎㅎㅎㅎ
관련있는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르고 업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해외거주 공기관에서 지원업무를 하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정부 발주처를 많이 만나게 되는데, 중국, 일본 업체와의 비교를 듣게 됩니다. 짧게 이야기하면 한국업체가 능력이 있다는건 아는데, 그걸 다 발휘하지 못하는거 같다는 이야기였지요. 발주처와 사측 입장은 다르겠지만... 뭐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CONTAXS2
맞습니다!
근데 그 능력이 이 비즈니스에 맞는지가 저는 의문입니다. 글 잘쓰는 친구가 태권도로 체대가겠다고 할 때의 기분? ㅎ

잘해요. 잘합니다. 진짜 애쓰고 노력하고, 분투합니다. 특히 반짝반짝한 젊은 친구들. 갓 과장 단 친구들, 대리들, 사원들 보면 정말 이런 보석같은 아이들이 이런 사막한가운데서 고생한다 ㅠㅠ는 생각만 듭니다.
삼성갤팔지금못씀
"또 보다보면 인생사 어디나 다 대동소이하죠" 한 표 던집니다.
DoubleYellowDot
입사하자마자 사막으로 끌려갔다가, 혹은 신입 티를 벗기도 전에 중동으로 흘러들었다가 몸상하고 마음다치고, 문제가 생기면 상사에게 묻는 게 아니라 메뉴얼을 보면 되는 시스템에 감탄하며 우리 나라 회사는 왜 각자의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며 그걸 노-하우 라고 포장하는가 환멸을 느끼며 귀국하던 몇몇의 얼굴이 지나갑니다.
비록 해외 프로젝트는 하지 않았지만 차장급 이하에서 아무도 애사심이 없는 설계회사에서 버티며 능력 좋은 순서대로 퇴사하고 있다고 자조하다가 결국 만 5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대학원으로 탈주한 제 과거도 떠오릅니다.
CONTAXS2
네... 저도 떠오르는게 있는데 설계를 하려면
1. 디자인 필라서피
2.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 플랜
3. 등등
을 준비하고 제출한 다음에 도면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우린 이런걸 잘 이해하지 못하죠. 왜 프로지져 전에 필라서피를 확정해야하는지. 왜 도면전에 프로시저나 플랜을 만들어야하는지.

상대편애 앉아있던 서양애들은 왜 저걸 이해 못하는지 이해못하고..

저돌적으로 일하고 플렉서블하게 대처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문제가 생겼을 때 문서화하고 정해진 루틴으로 일하는데에 약하죠. 생각보다도 갈 길이 멀... 더 보기
네... 저도 떠오르는게 있는데 설계를 하려면
1. 디자인 필라서피
2.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 플랜
3. 등등
을 준비하고 제출한 다음에 도면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우린 이런걸 잘 이해하지 못하죠. 왜 프로지져 전에 필라서피를 확정해야하는지. 왜 도면전에 프로시저나 플랜을 만들어야하는지.

상대편애 앉아있던 서양애들은 왜 저걸 이해 못하는지 이해못하고..

저돌적으로 일하고 플렉서블하게 대처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문제가 생겼을 때 문서화하고 정해진 루틴으로 일하는데에 약하죠. 생각보다도 갈 길이 멀긴 멀지.... 싶습니다.

차츰 변하겠죠. 없이 갈 수는 없는 시장이니까 억지로라도 뭔가를 해야하지않을까합니다. 화이팅이죠. 쩝.
CONTAXS2
다시 읽어보니 직원 갈아넣는데 특화되어있는 현실인 것 같아 씁쓸합니다.
배바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호로종
사업주의 무적 논리도 겪어봤습니다. 사업주 엔지니어가 검토 못한 내용이 추후 문제가 되었는데, "아니 사업주가 일일히 다 검토하면 메이커에게 발주 주는 이유가 뭡니까! 알아서 잘 하셔야죠!" 허허허
CONTAXS2
정확히 어떻게 문제가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사업주가 일일이 검토를 못하거나 안해서 생기는 문제도 건설사가 지는게 일반적인 계약정신인 것은 맞습니다.


.... 개같죠
한달살이
잘 읽었습니다. 콘탁스님이 EPC업체의 경험과 시점으로 말씀을 주셨네요.
그 업체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저의 현재의 입장은..

술 마시고 싶네요. ㅠㅠ
CONTAXS2
ㅎㅎㅎㅎ 술 함 먹어야할텐데요 ^^
한달살이
큰 틀에서는 같은 바닥인데..
바닥의 높낮이가 달라서, 보이는게 다르기도 하고..
아몰랑. 술고프네요. 요즘 아주 힘들게 버티고 있슴당 ㅋㅋ
TakeItEasy
인원을 쥐어짜고, 협력업체 예산을 최소화해도 가격이 안되는 게 최근 상황입니다. 충분히 인원을 준다고 창의적 생각이 샘솟지 않는 다는 것은 현재 한국EPC 업체들을 보면 대충 확인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건설회사는 사람이 제일이다 라고 말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건설회사 인사 관리시스템은 인센티브 구조가 가장 잘 설계되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반대인 것 같습니다. 위에 말씀 하신 문제들의 대부분이 경력이 실력하고 등가가 되는 연공서열적 문제에서 발생하지는 않았을 까요? 무사 안일 주의는 일은 하던 안... 더 보기
인원을 쥐어짜고, 협력업체 예산을 최소화해도 가격이 안되는 게 최근 상황입니다. 충분히 인원을 준다고 창의적 생각이 샘솟지 않는 다는 것은 현재 한국EPC 업체들을 보면 대충 확인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건설회사는 사람이 제일이다 라고 말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건설회사 인사 관리시스템은 인센티브 구조가 가장 잘 설계되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반대인 것 같습니다. 위에 말씀 하신 문제들의 대부분이 경력이 실력하고 등가가 되는 연공서열적 문제에서 발생하지는 않았을 까요? 무사 안일 주의는 일은 하던 안하던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일을 열심히 해도 보상이 희미하기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건설경제신문을 보다 보면 금융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어쩌다 말을 하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 생각을 많이 합니다. 본원 수행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남의 돈 끌어다 쓸 능력은 되는지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이래 저래 고민이 많은 업종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대단히 잘 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EPC가 수주실적이 워낙 없어서 각 프로젝트에서 베스트멤버만 모아와서 그렇다...라고들 하기도 합니다. 딴 현장이라면 CM급 (공사부장, 소장아니고)이 기계공구장하고 있고, 건축공구장하고 있거든요.
몇년전 삼엔이 부실을 한번 털고, 새로 CEO를 맞았는데 당시에 '우리가 실패했던 것은 저가 수주가 아니라, 과잉수주다'라고 자평했다는 것이 결국은 '한놈만 걸려라'라는 영업발 마인드를 버리지 못해서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들기도 합니다.

금융역량확보는 프로젝트 ... 더 보기
제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대단히 잘 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EPC가 수주실적이 워낙 없어서 각 프로젝트에서 베스트멤버만 모아와서 그렇다...라고들 하기도 합니다. 딴 현장이라면 CM급 (공사부장, 소장아니고)이 기계공구장하고 있고, 건축공구장하고 있거든요.
몇년전 삼엔이 부실을 한번 털고, 새로 CEO를 맞았는데 당시에 '우리가 실패했던 것은 저가 수주가 아니라, 과잉수주다'라고 자평했다는 것이 결국은 '한놈만 걸려라'라는 영업발 마인드를 버리지 못해서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들기도 합니다.

금융역량확보는 프로젝트 수행력과는 상관없이, 아예 디벨롭먼트 시장에 진입조차 못하게 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하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저도 큰틀에서는 동의하지요. 이자율1%p만 경쟁력있게 론을 일으켜도 EPC에서 5%차이는 쉽게 뒤집어 버리니까요... 흠.

저도 인센티브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또 그게 집단적으로 하는 건설업의 특성상 논공행상이 정밀하게 가능할 것인지도 숙제가 되겠네요 ㅎ

타 업종을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사업관리, 전략기획, 영업, 시공 이제는 감리까지 해본 그냥 건설업의 지박령으로 '경력이 실력'이 되는 몇 안되는 업종이 건설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참신하지 않아도 성실하게 궁리하고 고민하는 (고민도 고도의 정신노동이지요) 10년차 엔지니어가 하바드 박사보다 낫죠. 어설프게 특진을 남발하는 조직보다 4년마다 사원 주임 대리 차장 부장으로 진급시켜주는게 더 낫지 않나...하는 자조섞인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어렵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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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ItEasy
금융 역량은 당연히 중요합니다만, 도급공사 물량 따먹기로 밖에 사업구도를 펼쳐가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 EPC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서 금융 역량이라 외치는 데 공허함이 느껴진다는 것이었구요.

건설업에 있어 경험있는 엔지니어의 중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성실하게 고민하고 궁리하는 엔지니어의 노하우가 회사 내부로 축적이 된다면 회사 경쟁력까지 올라갈 거구요.

잘 아시겠지만 플랜트 분야 뿐 아니라 해외건설업 전체가 가격경쟁력이 매우 악화된 상황입니다. 우리 인건비 또는 다른 표현으로 생산성이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서... 더 보기
금융 역량은 당연히 중요합니다만, 도급공사 물량 따먹기로 밖에 사업구도를 펼쳐가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 EPC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서 금융 역량이라 외치는 데 공허함이 느껴진다는 것이었구요.

건설업에 있어 경험있는 엔지니어의 중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성실하게 고민하고 궁리하는 엔지니어의 노하우가 회사 내부로 축적이 된다면 회사 경쟁력까지 올라갈 거구요.

잘 아시겠지만 플랜트 분야 뿐 아니라 해외건설업 전체가 가격경쟁력이 매우 악화된 상황입니다. 우리 인건비 또는 다른 표현으로 생산성이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서 이겠지요. 이 상황에서 예전처럼 집단적인 산업 특성이라고 균질적인 인사운용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 엔지니어 분이 그러시더군요. 십수년전이나 지금이나 현장 관리에 있어 진전이 된 걸 잘모르겠다구요. 건설업 자체가 생산성 지체가 워낙 심한 산업이긴 하지만 거시경제 환경에 따른 운을 자기 실력으로 오해하고 도약을 위한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한 채 과거 좋았던 시절만 추억하는게 지금 한국 건설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1
판다뫙난
조선업이랑은 비슷하면서 다르네요.
1. 선주 코멘트는 설계 담당자가 1:1로 당장 해결하지 못하면 진행이 안됨.
2. 과한 설계품은 선주와 1:1 면담을 통해 우리쪽 마진만큼 덜어내면서 원가 절감.
3. 협력업체 쥐어짜기는 인건비로 때우는 용접 쪽 빼고는 물품쪽은 거의 없음. 싼걸 구해놓으면 결국 문제가 생겨서 선주가 컨펌을 안함.
4. 조선3사 엔지니어들의 설계력은 문제없음. 주어진 시간이 없을 뿐.
5. 선주 미팅때 멍청한 소리 하면 큰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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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한쪽
같은 쪽 종사자로써.. 재밌게 읽고 많은부분 동의가 되네요. 글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ㅎ
배워보자
굉장히 무식한 질문입니다만 언어적인 장벽도 하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갑-을의 대화는 내가 갑인 경우라 해도 쉽지가 않고 많은 준비와 스트레스를 수반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한 대화가 영어를 통해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이루어 져야 할 경우 그 어려움은 수배 혹은 수십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말씀을 하신 것과 같이 원 발주처와 조금만 이야기 해 봐도 최적화가 이루어 지거나 손쉽게 수정이 가능한 많은 상황들이 있지만 "영어"로 "갑-을" 간의 대화를 해야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 더 보기
굉장히 무식한 질문입니다만 언어적인 장벽도 하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갑-을의 대화는 내가 갑인 경우라 해도 쉽지가 않고 많은 준비와 스트레스를 수반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한 대화가 영어를 통해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이루어 져야 할 경우 그 어려움은 수배 혹은 수십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말씀을 하신 것과 같이 원 발주처와 조금만 이야기 해 봐도 최적화가 이루어 지거나 손쉽게 수정이 가능한 많은 상황들이 있지만 "영어"로 "갑-을" 간의 대화를 해야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외면하게 되면서 많은 낭비와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외국계 IT회사에서 계속 경력을 쌓아 왔지만 그 놈의 '영어' 때문에 외국인 매니저에게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너무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특히나 50대 이상 임원급에서는 외국계 IT회사의 임원이라고 하기에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영어 울렁증이 있는 분들도 많이 보았죠.
그러다 보니 본사나 타 국의 매니저와 제대로된 커뮤니케이션도 못하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현업들에게 내려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위의 사례에서도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엔지니어들이 issue 를 발견하거나 사업주에 요청할 것이 있다면 임원급이나 최소 부장급이 나서서 그때 그때 깔끔하게 communication 하고 정리해 주기만 해도 많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또 거짓말을 반복하는 직원들의 행태도 없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MB 때 "영어 공용화" 얘기가 나왔을 때에 어느정도 수긍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MB를 지지했던 것은 아닙니다만)

혹시 제가 잘 못알고 있는 것이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ONTAXS2
영어는 뭐 우리에게 영원히 정복되지 않을 그런거니까요. 아주 적절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에 빗대면 이렇게 설명해볼 수 있습니다. 수열문제 1+3+5+7+11+13... 의 칠십번째 숫자는? 이라는 문제가 있다면 우린 얼른 수학적으로 사고해서 2n-1 뭐 이렇게 할꺼 같습니다. 그리고 n에 70을 넣으면 ... 139가 되겠죠... 근데 이걸 산수적으로 사고한다면 그냥 70번째까지 쓰면 됩니다.

문제를 풀어서 답을 내는 과정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고, 수학을 영어라고 하면 되겠죠. 뭐 무한대의 인내심과 쪽팔림을 감수... 더 보기
영어는 뭐 우리에게 영원히 정복되지 않을 그런거니까요. 아주 적절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에 빗대면 이렇게 설명해볼 수 있습니다. 수열문제 1+3+5+7+11+13... 의 칠십번째 숫자는? 이라는 문제가 있다면 우린 얼른 수학적으로 사고해서 2n-1 뭐 이렇게 할꺼 같습니다. 그리고 n에 70을 넣으면 ... 139가 되겠죠... 근데 이걸 산수적으로 사고한다면 그냥 70번째까지 쓰면 됩니다.

문제를 풀어서 답을 내는 과정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고, 수학을 영어라고 하면 되겠죠. 뭐 무한대의 인내심과 쪽팔림을 감수한다면, 저렇게 해를 구하는 것도 결국 커뮤니케이션에서 성공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는 생각은 듭니다. 선택해야죠. 영어를 잘 할 것이냐 vs 어떤식으로는 무조건 문제의 해를 구하겠다는 태도를 지켜나갈 것이냐.
(이것과 관련해서 제가 쓴 탐라글이 있으니 애용해주세요 ㅋ)

말씀하신대로 영어를 못해서 생기는 낭비와 로스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끼리 30초만 지나가다 이야기하면 되는걸, 갸들 앞에서는 진짜 각잡고 10분을 설명해도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건 불평등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해야만 하는 상황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극복해야할 대상이지 원망의 대상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우리나라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비슷한 불평을 하겠죠. 그 친구들 역시 불평등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해야하는 상황이니까요.

위에 댓글로 달아주신게 저는 다 옳고, 그게 외국사들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분투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애들은 90%정도만 일하면 되는데 우리는 120%씩 일해도 어렵죠.... 위에서 말한 수학과 산수의 차이.

뭐... 그렇습니다. 쓰고보니 씁쓸하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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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 일상/생각이상하게도 슬리퍼를 살 수가 없다 21 소라게 17/12/21 7694 22
560 일상/생각내가 사회를 바라보는 눈 9 다시갑시다 17/12/08 770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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