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1/11 17:57:57
Name   Darker-circle
Subject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 헤더 모리스
The Tattooist of Auschwits
Heather Morris, 박아람 역

arbeit macht frei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Arbeit Macht Frei - 노동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 (아우슈비츠 정문에 세겨진 글귀)
사진 출처: https://www.timesofisrael.com/us-army-commander-suspended-after-using-arbeit-macht-frei-in-memo/

제3제국의 인종청소를 담당했던 나치 독일의 악명높은 수용소를 배경으로 하는 팩션 소설입니다

원본은 저자 헤더 모리스가 아우슈비츠에서 수감자 피부에 수용번호를 새기던 수감자 랄레 소콜로프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집필한 시나리오입니다. 이는 한 영화사에 의해 채택되었으나 영화화되지 못했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소설로 수정, 출간되었습니다.

미시적 관점에서 기억에 의존한 경험 진술, 또 그에 기반한 소설화는 작가가 여러 루트를 통해 사실검증을 했다고 하더라도 아우슈비츠에 대한 기록이 가져다 주는 무거움과 충격을 기대한 사람들에겐 많은 실망을 주었나 봅니다. 해외 리뷰에서도 그런 점을 지적하고 있었고요.

문학적으로도 단조로운 필체와 단순 행위서술로 인해 지루했다고 여기는 의견들이 있었고,
생존자의 진술을 겨우 이렇게밖에 활용할 수밖에 없었나 하는 의문이 꽤 많이 존재했습니다.

그럼에도 미시적 관점에서의 수용자들간 상호작용. 각색되었지만 수용소의 참상을 온건하게, 하지만 물타지 않은 정도로 전하는 서술력이라면 읽기에 나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랄레가 아우슈비츠에서 만난, 후에 아내가 되는 기타 푸르만과의 로멘스 묘사. 현대의 교도소에서도 존재하는 뒷거래 역시 읽기에 나쁘지 않았죠.

작가가 밝히듯 이 이야기는 '랄레'의 증언과 저자의 상상력이 결합된 팩션입니다. 따라서 아우슈비츠의 현실은 이 책에서는 희석되어 비춰질 뿐입니다.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같은 심층르포나 '안네의 일기'와 같은 기록으로서의 가치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소설 그 이상을 기대하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아우슈비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기 위한 선행과정으로 이 책은 꽤 괜찮은 책입니다.

The Tattooist of Auschwitz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8/dec/07/the-tattooist-of-auschwitz-attacked-as-inauthentic-by-camp-memorial-centre
The Tattooist of Auschwitz attacked as inauthentic by camp memorial centre
2018년 12월 7일자, The Guardian

아우슈비츠 추모관 연구소에서 사실과 다른 소설내용을 발표했었습니다.
혹시 책을 읽으실 경우, 본문 기사를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을 비교하시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22 의료/건강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코로나 확진자 추이 업데이트 손금불산입 20/03/23 5867 1
    9529 게임[TFT/롤토체스 공략] 싸움꾼/정찰대만이 답인가? 콩콩 시너지 조합 15 무니드 19/08/09 5867 0
    7141 일상/생각사라진 돈봉투 4 알료사 18/02/21 5867 20
    12901 도서/문학달의 뒷편으로 간 사람 [마이클 콜린스] 10 사이공 독거 노총각 22/06/08 5866 16
    7355 기타2018 GSL 슈퍼 토너먼트 시즌1 결승전 우승 "김대엽" 김치찌개 18/04/09 5866 0
    2625 정치선거방식과 정당체계 12 김덕배 16/04/16 5866 2
    2259 음악요즘 듣고 있는 해외앨범 14(2016.1.29 Sia - This Is Acting) 1 김치찌개 16/02/20 5866 0
    10978 게임MS가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했습니다. 11 저퀴 20/09/21 5865 2
    6510 일상/생각독일 대학원에서의 경험을 정리하며: 4편 16 droysen 17/11/02 5865 7
    5229 사회에스노센트리즘 - 육아와 직업 19 Liebe 17/03/19 5865 3
    10640 일상/생각베네주엘라 차베스의 좌절..... 23 쿠쿠z 20/06/01 5864 1
    6488 육아/가정출산에서 육아까지~(남자용 메뉴얼) 1편 38 사나남편 17/10/30 5864 8
    4582 기타정모 퀴즈 문제 공개 21 Toby 17/01/09 5864 0
    955 역사두 형제 이야기 - 아버지가 남긴 것 12 눈시 15/09/09 5864 8
    11792 게임[디아 3 계층]소는 누가 키우나 (드래프트) 6 불타는밀밭 21/06/17 5863 9
    10176 도서/문학아우슈비츠의 문신가 - 헤더 모리스 Darker-circle 20/01/11 5863 2
    10129 일상/생각2019년 송년회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고 바로 쓰는 글 2 토끼모자를쓴펭귄 19/12/30 5863 7
    9765 영화[불판] JOKER 감상 & 스포일러 불판 개시 25 naru 19/10/03 5863 0
    6117 기타국제법이 헌법보다 위에 있을까? 8 烏鳳 17/08/16 5863 11
    12554 기타이어령 선생님의 부고를 듣고 6 아침커피 22/02/27 5862 51
    6257 여행생애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 24 언제나봄 17/09/11 5862 12
    2400 음악앨범소개 - 나비다 1집 '그대 안의 작은 고래' 4 Toby 16/03/14 5862 6
    11594 정치Global house prices 20 절름발이이리 21/04/19 5860 9
    9873 일상/생각바닷물에 빠질 뻔한 이야기 9 은목서 19/10/23 5860 15
    8916 스포츠[사이클] 클래식 시즌의 시작 - OHN, KBK(3/2~3) 2 AGuyWithGlasses 19/03/01 5860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