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5/03 19:10:07
Name   ar15Lover
Subject   현대사회의 문제점(1)

테드 카진스키(aka 유나바머)는 1942년생 미국인입니다.

아이큐가 167이였던 그는 어린시절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16살에 하버드 대학 수학과에 입학하고,

20대 초반에 박사학위를 따고 미시건 대학교 조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조교수 1년차에 돌연 일을 관두고 몬태나 주의 숲속의 전기도, 물도 안들어오는 오두막으로 들어가 야인이 됩니다.

수십년간 야인으로 살던 그는 1995년에'산업사회와 그 미래(Industrial Society and its future)'라는 에세이를 발표했는데,

2020년인 지금 와서 보면, (제가 보기엔)그의 주장이 완벽하게 옳았다고 느껴집니다.

당시에는 개인용 컴퓨터(PC)와 인터넷이 여전히 생소하게 여겨지던 시대였는데요.

그 시대에 카진스키는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과 페미니즘의 열풍을 소름끼치도록 정확히 예상했습니다.

(사실 대중적으로는 그의 주장보다는, 그가 자신의 에세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벌인 일련의 테러리즘이 더 주목받는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전 그의 행동보다는 아이디어에 더 집중하고자 합니다.)

'산업사회와 그 미래'는 대문단과 소문단으로 나뉘어져있고, 모든 소문단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 소문단은 서로간에 치밀하게 연결되어있고요.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되어 있는 논문이었습니다.

이 에세이를 요약하자면, "기술문명은 그 자체로 인간과 자연환경에 해를 끼칠 수 밖에 없으며, 기술이 발전할 수록 심해질 것이다. 이 시스템(기술문명)을 수정하거나 개혁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더 늦기전에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기술문명을 무너뜨려야 한다." 입니다.



숫자가 붙어있는 문단들은 테드 카진스키의 에세이 일부를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을 직접 확인하시고 싶은 분들은 http://editions-hache.com/essais/pdf/kaczynski2.pdf 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1. 산업혁명과 그 결과는 인류에게 있어 재앙이었다. 기술 발전의 결과 "선진국"에 살고있는 우리들의 기대수명을 급격하게 늘려주었지만, 대신에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었으며, 삶을 불만족스럽게 만들었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해쳤으며,
(제3세계에는 육체적 고통을 포함해)정신적 고통을 퍼뜨렸으며, 자연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기술의 지속적 발전은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환경은 더욱더 망가질 것이며, 아마도 사회를 더욱 망가뜨릴 것이며
정신적 고통을 심화시킬 것이고, "선진국"에도 육체적 고통을 퍼뜨릴 것이다.




테드 카진스키는 기술 발전의 결과, 많은 사람들이 열등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지나치게 사회화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가지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느 것이 바로 현대의 좌파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좌파들은 언뜻 보기에 기술문명에 반대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려하는 듯 하지만, 집단을 통제하려는 수단으로서의 기술은 너무나 매력적인 것이기에, 결국엔 기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7. 그런데 좌파란 무엇인가? 20세기 전반에 좌파는 보통 사회주의로 여겨졌다. 오늘날의 좌파는 분산되어 있어 누굴 좌파라 해야할지 분명하지 않다. 우리가 좌파라고 할 때는 보통 사회주의자, 집단주의자,
정치적 올바름, 페미니스트, 동성애자와 장애인 권리 운동가, 동물보호 운동가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저런 운동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좌파가 되는건 아니다.
우리가 좌파에 대해서 논할 때는 운동이나 이념, 또는 연관된 집단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좌파"가 무엇인지는 좌파의 심리에 대해 논하는 과정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문단 227~230을 참고할 것.)

...

9. 현대 좌파의 저변에 깔려있는 두 가지 심리는 '열등감(feelings of inferiority)'과 '과사회화(oversocialization)'이다. 열등감은 현대 좌파 전반에 깔려있는 특성인 반면, 과사회화는 일부의 특성이다.
하지만 그 일부는 대단히 영향력 있다.

...

11. 누군가가 자신 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을 칭하는 거의 모든 단어를 비하적 표현으로 여긴다면, 우린 그 사람이 열등감이나 낮은 자존감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 경향은 (본인이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소수자 집단에 포함되있던 아니던 간에)소수자 권리 운동가들 사이에 만연하다.
그들은 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에 대단히 민감하다.
아프리카인, 아시아인, 장애인, 여성을 뜻하던 "흑인종(Negro)", "동방인(Oriental)", "장애자(Handicapped)", "계집(Chick)"이라는 단어에는 원래 비하적 의미가 없었다.
'계집'이라는 단어는 그저 남성의 '사내'에 해당하는 여성형 단어였을 뿐이다.
이러한 표현에 비하적 의미를 부여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운동가 그 자신들이다.
어떤 동물권 운동가들은 지나치게 멀리간 나머지 "애완동물(pet)"이라는 단어를 거부하고 "반려동물(animal companion)"을 대신 써야한다고 주장한다.
좌성향 인류학자들은 원시인들이 부정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표현을 피하기 위해 대단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들은 "원시(primitive)"를 "비문자(nonliterate)"로 교체하려고 한다.
그들은 원시문화가 자칫 우리의 문화보다 열등한 것으로 여겨질까봐 편집증적 행태를 보인다.(우리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서, 정말로 원시문화가 열등한 것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린 그저 좌성향 인류학자들이 얼마나 예민한지 지적했을 뿐이다.)

12.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은 흑인 빈민, 동양인 이민자, 학대당한 여성, 장애인들이 아니라 운동가들이다. 이 운동가들은 대부분 그들이 '억압당했다'고 주장하는 집단에 속해있지도 않다.
이 운동가들의 대부분은 사회적 특권층에 속해있다. 정치적 올바름은 안정된 직장과 충분한 월급이 보장된 대학교수, 그 중에서도 백인-이성애자-남성-중상류층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13. 많은 좌파들은 약하고(여성), 패배했고(아메리카 원주민), 미움당한(동성애자) 이미지를 갖고 있는 집단에 스스로를 동일시한다.
좌파들 스스로가 이 집단들이 열등하다고 느낀다. 좌파 스스로는 절대 자신들이 그런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할 테지만, 분명히 이런 집단을 열등하다고 보고 있기에 자신의 문제점을 이런 집단에 투영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서 정말로 여성, 인디언들이 열등하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린 그저 좌파들의 심리상태를 지적했을 뿐이다.)

14. 페미니스트들은 온 힘을 다해 여성이 남성만큼이나 강하고 유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분명 그들은 어쩌면 정말로 여성이 남성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혀있다.

...


24. 심리학자들은 '사회화'라는 단어를 어린이들이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말하고 생각하도록 훈련시키는 과정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다.
누군가가 사회의 도덕률을 잘 따르고 사회의 일부로서 적절히 기능할 때, 그가 잘 사회화되었다고 한다.
보통 좌파들은 반항아로 여겨지기에, 많은 좌파들이 과-사회화되었다고 말하는건 언뜻 보기에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충분히 근거있는 이야기다.
많은 좌파들은 반항아가 아니다.

25. 우리 사회의 도덕률은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기에, 거의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도덕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활동할 수 없다.
예를들어, 사회는 우리에게 누군가를 미워해선 안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어느 장소에서 누군가를 미워한다. 당사자가 그걸 인정하는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사람들은 너무 심하게 사회화되어 있어, 이런 방향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심각한 짐이 된다.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동기를 속여야하며, 자신의 비도덕적 동기에서 비롯된 감정이나 행동을 도덕적인 것으로 포장하기 위한 핑계를 찾는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두고 "과사회화되었다"고 말한다.

...

29. 과사회화된 좌파들이 실제로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를 따르면서도, 마치 사회에 저항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사례를 보이겠다.
많은 좌파들이 흑인들이 좋은 직업을 주고, 흑인들의 교육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도록 하는 적극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을 요구한다.
그렇게 흑인들이 좌파들 스스로가 수치스럽게 여기는 "하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려고 말이다.
좌파들은 흑인들을 체제의 일부로 만들고자 한다. 마치 중상류층 백인처럼, 흑인들을 기업가, 변호사, 과학자로 만들려고.
여기에 좌파들은 자신들은 결코 흑인을 백인의 복사본으로 만들려고 하는게 아니라고 반박한다. 그 증거로 자신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문화를 보존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문화를 보존한다는게 뜻하는게 무엇인가?
그저 흑인들의 음식, 흑인들의 음악, 흑인들의 패션, 흑인들의 교회와 모스크를 보존하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흑인 문화의 보존이란건 결국 저렇게 피상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모든 중요한 측면에서 봤을 때, 과사회화된 좌파들은 흑인들이 백인들의 이상향에 복종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좌파들은 흑인이 이공계 과목을 전공하고, 기업의 오너 또는 과학자가 되어, 평생을 계층 사다리를 올라 흑인들도 백인만큼이나 뛰어나다는것을 증명하길 원한다.
좌파들은 흑인 아버지가 "책임감 있고", 흑인 깡패들이 비폭력적으로 변하길 원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정확히 산업-기술 체제가 원하는 가치이다.
이 체제는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직업을 갖고, 계층 사다리를 오르고, "책임감" 있는 부모가 되기만 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음악을 듣던,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종교를 갖던 신경도 쓰지 않는다.
사실상, 과사회화된 좌파들은 그들이 얼마나 부정하던, 결국엔 흑인들을 체제에 통합시키고 체제의 가치에 복종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32. 좌파들의 문제점은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점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낮은 자존감, 우울증, 패배감은 좌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비록 좌파들을 통해 명확히 드러나기는 하지만, 이런 문제는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그리고 오늘날의 사회는 과거 어느 시점보다도 더욱 철저하게 우리를 사회화시키려 한다. 심지어 사회는 전문가들을 통해
무얼 먹을지, 어떻게 운동할지, 어떻게 연애를 할지, 어떻게 자녀를 키울지에 대해서까지 지시하려 든다.



다음에는 테드 카진스키가 현대인이 겪는 정신적 고통의 원인으로 지목한 권력과정(power process)와 대리활동(surrogate activity)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9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538 일상/생각한국인이 생각하는 공동체와 영미(英美)인이 생각하는 공동체의 차이점 14 ar15Lover 20/05/01 5595 4
    10539 기타제가 쓰고 있는 스크린 캡처 프로그램.jpg 11 김치찌개 20/05/01 5107 2
    10541 일상/생각큰고모님 4 Schweigen 20/05/02 4707 26
    10542 도서/문학많은 분들이 읽으면 좋을것 같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7 化神 20/05/02 5016 15
    10543 기타할아버지 이야기 10 私律 20/05/03 5027 16
    10544 사회현대사회의 문제점(1) 23 ar15Lover 20/05/03 7749 9
    10545 기타구몬 일어 4A부터 2A까지 일지 대충 정리 8 수영 20/05/03 6026 7
    10546 게임스승보다 먼저 우승하는 제자?. 중체정 카나비 LPL 우승 달성!! 1 Leeka 20/05/04 4565 0
    10547 게임동물의 숲을 즐기면서 적는.. 소소한 팁들 8 Leeka 20/05/04 5893 1
    10548 일상/생각학교가 개학합니다 4 Leeka 20/05/04 4463 0
    10549 일상/생각고등학교 졸업반 - 자전거 타는 아이 7 들풀처럼 20/05/05 3537 7
    10550 여행플랑크톤이 빛나는 밤바다에서 돌고래가 1 공기반술이반 20/05/05 4484 3
    10551 음악[팝송] 두아 리파 새 앨범 "Future Nostalgia" 김치찌개 20/05/05 5454 0
    10552 일상/생각온라인 수업하는 딸에게 빼앗긴 것들 10 집에가고파요 20/05/05 5169 2
    10553 문화/예술드라마) 이어즈 & 이어즈(2019) 짧은 리뷰 3 울적새 20/05/05 3725 8
    10554 게임롤 잡담 #1 - 옴므의 기록을 페이커가 깨려면? 2 Leeka 20/05/06 4885 1
    10555 게임갖고있는 스위치 게임 단상 15 ebling mis 20/05/06 4247 0
    10556 일상/생각나는 내가 바라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9 켈로그김 20/05/06 4183 31
    10557 일상/생각엄마 4 사이시옷 20/05/07 3736 15
    10558 일상/생각불나방(중_a) 2 시뮬라시옹 20/05/07 3314 1
    10559 일상/생각아버지 4 호라타래 20/05/07 3679 18
    10560 육아/가정출산과 육아 단상. 12 세인트 20/05/08 4765 17
    10564 스포츠NC는 어떻게 미국 최고 인기 구단이 되었나 12 Leeka 20/05/08 4983 2
    10565 경제ETF 이야기 - 0. 그래서 ETF가 뭔데? 17 존보글 20/05/08 4765 12
    10566 게임 닌텐도 스위치 1000만장 넘긴 퍼스트 타이틀들 5 Leeka 20/05/09 4179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