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16 11:54:11
Name   아침커피
Subject   광동어와 똥(凍)
광동어에서 '차갑다'는 찰 동(凍)자를 써서 '똥'이라고 합니다. '뭐뭐 한 것'이라고 하려면 '게(嘅)'를 붙이고요. 嘅를 자전에서 찾아보면 탄식할 개라고 나오는데 한자 뜻과 전혀 상관없이 그냥 광동어 구어체를 표기할 때 쓰는 글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합쳐서 '똥게(凍嘅)'라고 하시면 '차가운 것'이 되는 식입니다.

몇 가지 응용을 해 보면요,

* 아이스 커피 -> 똥까페(凍咖啡)
* 아이스 아메리카노 -> 똥메이섹(凍美式), 똥게 아메리카노(凍嘅 americano)
* 아이스 레몬 티 -> 똥렝차(凍檸茶), 똥게 렝멍차(凍嘅檸檬茶)
* 넘나 추운 것 -> 호우 똥게(好凍嘅)

홍콩 교민들 사이에서 이 '똥(凍)'에 대한 반응을 보면 홍콩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는지를 어림해볼 수 있습니다.

* 0~1년: '똥(凍)'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최대한 '동', '통' 등으로 읽으려고 함

* 1~2년: 스스로는 '똥(凍)'에 익숙해졌지만 주위 교민들 혹은 한국에서 온 지인들을 만날 때면 상대방이 놀랄까봐 '동', '통' 등으로 읽거나 아니면 "아 이게 찰 동(凍) 자인데 발음이 한국사람이 처음 듣기에는 약간 낯설어요 하하" 하며 설명을 함

* 2년 이상: 아무런 특별한 인식을 하지 못한 채 일상 속에서 생활 어휘로 사용

* 5년 이상: '똥(凍)'만이 표현해줄 수 있는 감정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일상 속에서 적극적으로 사용. 날이 추워지면 "와, 호우 똥! (嘩, 好凍!)"

번외로 교민 생활 5년 이상이 되면 자기도 모르게 숫자 6을 셀 때 한 손으로 수화기 모양을 만들게 됩니다.

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_= 여기서 끝! ㅋ



6
  • 唔该!
  • 唉呀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048 오프모임광주광역시 이번주 화/수 중 번개 예정 중입니다. 31 메존일각 18/08/13 4339 6
12437 요리/음식광주광역시 여행 시 맛집 찾기에 고민하시는 분들께 19 메존일각 22/01/12 5779 12
13300 오프모임광주광역시 pm 08:00 영미오리탕. 29 tannenbaum 22/11/08 3942 8
8124 오프모임광주광역시 9.7(금) 번개입니다.(2차 시도) 17 메존일각 18/08/27 4223 4
9437 오프모임광주)벙개는 벙개불에~!! 금일 오후 8시 영미오리탕 술한잔!! 20 tannenbaum 19/07/14 5588 5
8301 오프모임광주 오늘 저녁 7시 가볍게 한잔(펑) 19 tannenbaum 18/09/30 5867 8
822 정치광복절 특사로 면허 취소자들을 풀어준 결과.. 10 Leeka 15/08/20 5708 0
15427 육아/가정광명역에서 세 번의 목요일, 그리고 어머니 22 그런데 25/05/05 3288 50
11061 꿀팁/강좌광동어와 똥(凍) 8 아침커피 20/10/16 5452 6
11863 기타광고? 잘림방지장갑/토시, 싸구려 등산스틱 16 私律 21/07/09 5583 17
6635 일상/생각괌 다녀왔습니다~ 6 elena 17/11/22 6543 8
10048 일상/생각관점의 전복 - 약자의 강함 16 necessary evil 19/12/03 7648 19
6849 의료/건강관절염 및 요통환자의 병원방문은 비가 오는 것과 상관이 없다. 12 Beer Inside 17/12/29 5069 2
8061 여행관심 못 받는 유럽의 변방 아닌 변방 - 에스토니아 6 호타루 18/08/15 6140 14
12354 정치관례, 관행... 이해가 안간다. 9 Picard 21/12/16 5277 1
9272 영화관람에 대한 관람 (기생충, 스포) 5 작고 둥근 좋은 날 19/06/03 6250 9
9574 역사관동대지진 대학살은 일본민간인이 주도했을까? 2 안티파시즘 19/08/23 5985 1
5252 방송/연예관계자들이 뽑은 최고의 남녀아이돌, 가수, 배우, 예능인은? 4 Leeka 17/03/21 4468 0
8516 기타관계에서 감정의 양을 정량화 할 수 있을까? 9 곰돌이두유 18/11/13 5965 0
4553 음악곽진언, 그 쓸쓸함에 대하여 9 진준 17/01/06 4258 1
2563 문화/예술곽부찡 vs 카일로 렌찡(스포 주의) 5 구밀복검 16/04/07 5274 0
6335 일상/생각과호흡 환자 목격담 6 사악군 17/09/25 5057 0
9324 과학/기술과학적 연구의 동기부여는 시대를 어떻게 대변하는가? 25 다시갑시다 19/06/18 7269 36
13963 과학/기술과학이 횡포를 부리는 방법 20 아침커피 23/06/08 4983 6
1763 철학/종교과학의 역사로 읽어보는 형이상학의 구성과 해체 30 뤼야 15/12/13 9364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