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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1/01 15:44:04수정됨
Name   알료사
Subject   뉴비가 생기면 틀딱 고인물은 힘이 난다
2019년 초 이른바 '돌맹이 열풍'이후로 침체되었던 여캠스타판에 뜻하지 않았던 활기가 돌고 있읍니다.

민찬기가 트위치/롤 여캠들과 어떤 컨텐츠를 하다가 '스타하기' 벌칙을 만들었는데 (스타가 왜 벌칙이야 흑흑ㅜㅠ)

거기에 걸린 한 여캠이 스타를 잠깐 찍먹하니까 주변에 친한 여캠들도 관심을 갖게 되고 여기서 나름 인방판 메이저인 김윤환이 마침 추석을 앞두고 있던 시기라 <한가위 민속놀이 대축제>라는 이벤트를 진행시킵니다.


다른 플랫폼의 여캠이 스타판에 온다. 다른 게임(롤) 여캠이 스타판에 온다. 라는 소식은 소수의 (저같은) 매니악한 물소(여캠 좋아하는 시청자들을 비하하여 부르는 말)들을 충분히 설레게 할만한 일이었지만


이들은 돌맹이 세대에 걸었던 기대가 너무 컸었고 크고 작은 갈등과 불화 끝에 많은 돌맹이들이 판을 떠나게 되어 서로가 싶은 상처와 의심만 남은 상태였어요.


여캠 입장에서는 초보자 시절 하루하루 새로운 걸 배워나가는 재미와 조금만 실력이 늘어도 시청자들이 재능충이다 뭐다 하고 칭찬하면서 그럴듯하게 창창한 미래를 제시할 때 꿈에 부풀어 있다가, 어느정도 기본을 갖추고 라이벌들과의 무한경쟁에 진입하게 되면서부터는 이건 뭐 너무나도 가혹한 중노동이거든요.. 같이 시작한 동기는 벌써 이만큼 하는데 너는 뭐하냐는 비교질에 스트레스받고, 게임 지고 멘탈 갈려서 좀 쉬거나 다른 게임이라도 한다치면 방송 안하는 날까지 쪽지 날리면서 스타 연습 안하냐고 닥달하고..    

스타팬들은 여캠들을 스타에 가둬놓고 죽도록 부려먹는다 해서 <염전노예>라는 밈까지 생겼읍니다.. ㅋ

시청자 입장을 나름 어거지로 대변해 보자면 신입 못하는 애들 답답하고 속터지는거 참아주고 오구오구 해주면서 미래를 보고 별풍선 쏴가면서 키워놨더니 스타로 베비만 따고 다른 카테고리로 떠나버린다. 이런 배신이 어디있냐. 라는것.. (아프리카에서는 주기적으로 베스트 BJ를 선정해서 별풍선 수수료 감면 혜택을 주는데 대장인 서수길이 스꼴이라 스타BJ에게 가산점을 주는 경향이 있음)


이렇게 많은 <배신>을 당하다 보니 이제 아무리 물소라도 새로운 여캠이 들어왔을 때 또 깔작대다가 도망가겠지.. 하고 시큰둥해지는 것이었죠..

여캠들한테서는 아예 <스타판 들어가면 고생만 직살나게 하다가 욕먹고 조리돌림 당하고 멘탈 걸레짝 되어서 나온다>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서 절대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할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배경을 잘 알고 있었던 김윤환은 이벤트를 시작하기 전 양쪽 모두에게 엄포를 놓습니다. 스타는 이번 한번으로 끝이다. 이벤트가 종료되는 즉시 참가자들은 <스타 삭제식>을 진행하고 영영 다시는 이 판에 눈길도 돌리지 말것. 시청자들도 절대 참가자들에게 스타를 계속 해줄것을 요구하지 말라.

실망과 상처는 기대로부터 나오니 그 기대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였고 결과적으로는 잘 맞아떨어졌다 봐야겠습니다ㅋㅋ


스타와 스타판을 모르는 여캠들은 '저기가 그렇게 악랄한 곳이라던데 정말이야? 악성 시청자들은 어디에나 있는거 아닌가? 끽해야 방송으로 게임하는건데 무슨 큰일이야 터지겠어?' 하는 의문과 함께 한편으로는 선사시대로부터 내려져오는 전설의 고전게임을 접한다는 호기심으로 이벤트에 참가했고

시청자들은 과거 본인들의 악행으로 만들어진 <염전노예>밈으로 자학개그를 펼쳐가며 그래 어디 니들이 스타를 어떻게 이용해먹나 보자 하는 냉소와 쓴웃음이 만연했지만 아무튼 이목은 집중되었습니다.

여러 여캠들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스타 대결을 해서 우승자와 순위를 가렸고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동안 각 여캠들에게 전프로가 한명씩 스승으로 붙어 연습을 도와주고 빌드도 준비했습니다.

이제 당신들한테 뭐 바라지도 않아. 항상 해왔던 것처럼 상금이나 챙기고 별풍이나 빨아먹고 꺼져버려 -  이렇게 잔뜩 비뚤어져 있었던 물소들이었지만

막상 곱게 한복으로 차려입은 인형 같은 여캠들이 일회성 이벤트임에도 열과 성을 다해 게임에 임하고 토너먼트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순간 그리고 모두가 초보자지만 그중에서 나름의 옥석이 가려지고 강자가 출현하는 순간순간의 탄성과 환호, 아쉬움과 눈물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심장이 콩닥댈수밖에 없었던 거십니다..  

여캠들에게도 이것은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다들 자신만의 방송으로 밥벌이 하고 있는 각 분야의 프로들입니만, 한번 가볍게 체험해보고자 들어와본 이 판의 반응은 너무도 이질적인 뜨거움이었읍니다.. 저들은 왜 한낱 문외한일 뿐인 나의 초보적인 마우스질에 이토록 열광하는가? 이 투박하고 어렵기만 해보이는 옛날 게임이 왜 날 흥분시키는가? 이기고 우승하고 돈 받으니까 그게 좋은걸까? 명절 분위기에 들뜬 탓일까?


https://youtu.be/ststuqjrsQU
이벤트 참가자들 중 한명이었던 '김하선'BJ는 훗날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벤트가 끝나고 스타 삭제식이 진행되었읍니다. 몇몇 참가자들이 그냥 깔아 놨다가 나중에 생각나면 해볼께요 라고 말해도 김윤환은 아무튼 지금은 지워라. 그리고 가능하면 다시는 얼씬도 하지 말아라. 라고 당부했습니다.


며칠 후, 이벤트 참가자들 중 대여섯명이 스타를 조금 더 해보고 싶다고 스타 카테고리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작의 끝이 어디일지 이미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그들의 미래에 대해 설명해주며 모든걸 감수하고 염전의 노예가 되겠느냐고 겁을 주었습니다.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리 선지자가 앞날을 예고해도 그 모든것이 미지로 보이고 굳이 거기에 정말 가시밭길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일까요?

물소들은 기쁘면서도 당혹스러웠습니다. 우리는 또 인간의 끝없는 욕심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인가? 새로운 뉴비들을 어떤 길로 이끌 것인가? 스타 교육론?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읍니다.. ㅋㅋㅋ

마침 타이밍도 좋게 그 옛날 돌맹이티어의 수장이었다가 스타판을 떠났던 '또또'와 '혜로로'가 돌아왔습니다.

먼저 또또의 경우 개샹마이웨이 방송 스타일과 언제나 강력한 소신발언으로 팬들과 가장 많이 싸우는 어그로 대장이었거든요ㅋ

스타 커뮤니티 와고에는 게시판 하단에 세 종류의 선별 게시물이 올라옵니다.  '추천 많은 글' , '조회수 많은 글', '댓글 많은 글' 인데,

이 세가지가 전부 또또에 대한 글로 가득 찼던 시절도 있었을 정도로 한때 태풍의 핵이었던 그런 BJ였습니다ㅋ

그런 인물이 복귀를 하자 자연히 시청자들이 몰렸고 과거의 앙금이 많이 남아있었던지라 대환장파티가 열릴 것이 예상되었으나 예상 외로, 아니 거의 기적적으로, 또또와 시청자들은 서로간의 과거 일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습니다?-_-?

싸울때도 샹마이웨이였던 또또는 사과도 솔직했고 자신의 실책도 있는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나는 스타가 좋았고 이기는건 더 좋았다. 이기지 못하는걸 참기가 힘들었고 실력상승에 대한 주변의 과도한 기대가 큰 부담이었고 스트레스였다. 항상 예민한 상태였다..

시청자들이 비아냥거렸습니다. 별풍 받는게 좋았겠지. 또또가 답했습니다. 그랬다. 시청자가 많은것도 좋았고 별풍도 달달했다. 별풍이 그리운거 반 스타가 그리운거 반이었다.

저거까지 내려놓는다고? 저렇게까지 말한다고? 놀랍도록 진솔한 또또의 태도에 시청자들도 누그러졌고 그렇다면 우리는? 하는 자연스러운 자아성찰이 이루어졌습니다.. 물소들은 도대체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들이 얼마나 해주기를 바라는 것인가? 우리는 그들에게 어디까지를 요구하고 어디까지 보아야 만족할텐가? 우리는 어떻게 한 유망주를 망가뜨렸나?

혜로로는 또또와 달리 시청자들에게 민심이 좋았던 BJ였고 무슨 나쁜 일이 있어서 떠난게 아니라 코로나 때문에 어려워진 부모님 가게 일을 돕기 위해 일시적으로 방송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방송 때 눈물까지 쏟았던 환송회?를 기억하는 팬들은 당연히 화기애애하게 혜로로를 반겼습니다. 혜로로는 <한가위 민속놀이 대축제>에 유일하게 '여캠이 여캠을 가르친 스승'이 되어 돌아왔는데, 전프로들의 코칭을 받은 다른 여캠들을 물리치고 혜로로의 제자가 상위 라운드에 진출해서 팬들을 경악시킴과 동시에 그들로 하여금 '여캠에게 스타를 가르친다는건 어떤 일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한가위 민속놀이 대축제>의 참가자들 중 나름의 게임 재능과 예능감을 인정받은 <하다란선> - 하블리, 다나짱, 란란, 김하선 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한가위 티어>가 탄생하게 되고


어차피 과거가 다시 되풀이될 뿐이야.. 라는 냉소 반, 이번에는 혹시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 반으로 새로운 BJ들에게 새로운 팬들이 몰려와 또 한번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시청자들과 팬들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죠. 아무리 반성했다고 해도 예전의 훈수충들도 여전히 있고 악성 사심충들의 괴롭힘도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분위기로는 미세하나마 변화가 분명히 느껴졌고 새로운 티어의 일원들도 워낙에 소문이 자자했던 악명높은 판에 스스로 걸어들어온지라 각오가 남달랐습니다. 특히 <염전노예>밈이 개그로 승화되기 시작하자 아예'염전 주인 구합니다' '충실한 염전노예 ㅇㅇㅇ프로브BJ' 라는 방제로 방송을 하기도 하고 '별풍선 0만개에 스타 하루 12시간식 며칠동안 종사하겠음'하는 <노예계약서>를 작성하는 BJ도 생겨났습니다ㅋ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스승이 필요한 법인데 마침 언제까지고 하꼬 BJ일것만 같았던 전상욱이 우연찮게 '김하선'을 가르치다가 신예 육성에 재미를 붙여 다른 한가위 티어들도 여럿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한명이 너무 앞서나가면 곤란하다면서 하나를 키워놓으면 잠시 방생하고 다른 한명을 가르치고, 그 하나가 좀 크면 또 다른 하나를 가르치는 식으로 새싹들의 밸런스까지 고려하며 육성 시뮬레이션을 해나가는 전상욱이었습니다.. ㅋ

스타를 쉰지 1년이 다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스폰게임 전적수가 2위에 달하는 <근성의 상징> 오리BJ도 잠시 돌아와 한가위 티어 한명을 가르쳤습니다. '투게이트 질럿 러시 200판 한 다음에 공발업 질럿 러시 300판 하라' 는 오리의 지시에 '역시 오리다운 교육철학이다'라는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ㅋ  


<한가위 티어>가 예상밖으로 안정적인 정착에 성공하자, 뒤이어 <크리스마스 티어>로 불리우는 일군의 뉴비군이 또다시 대거 유입되고 있습니다. 12월 31일에는 김택용이 사비를 들여 개최한 남녀혼성 스타 팀플대회의 결승전이 진행되었습니다. 2020년 한해를 마무리짓는 이 결승은 5판3선을 두번 해서 동율이 나올 경우 에결로 승부. 여기서 3세트가 여캠 아바타 대전이었는데 상위티어 여캠이 신입티어 여캠에게 오더를 내려 신입티어 여캠끼리 대결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최상위 천상계의 서지수,보혜의 오더를 받는 100일차 한가위 티어가 중위권 '이뀨'의 오더를 받는 20일차 크리스마스 티어에게 연패하면서 또다시 눈높이 오더의 중요성이 확인되었습니다.

https://www.ygosu.com/community/real_article/starbbs/3051452/?page=0&frombest=Y

https://www.ygosu.com/community/?bid=starbbs&idx=3055519&frombest=Y

오더를 내리는 사람과 오더를 받는 사람이 모두 실력에서 뒤처지는 상황임에도 오직 상호간의 이해와 교감, 협력이 있다면 이길 수 있다는게 증명됐던거죠..



게임의 흥망을 가늠해볼 수 있는 가장 큰 바로미터 뉴비유입..  지금까지는 택뱅리쌍에 기대어 왔고 어제만 해도 김택용은 그저 빛이자 택신 그 자체였지만 정말로 10년 20년이 흘러 세대가 바뀔 때 이 판은 무엇이 산소호흡기 역할을 해 줄 것인가..  라는 걱정에 대해 저는 지금까지는 여캠판이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ㅋ 며칠 전 있었던 장윤철 등의 스타 담화? 에서도 김성대가 비슷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https://youtu.be/h4jTqiyInZU?t=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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