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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4/11/20 11:58:17 |
Name | 알료사 |
Subject | 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
관련탭을 무엇으로 할까 살짝 망설이다가 인방적인 요소가 많았던 일이라 생각해서 방송으로 달았습니다. 대부분의 남녀갈등 이슈와 마찬가지로 동덕여대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홍차넷에 끌고오기 민망합니다. 분명 과거의 지역갈등 못지않게 한국사회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이지만, 아니, 오히려 오래되어서라고 하는게 더 적절하겠네요. 오래되어서 - 이러한 쟁점을 불러일으킬 만한 굵직한 사건사고들이 다양한 유형별로 이미 너무도 자주 일어났고 그렇게 야기된 쟁점들에 대해 제도권에서든 넷상에서든 충분하다 못해 지나치게 범람하는 바람에 오히려 폐해가 생길 정도로 많이 논의되었읍니다. 그 지긋지긋한 긴 싸움을 치르는 동안 각 진영의 구성원들은, 혹은 진영이 없어도 무엇이든 자기 주장이 있어서 의견교환을 해본 경험이 있는 모든 참여자들은, 정치인이건 학자이건 논객이건 문필가건 인플루언서건 아니면 평범한 직장인, 학생 등등의 시민이건, 하다못해 어디 방구석 펨붕이 더쿠 유동이건, 산전수전 공중전 뭐 하나 빠짐없이 다 겪어본 백전노장 Lv.99 토끼공쥬가 되어버려서 의제 하나 던져주고 이거 어떻게 생각함 하면 바로 거기에 대한 모든 가능한 주장과 근거들을 A부터 Z까지 모범답안과 해설까지 한큐에 출력해 낼 수 있었읍니다. 설사 언변이나 글빨이 부족해서, 혹은 반복되는 소요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일부러 관심을 갖지 않아서 어떤 정보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도, 남들이 내놓는 주장들을 살펴보며 대번에 그중 금과 옥이 무엇인지 구분해 낼 눈이 생기고 정답지만 쪽집게처럼 찾아 좋아요를 누를 수 있단 말이죠. 막말로 어느 특정 의견을 가진 사람한테 <거절할 수 없는 금전적 보상>을 제안하며 반대쪽 주장을 펼쳐보라고 하면 당장 상대진영 즉전 에이스로 훨훨 날 수 있을 정도로, 서로가 서로간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반박해고 전개해 나가야 할 지 메뉴얼이 상세하게 마련되어 있읍니다. 서로가 아무리 치열하게 싸워도 관중석에서 보면 짜고 치는 고스톱마냥 똑같은 그림만 반복되고 더 발전적인 논의나 협의점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상태.. 그런 교착상태가 시작된지 한 2년(기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가량 지나갔고, 혹자는 남녀갈등으로 이득 볼 사람들이 이제 없어서서 싸움은 끝났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유무형의 합의점과 서로 넘어서는 안될 '선'이 그어졌으며 좋든 싫든 다수가 그걸 지키는 시기가 온 것이라 말했고 누군가는 불씨만 당겨진다면 언제든 다시 점화될 수 있는 화약고라 평가하기도 했읍니다. 그 냉전의 기간 동안, 산발적으로 특정 기업들의 집게손 논란이라든지 주요 인플루언서들의 부적절한 용어 사용 등이 문제가 되거나 했었지만, 그런 이슈들이 소강상태를 깼다고 하기에는 사소해 보였읍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동덕여대 시위가 일어났는데, 시위의 파급력 자체는 앞서 말한 <사소한>건들과 비교해서 그다지 차이가 없어보였읍니다. 뉴스 등 주요 언론들에서도 간략히 요점만을 정리해 보도했고, 정치권에서는 당연하게도 아예 관심 밖 일입니다. 이 사건이 불타오른건 펨코나 디시, 특정 sns등 <불타기 위해 불타오르는>이들만의 세계였고 제가 맨 첫줄에서 동덕여대 이슈를 홍차넷에 가져오기 민망하다 - 라고 적은건 그 때문이었읍니다. 뻔하디 뻔한 작은 사건이면서 괜히 분쟁의 소지만 있는.. 이걸 굳이 홍차넷에.. 특히나 시위 당일날 이미 타임라인에서 남녀공학과 단일성별 학교에 대해서 많은 회원분들이 건전하고 유익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이후에 이어지는 일들이란 도파민 중독자 펨붕이들과 거기에 걸맞는 몇몇 특정 커뮤/sns 유저들끼리의 딸딸이 대결밖에 안남았는데.. 타임라인이나 티타임은 그런 오염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암묵적인 불문율 같은것을 어느정도 홍차넷 회원분들께서 공유하고 계시잖습니까. (음 죄송합니다. 어느날 모 쌤께서 지나가면서 가볍게 구상한 스케치 같은 댓글에 -미국정치를 3억명의 딸딸이가 지배하게 되었다 - 제가 너무 충격과 감동을 받은 나머지 자꾸 이 저급한 은어를 반복해서 사용하는거 같아요. 불쾌하신 분들이 적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아 근데 [너무 찰떡같아서] 대체할 표현을 못찾겠어요. 그래도 가급적 자제하도록 하겠읍니다ㅜㅠ ... 개인적으로 그 표현이 가진 찰떡같음과 고도로 압축된 함의에 필적할만한 건전한 용어를 누가 만들어줬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아무튼 태생이 펨붕이인 저어는 여러 도파민 중독자들과 함께 이번 동덕대잔치 놀이가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읍니다. 냉전 기간 동안에도 펨코 포텐에서는 끊임없이 주기적으로 남녀 갈등 이슈들이 들끓었는데요. 동덕여대 이슈는 제 개인적인 시각에서는 앞서의 것들에 비해 약간의 위화감이 들었읍니다. 시위 주동자들은 그런 방면에서 상당히 노련한 방법론들을 숙지한 인물들일텐데 대학 측의 원인제공 규모와 상응되기에는 어색할 정도로 큰 풀스윙을 날렸다고 할까요? 폭력적이거나 이런걸 문제삼기 이전에, 액션이 초장부터 너무 컸어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제는 이런 싸움이 일어나도 어느정도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된다 - 는 측면에서, 역사적 경험에서 얻어진 어떤 메뉴얼 같은게 있을텐데 아무리 어린 학생들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무모하게 던진다고? 예전에 저는 남녀갈등의 소강상태를 <테테전에서 각자 길고 견고한 시즈모드 라인을 잡아놓은 형국>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이번 동덕여대 시위는 갑자기 모든 시즈를 풀고 정면으로 퉁퉁포 전진하는 그런 모양새로 보였거든요. 여대에서 공학으로 전환하는 논의를 해보자 - 정도의 제안이 학생들에게 그렇게까지 위협이 되었던 걸까? 하지만 다른 여대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된 사례가 있는데 그 학생들은 지금처럼 하지 않았잖아? 무슨 다른 사정이 있는걸까? 동덕대잔치 놀이를 하고 있는 펨붕이들의 난리법석도 뭔가 지나친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는 듯 보였읍니다. 당연히 나 자신도 펨붕이고 꽤나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재미를 만끽하며 사태의 추이를 구경중이었읍니다만, 시위에 가담하거나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당장 인생에 회생불가한 치명적인 타격이라도 입을 것처럼 확정지으며 행복해하는 펨붕이들은 - 그동안의 교착상태에서 어차피 나거한이라면서 반쯤 자포자기하고 있었던 모습과는 상반되어 보였읍니다. 어느 한쪽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건 다들 알고 있지 않나.. 그래서 잠시나마 냉전이 왔던거고.. 이 작은 시위로 인해 어떤 베를린 장벽 비슷한 것이 철거되기라도 할거라는 분위기인데.. 자, 서론이 길었읍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 페미니스트와 변호사 유튜버 '이돈호'라는 분이 디스코드 토론 방송을 했읍니다. 사실 저는 방송에 나온 그 여자분을 페미니스트라고 호칭하기 싫었읍니다. 제가 아는 페미니스트들 - 깊게는 아니어도 평소 여성주의적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가는 분들까지 포함해서 - 과는 전혀 다른 류의 인물이었거든요. 2015~6년도를 기점으로 섞여들기 시작한 이 판의 <뉴비>들.. 모르긴 해도 기존 여성주의자들조차 이들과 도매금으로 묶어 부르면 기분이 언짢아지지 않을까 싶은 그런 사람들.. 하지만 세상은 그 뉴비들을 너무 방치했습니다. 그로부터 수 년이 흐름 현재, 거의 모든 20대와 상당수의 30대들은 그 뉴비들을 페미로 정의했고, 언어적으로 이러한 지칭에 태클걸기 어려운 상황에 이미 이르러 버렸어요. 앞으로 성장할 10대들과 그 이후 세대들도 모두 그 정의를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일겁니다. 그래서 편의상 저도 그 뉴비들을 페미라 호칭하겠습니다. 제가 처음에 페미로 부르기 싫어했다고 해서, 그 뉴비들을 인간적으로 싫어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호칭의 대상으로서의 적절성에 관한 얘기였읍니다. 제가 이 토론을 홍차넷에 소개하는 것은 두 사람의 대화에서 남녀갈등에 대한 수준 높은 논의가 이루어져서는 아닙니다. 그것은 어떤 [이변]이 일어났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지난 수년간 있었던 긴 전쟁의 역사에서 굉장히 희소성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 홍차넷 티타임 게시판에 성상품화에 대한 글이 올라왔고 당연하게도 그 게시글은 2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격전지가 되었읍니다. 우리 존경하는 여러 홍차클러 회원분들께서는 전력을 다해 4대성인 방불케 하는 자제력으로 예의 있는 대화를 나누셨으나 적잖은 분들께서 시정권고와 이용정지 조치를 받았고 급기야는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막내격의 한 회원분이 탈퇴하기까지 했읍니다. 좁혀질 기미가 안보이는 양측의 의견 격차에 '홍차넷에서조차 이정도가 한계구나..' 하는 낙담의 댓글이 달렸고 제가 거기에 대해서 대댓글을 달았거든요. '지금의 이 댓글타래는 기적에 가깝다. 그 정도로 다른 곳의 간극은 더 절망적이다.' 이번에 제가 본 <뉴비 페미>의 토론은 그당시의 기적에 맞먹거나 아니면 조금 더 큰 임팩트를 안겨준 이변이었읍니다. 발단은 유튜버인 이돈호 변호사님께서 동덕여대 시위가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관한 영상을 게시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존칭 생략하겠읍니다) 변호사 인스타에 한 페미가 "여성의 운동에 남성이 말을 얹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DM을 달았고 변호사는 "나는 공개적으로 영상을 게시했으니 비판하려면 개인디엠으로 하지 말고 똑같이 공개토론을 하자" 라고 제안했읍니다. 페미가 수락하면서 토론이 성사됩니다. 약속시간이 커뮤에 공개되면서 펨붕이들과 디시 동덕여대갤 유저들은 물론 소수 페미들과 동덕여대 학생들도 라이브방송을 시청했다고 합니다. 라이브 초기 시청자 수는 약 8천여명, 토론중에 1만3천명 정도까지 올라갔고 막바지에는 2만3천명을 기록했읍니다. 여러 체급 있는 유튜버들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숫자이지만 상대적으로 변호사가 방송인으로서는 하꼬인 점을 감안하면 슈카가 말한 <몸통을 휘두르는 꼬리>들의 세계에서는 꽤 큰 전장이 열렸다고 볼 수 있었읍니다. 시청자 대부분은 펨붕이류 반페미 남자들이었고, 당연하게도 가슴속에 칼 한자루씩 품고 <학살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였죠. 어찌됐든 법과 변론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변호사와 세상 모르고 까부는 뉴비 패미간의 토론이니 처음부터 밸런스가 무너져 있었으니까요. 이제 그 둘의 대화록을 적당히 간추려 기록해 보겠읍니다. 변호사)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들어볼까요? 페미) 남자가 이 이슈에 낄 이유가 있는가 입니다. 변호사) 여성 정책에 대해서는 여성들만 얘기할 수 있는건가요? 페미) 아무래도 당사자니까요. 당사자가 아니면 어떤 점이 문제인지도 잘 모르고 말하는게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변호사) 장애인 정책을 논의할 때 장애인만 얘기할 수 있으면 정치인들이나 논객들, 그 문제에 대해 찬성/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의견을 못 내게 되고 국방/군대 문제에 있어서도 특정 성별만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사회가 제대로 된 토론을 못하고 성장을 위한 정책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페미) 장애인 문제에 있어서 비장애인들은 듣기만 해라 라는 의견이 많아요. 변호사) 그런 의견이 어디에 많나요? 페미) 유튜브 댓글에 많아요. 변호사) 그게 옳다고 생각하세요? 페미) 해당 문제에 대해서 기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어요. 변호사) 기여? 페미) 학생들이 원하는게 무엇인가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작정 폭동이라 말하는게 화가 납니다. 변호사) 내 영상의 주요 쟁점은 공학 여부에 대한 것이 아니었읍니다. 나중에 토론이 전개되면서 그것을 이야기할 수도 있어요. 반대의견 개진을 적극적으로 받아주고 토의하는게 민주주의의 핵심인데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는게 옳지 않다는게 내 영상입니다. 거기에 대해 당사자 아니면 말하지 말라는 것이 님 주장이구요. 페미) 제가 좀 과격하게 DM을 보냈는데 사실 그정도는 아니고 당사자 아니면 좀.. 그정도 이야기였어요. 변호사) 정도의 차이라는거죠? 페미) 이 이슈로 영상 만들어서 조회수 챙기는것도 좋게 안보여요. 변호사) 물론 유튜버로서 마켓팅적인 측면도 있고 조회수 챙길것입니다. 하지만 이걸 공론화해서 담론을 나누는게 사회에 도움이 되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라 생각합니다. 잘못된것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페미) 유튜브 영상 제작하는게 어떻게 기여가 되나요. 변호사) 폭력 시위는 민주주의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 주장을 개진하면서 의견을 나누는거죠. 그것이 정당성이 있나요? 페미) 정당성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죠. 변호사) 잘못된 행동은 맞죠. 페미) 네 맞아요. 하지만 평화로운 방법으로 시위를 했다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을 것입니다. 변호사) 그것은 토론을 어떻게 하느냐 아젠다를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에 대해 공학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더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내 얘기를 안 들어준다고 폭력을 행사하면서 "이렇게 안하면 내 얘기 안들을거 아니냐" 말하는것보다는 내 의견을 잘 주장하는 방법에 대해 탐색해가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페미) 그쵸. 변호사) 그럼 폭력시위가 잘못되었다는건 인정하시는거죠? 다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학 반대 주장을 관철시키기 어렵다, 이렇게 주장하시는거죠? 페미) 네 변호사) 내 생각엔 잘못된 시위 방법으로 인해 주제에서 벗어난 쟁점들에 너무 집중되고 있어요. 지금 공학 전환 찬반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사라졌고 사람들이 전부 폭력시위에만 관심이 있어요. 처음부터 평화로운 시위를 했으면 본래의 주제에 집중할 수 있었을겁니다. 페미) 과연 그랬을까 싶어요. 변호사) 폭력적이어야만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건 폭력시위 옹호 아닐까요. 페미) 옹호하는건 아닙니다. 안타깝다고 말하고 싶어요. 변호사) 어떤 부분이? 페미) 무엇이 학생들을 이렇게 행동하게끔 했나에 대해 따스한 시선으로 보아줬으면 좋겠어요. 변호사) 누가 이 사태를 만들었죠? 페미) 복합적이에요. 변호사) 복합적이라는 것은.. 따스한 시선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거에 대해 조금 더 부연을 해주실 수 있나요. 페미) 여대를 다니는 입장에서 공학 전환은 공포심이 느껴졌을 수도 있어요. 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변호사) 두가지 문제가 있어요. 공학 전환에 대한 찬반 여부가 첫번째고 학생들과 적절한 소통을 했느냐가 두번째입니다. 디자인대학에서 일부 남학생을 받기로 학교 발전 방안 차원에서 제안이 된것이죠. 그거에 대해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게 학교 입장인데 그 이후 전격적으로 폭력 시위가 일어났어요. 그러면 의견수렴을 받으려는 대학에 반해서 시위가 일어나는 바람에 의견수렴이 막힌거 아닌가요? 페미) 결과에 대해서는 안타까워요. 남자 중심의 사회에서 여자들만의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 남자가 들어온다는 사실에 생존 본능으로 과격한 행동을 할수밖에 없어요. 여대에서는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 남자들이 오게 되면 사상검증을 당하고 자신의 사상을 숨겨야 하게 되는게 걱정될 수 있어요. 변호사) 공학에도 여성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고 남여가 같이 다니는 일상적인 풍경들이 있읍니다. 팀 과제를 같이 하고 발표도 같이 하고 그런것들을 준비하면서 충분히 위협적이지 않은 환경을 가진 많은 공학들이 있는데 왜 여대가 공학전환 한다고 생존권 문제가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학교 뿐 아니라 직장 등 대부분의 사회에서 남녀가 융화되어 함께 생활해요. 페미) 여대에 폭력적인 사람들이 있듯이 남자들도 일부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건 당연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들어와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두려울 거예요. 변호사) 일부의 나쁜 사례 때문에 남녀를 격리시킨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닿아 있는거 같지 않아요. 공학 전환이 된다는건 지금 고3인 애들이 신입생으로 들어오는거죠. 대학교 2학년 3학년이 갑자기 들어오지 않아요. 단계적으로 바뀌어 갈건데 고딩들이 갑자기 여자를 혐오해서 범죄를 저지른다, 나는 이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거든요. 페미)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점진적으로 개방하나 한번에 개방하나 큰 차이가 없어보이고 개방하는거 자체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봅니다. 변호사) 남학생들이 들어와서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전제라면 세상의 모든 학교를 남대 여대로 나누어야 합니다. 페미)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참에 전부 그렇게 바뀌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변호사) ... 예술대에서 이 논의가 왜 나왔는지 생각해 보죠. 뮤지컬, 연극 등에서 남자배우가 있고 여자배우가 있죠. 사회에서 흥행성 있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남녀 배우가 함께 연기합니다. 여대 예술학과에서는 그런 것들을 배우고 학습할 기회를 잃어버리는건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페미) 그부분에 대해서는 생각 안해봤는데 변호사님 말이 맞습니다. 변호사) 인문학이나 공대쪽도 마찬가지에요. 사회에 나가면 대부분의 직업들은 특별 성별만 있는 직업은 드물어요. 여자끼리 교육을 하고 수업을 듣고 의견을 나누고 그러한 상태로 졸업을 해서 직장인이 되었을 때 남성 상사나 동료 남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협업 같은 것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페미) 그래서 거의 남자가 있는 직장에 들어가기 꺼려해요. 여초직장을 선호하죠. 변호사) 대부분의 여자들이 남자가 있는 직장에 들어가기 싫어한다.. 맞나요? 페미) 모든 여자들의 대부분은 아니고.. 지금 시위하는 여자들과 그들에게 동의하는 여자들은 대부분 그렇습니다. 남자들이 있는 직장에서 여자가 적응 잘 하는거 중요하죠. 외부에서 봤을 때 여대 학생들이 적응력이 부족하다고 보는 것도 그럴 수 있을거 같아요. 남에게 피해를 안주고 여초 직장을 원하는건 문제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변호사) 개개인이 여초 집단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실현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전체 의견이 수렴되지 않는 상태에서 폭력적 방법을 통해서 자기 집단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관철시키는건 옳지 않습니다. 페미) 처음부터 말했듯이 옳다라고 할 순 없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은 엄청 겁을 먹었을거고 앞으로 그 친구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 여초직장을 가면 된다, 하는 생각입니다. 변호사) 알겠습니다. 제가 폭력시위라는 말은 그만 하겠습니다. 여성인권을 중시하는 총학생회 사람들이 의견수렴을 충분히 했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공학을 찬성하는 학생들, 혹은 아직 의견을 정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수업거부를 강요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면 캡처해서 박제시키고 그렇게 반대의견을 묵살하는건 잘못되었습니다. 페미) 저희는 의견수렴을 안해요. 그냥 행동한거예요. 변호사) 저희는, 이라는건.. 여성인권을 중시하는 분들은 의견수렴을 안한다는건가요? 페미) 저희는 그 학생들(동덕여대)과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지만 근데, 여성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한 무리가 있잖아요, 그 친구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부류들은 그게 디폴트예요. 변호사) 의견수렴을 안하는게 디폴트인가요. 그러면 민주주의랑은 머네요? 페미) 그렇죠. 그래서 민주.. 그 단어를 쓰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요. 변호사) 여성인권운동의 시작이 남성들 위주의 의견수렴 절차에 반대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요? 페미) 시작은 그랬겠지만 그때와 지금은 차이가 있어요. 변호사) 님이 보기에 동덕여대 총학생회를 위시한 집단은 의견수렴 절차를 무시하고 그게 원래 여성인권운동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스탠스라는거죠? 페미) 다 그런건 아니에요. 평화롭게 진행하자며 이런 방식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레디컬 페미들은.. 그리고 그런 사상에 동의하는 분들은.. 과격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변호사) 님이 보기에 동덕여대 시위자들은 현 레디컬 페미들의 모습과 닮아 있는것 같나요? 페미) 나는 이번 시위와 관련이 없지만 여성운동을 많이 해 온 입장에서 보자면.. 닮아 있어요. 변호사) 그럼 님 나랑 의견 똑같네요? 페미) 어찌보면 그렇죠. 변호사) 그럼 내가 비판하는게 그대로 들어맞네요? 페미)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습니다. 내적으로 여러 문제를 검토하는 작업들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한데.. 이런 사건들이 터져서.. 안타까워요. 외부자들이 볼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어서.. 변호사님과 내가 완전히 똑같은건 아닙니다.. 변호사) 여성운동을 얼마나 했나요. 페미) 10년 조금 안됐어요. 변호사) 레디컬 페미에 가까운 편인가요? 페미) 중도 정도 위치에요. 분파가 있어요. 오직 여성끼리 뭉치자는 쪽과 남성들과 함께 가자는 쪽이 있어요. 변호사) 그럼 그 분파들 중에 왜 하필 레디컬페미가 동덕여대 학생지도부가 되어 의견수렴을 하지 않는 행태들이 나타나는거죠? 페미) 내가 동덕여대 학생이 아니어서 모르겠어요. 아마 레디컬페미 동아리가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추측합니다. 변호사) 동아리요, 아 대학내에 동아리가 있군요. 페미) 여대마다 있어요. 변호사) 여대마다 있군요. 그러면 그 동아리에서 총학을 정치적으로 좀.. 잡았다고 할까요, 당선이 되면, 이렇게 흘러가는 건가요? 페미) 총대를 맨거죠. 변호사) 음. 그러면 여성인권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도 이 시위에 대해서 비판점을 제시하는게 내부정화 작용으로 좋은 방향일거 같은데 어떤가요? 페미) 그런 목소리 안들어요.. 변호사) 그럼 레디컬페미가 총학이 되어서 학교 정책에 과격하게 대응하는게 문제가 많군요? 페미) 동아리에서 문제가 많다 들었어요. 나는 동아리에 가입하지는 않았어요. 동아리에서 하루종일 붙어다니다시피 하면서 트위터 이슈도 같이 보고.. 워마드도 하고.. 이런저런 것들을 같이 하면서.. 점점 조폭처럼 되어요. 변호사) 조폭 같이 된다.. 페미) 내부 분열이 많아요. 워마드 이용 여부에 따라서도 그렇고 동아리 내에 레즈들이 많은데 연애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도 그래요. 주요 권위 있는 멤버들과 의견이 다르면 짤려나가기도 해요. 변호사) 그럼 그 권위자들이 사상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건가요? 페미) 그렇죠. 그리고 그냥 페미와 연애하는 페미, 결혼한 페미들간 갈등이 있어요. 변호사) 인간에게 연애하고픈 본능이 있는데 그런 욕구 억제를 강요할 때 사상이 갈린다는건가요. 페미) 그렇죠. 변호사) 모든 여대가 그런가요? 페미)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대체로 그럴것으로 추측합니다. 변호사) 님은 남자와의 연애를 찬성하는 입장인가요? 페미) 할 사람은 해라 정도. 변호사) 님은 연애 하시나요? 페미) 머리 빡빡 깎아서 연애 못합니다. 변호사) 이유가 있나요? 페미) 탈코르셋이죠. 밤송이에요. 변호사) 직업도 여성인권 관련인가요? 페미)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변호사) 그럼 연애를 안하는 입장이고.. 할 사람은 해라 입장이고.. 페미) 아, 저 여자 좋아해요! 변호사) 저도 여자 좋아합니다. 페미) 여자도 좋아하고.. 남자도 예전에 관심은 있었는데 억제하려고 노력해요. 변호사) 그게 사상 때문에 그런건가요? 페미) 내 본능을 나도 모르겠어요. 음.. 억제하는것 같아요. 어떤 남자를 잘생겼다고 말하는 것조차도 금지되는 분위기라서. 변호사) 아 잘생겼다라고만 얘기해도.. 페미) 탈 남성 해라.. 그런게 있어요. 변호사) 자아실현의 관점에서, 나는 이렇게 살고 싶은데 혹시 주변 동료들의 인식이나 여태까지 살아온 삶, 이런거 때문에 자신이 추구할 수 있는 가치를 지나치게 억제하는거 아닌가요? 페미) 그렇게 생각할 기회조차 없었던거 같아요. 이런거 돌아봐줄 사람도 내부에 없어가지고. 참고 사는게 맞는거 같아요. 변호사) 여기서 다시 동덕여대로 돌아가면, 그곳 총학생회 사람들도 그런 내부의 눈치, 서로의 사상에 대한 강요, 같은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도 그렇게 행동하는게 일종의.. 우리가 여성주의에서 경계하는 폭력일 수 있는가요 페미)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어요. (쓸쓸하게 웃음) 잘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변호사) 내가 어떤게 맞다 안맞다 말하기엔 조심스럽지만.. 하지만 자기가 생각하는걸 말하는게 민주사회고 자아실현입니다. 그런데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주면의 눈치나 인식, 자기가 살아온 삶이나 주변인들, 때문에 자기가 실제로 생각하지 않는대로 살거나 그렇게 강요받는게 좋은 것은 아니고 올바른 미래의 방향성은 아닙니다. 페미) 나는.. 레디컬 페미니즘에 관여한지 오래돼서.. 변호사님의 이런 말도 기득권 남자의 기만으로 들립니다. 그렇게 들리게 되네요.. (쓸쓸한 웃음) 변호사) 내가 기득권처럼 말했나요 페미) 기득권이 속편한 소리 한다.. 그런 심정이죠. 변호사) 내가 한 말이, '너는 그럴 수 있으니까 그러지' 라고 느껴진다는 거죠. 페미) ... 동덕여대 얘기하다가 왜 여기까지 왔죠.. (웃음) 변호사) 아 나도 이렇게까지 올 생각은 없었는데.. 얘기를 하다 보니.. 원래는 내 영상에 대한 님의 반박으로 토론을 시작했죠. 그런데 님은 내 의견에 동의했고 내부적인 비판점까지 제기해 주셨어요. 거기서 사실 우리의 토론은 종료되었구요. 그 이후에 여성인권운동을 한다고 하길래 거기에 대한 내부적 혜안이 님에게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페미) 머리 빡빡 깎고.. 시위하고.. 내 주장 펼치고.. 그럴때는 속 시원했는데 뒤돌아보면..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거 같아요. (이때 즈음 해서, 아니 아까 '쓸쓸한 웃음'을 지었을 때부터, 조금씩 흐느낌이 섞이기 시작했다) 변호사) 내가 도와준다 이런 말은 주제 넘는거 같아요. 나는 여성주의 운동을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내가 혹시 도움 줄 수 있는 부분들, 그리고 내 회사에서 도움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거 같아요. 오늘 인터뷰 응해줘서 감사합니다. 어떤 고민이 있다면 내 메일로 보내 주세요. 정답은 제시 못하지만 내 의견을 주고 같이 고민해볼 수는 있어요. 페미) 내 페미 동료들에게 토론 하러 간다, 하고 선전포고 하고 이자리에 왔어요. 이렇게 끝날거라고는.. 지금 다 욕하고 있을거예요.. 왜 이러냐고.. 변호사) 아.. 동료 여성운동가들이 욕한다는건가요 페미) 난리 났어요. 지금 나 죽이려 해요. (웃음) 변호사) 그건 잘못되었죠. 서로 의견을 나누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집단으로 욕하는 문화가 여성운동의 시작과 어떻게 맞닿아 있나요. 너무 많이 괴롭히고 욕설 문자나 스토킹 등이 있으면 내가 비용 없이 형사적 절차 도와주겠습니다. 지금 이 방송을 보고 있는 여성운동가들에게도 말씀드립니다. 내부에서 자정작용이 없으면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들만 살아남습니다. 그러면 지금 동덕여대 시위처럼 다수 대중의 비난을 받는 그러한 사상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어요. 페미) 그런 말 안통해요. 우리들만의 세상에서 눈감고 귀막고 우리들끼리 산다는 주의예요. 나갈 사람들은 나가서 살고 아닌 사람들은 남아서 우리끼리 갈길 가는거죠. 그 사람들도 의리가 있어서 내가 머리 기르고 남자 사귄다고 공격할 것 같지는 않아요.. 변호사) 기회를 준다면 다른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물론 그건 많은 전제가 필요하겠지만.. 페미) 오늘도 나보고 저런데 왜 나가냐 하는 사람들 많았어요. 아마 변호사님이랑 토론할만한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예요. 변호사) 오늘 나와서 토론한거 잘하셨어요. 계속 고립되고 대중들과 멀어지면 좋지 않아요. 와줘서 감사합니다. . . . 이후 조금 엉뚱한 방향으로 대화가 새었는데, 채팅창에서는 초반에 극단적으로 적대적인 분위기였다가 어느순간부터 페미가 예상과는 다르게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지도 않고, 어떤 부분에서는 수긍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점차 <귀엽다>라는 채팅이 올라오기 시작했읍니다. 머리를 깎았다는 말에 <밤톨좌>라고 명명되었고, 밤톨좌가 흐느끼는 대목에서는 일방적으로 동정적 채팅과 ㅜㅠ이모티콘이 도배되었읍니다. 그러다가 토론 종료 즈음해서 밤톨좌는 채팅창에 장난스럽게 올라온 <나랑 사귀자>라는 채팅을 읽습니다. 밤톨좌) 채팅창에서 나랑 사귀자 그러네? 변호사) 네? 밤톨좌) 밤톨이라도 괜찮으면.. 변호사) 응? 밤톨좌) ... 아녜요. 변호사) 음.. 제가 보기에는 많은 시청자들이 밤톨좌님 솔직한 모습에 호감 가진거 같아요. 밤톨좌) ㅋㅋㅋ 어차피 내일이면 또 머리깎고 (페미)트위터하고 그럴건데. 변호사) 사람들은 솔직한 사람을 좋아해요. 밤톨좌님이 내부 이야기 솔직하게 해주셔서 좋아하는거죠. 밤톨좌) 저도 제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어? 변호사가 나한테 맞짱뜨자 한다고? 덤벼봐! 이랬는데.. 변호사) 밤톨좌님은 남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포지션에 있기도 합니다. 밤톨좌) 제가요? 어째서 그렇게 되죠? 변호사) 내부에서 활동을 많이 해왔고, 솔직한 측면이 있고, 내부 문제점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고요. 밤톨좌) 제가 토론 한번 했다고 걔네들한테 야 내가 변호사랑 토론했는데 우리 방식 잘못된거 같애 그런다고.. 들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변호사) 아 그렇진 않죠, 그렇게 하라는게 아니구요, 논의를 확대할 수 있는 매개체는 될 수 있다는거죠. 밤톨좌)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변호사) 이후에 오늘같은 방식으로 남녀갈등 이슈에 대해서 저와 논의를 해주실 수 있는 분이 있으면 제보를 해주세요. 익명도 괜찮아요. 밤톨좌) 와서 욕하고 그래도 괜찮나요? 과격한 친구들이 많아서.. 변호사) 요.. 욕설.. 의사소통의 방식을 매너있게 하는게 좋겠죠. 밤톨좌) 얘기해볼께요. 변호사) 네 부탁해요. 밤톨좌) 근데 칼 갈고 있는 사람들 많아서 긴장하셔야 할거예요 변호사) 칼 갈고 있어요? 저한테요? 밤톨좌) 네 변호사) 아 조심해야겠네요 ㅋㅋ 밤톨좌) 네 밤길 조심하세요 ㅋㅋ 그렇게 디스코드를 끝마치고 이돈호 변호사는 맺음말을 했읍니다. "들을 말들은 다 들었읍니다. 어떤 페미니즘 사상이 있고, 또 여대에는 어떤 페미니즘 사상이 들어가 있는지, 또 현 동덕여대 시위가 무엇에 영향을 받아 일어나게 되었는지. 솔직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읍니다. 용기 있는 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중에 꼭 다시 모셔 보고 싶어요. 저한테 칼 갈고 있다는 분들과도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해보겠습니다. 여성이 비 기득권이어서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서 들어볼만 합니다. 어떤 점에서 어떻게가 중요하겠죠." 이후 이돈호 변호사는 다음 순번을 기다리고 있던 두번째 페미니스트와 토론을 했읍니다. 스스로 소개하길 13살 때부터 트위터, 메르스갤러리, 남자연예인갤러리 네임드로 활동했고, 혜화역 딥페이크 시위에서 연설도 했다는 2번 토론자는 앞서 밤톨좌와는 달리 음성변조를 하지 않고 본인의 목소리로 초반에는 꽤나 티키타가가 되는 자기 주장을 펼쳤으나 중반을 넘어가면서 말이 궁해지고 자살골을 너무 많이 넣어서 쟤 페미 아니고 그냥 동덕여대 돌리려고 첩자로 온거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읍니다. 당연히 펨붕이들에게는 빅 웃음을 선사했기 때문에 밤톨좌와는 다른 의미에서 이날의 스타가 되었읍니다.. ㅋㅋ 그리고 이돈호 변호사는 방종멘트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읍니다. "시청자 수가 너무 많아서 당황스러웠읍니다. 생각보다는 잘 진행되었읍니다. 방금의 두 토론처럼 의견 교환 방식을 잘 가져가면 동덕여대 문제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가 어떤 의견을 낼 때, 상대를 강압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상대의 작은 쟁점에 몰입해서 상대를 끝까지 밀어부치지 않고, 상대와 언제나 대화할 수 있는 열린 태도로 동덕여대 재학생과 교직원들이 대화하면 여러가지 대안적인 정책들, 방향들을 충분히 수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상대를 끝까지 밀어부치지 않고]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실제로 2번 페미니스트와 토론할 때 상대방이 곤란한 기색을 보일 때마다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라며 안건을 넘겼고, 심지어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이런 근거들을 대면 주장이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요?>하면서 상대방에게 유리한 변론을 대신 해주기도 했읍니다. 채팅창에서는 왜 그렇게 봐주냐, 혼자서 장기둔다, 라는 볼멘소리가 나왔구요. 제가 앞서 말한 <이변>이라는 것은 물론 밤톨좌 케이스였읍니다. 토론 내용은 어린 아이 그 자체였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토론이 시작되기 전 관람석에 자리잡은 관중들은 그 누구도 상호간에 정상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리라 예상하지 않았읍니다. 언제나처럼 개 막장 헬파티가 펼쳐질것이 기정사실화 된 상태였고, 그 아수라장에서 그래도 <프로>인 변호사가 상대를 짓이기는 광경을 보며 도파민을 채우고 싶을 뿐이었죠. 그런데 밤톨좌는 본인 주장과 근거가 빈약해지던 순간이나 상대방에게 승복함으로서 어쩌면 패배감에 휩싸여 위축될 수 있었음에도 꿋꿋이 자기가 할 말을 다 했고, 변호사 또한 자기보다 한참 낮은 레벨의, 관점에 따라서는 억지 떼쓰기처럼 보일수도 있는 발언까지 끝까지 경청해가며 눈높이 토론을 했읍니다. <용기 있는 사람이다>라고 상대를 치켜세우는 발언에서는 어떤 기사도를 본 듯한 기분까지 들었읍니다. 토론을 마친 밤톨좌는 본인의 인스타에 "이돈호 변호사님 즐거웠습니다. 채팅창 분들도 응원과 격려 감사합니다" 라는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밤톨좌의 아이디 - 탈코르셋69 - 누가봐도 <진짜>임을 알아볼 수 있는 아이디였음에도 펨코와 디시에서는 응원댓글이 달렸습니다. 실시간으로 라이브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게는, [아니 대화가 가능한 페미가 있다고?] 라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는데다 밤톨좌의 진솔한 모습에 꿈뻑 죽어서 방송 종료로부터 대략 한시간 정도까지는 펨코와 디시에도 압도적으로 호의적인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니 야 이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스윗 한남 새기들아 너네가 그꼴이니까 한국이 페미왕국이 되는거다, 라면서 정상화(?)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밤톨좌는 다르다 vs 어차피 페미일 뿐이다 가 반반으로 갈렸죠.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사람들이 많아야 2만명 안쪽이었고, 펨코와 디시의 체급은 그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분절적으로 올라오는 피셜을 통해 전해들은 사람들은 왜 밤톨좌가 달랐다는 건지 이해가 안됐을 것입니다. 부분적으로는 평소에 흔하게 보던 불통의 주장들을(남초 입장에서는) 많이 했으니까요. 하지만 극과 극의 대척점인 적진에서의 엄대엄 민심은 그것만으로도 제 4지구라 할만했습니다. 이날의 토론이 한 줏대 없는 팔랑귀 소유자의 일시적인 변절일 수도 있고, 아예 토론 자체가 영원한 대립의 시간 속에 스쳐 지나가는 찰나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서도.. 일이년 정도에 하루쯤은 이런 날이 있는것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이년 전에 보고 오늘 봤으니까 다음 텀은 조금 더 줄어들면 좋구요. 끝으로 라이브 토론 다시보기 링크를 남기고 마치겠읍니다. https://www.youtube.com/live/e1VV4tX5_g8?si=CWoO4Qf6ZuoGCPv0&t=430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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