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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3/07/30 03:33:01수정됨 |
Name | 알료사 |
Subject | 화성남자 금성여자 in 스타교육 - 2 - |
우힝이 현역시절 프로게이머들을 드레프트 세대 이전과 이후로 나눌수 있다면 스타여캠들은 대학대전 세대 이전과 이후로 나뉠것입니다. 각자의 스타실력을 통합 elo와 그때그때의 폼으로 측정하여 0티어부터 8티어까지 나누어 배분하고 한두달 간격으로 승격과 강등이 이루어지며 밸런스 매칭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완비된 이후 대학대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학대전 이전에는 그러한 세부적인 측정이 필요하지 않았는데 6개월~1년정도의 유행쿨이 돌 때마다 유입되는 신규 BJ들이 체계적인 교육 없이 선배들을 따라잡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연차와 짬밥이 곧 명확한 티어제도로서 기능했던 것입니다. 이른바 '고대여캠'이라고 불리우는 화석들.. 오래된 순서대로 퀸 - 애니멀 - 아메바 - 돌맹이 - 미세먼지.. 등등이 각 세대에 붙여졌던 이름이었습니다. 우힝이는 2018년 아메바티어 테란으로 입문했습니다. 언뜻 들어봐도 멸칭임을 어느정도 짐작하게 해주는 티어명 20년 이상 고인 게임의 뉴비들이 약소종족을 선택해 겪어야 했던 고난을 뚜렷한 수익모델이 구축되기 이전 황무지를 개간해야 했던 하꼬BJ들의 시행착오를 나새끼는 지금껏 너무도 길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해 왔으므로 여기서 또다시 녹음기를 돌리지는 않겠습니다. 분명한것은 우힝이가 이곳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과 누군가 이 판에서 도저히 가망이 없어 보여서 스스로 혹은 타인이 포기하라 종용할 때 아닌걸, 우힝이도 했는데. 우힝이가 한 일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어.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새로 만들어진 티어표에서 우힝이는 3티어에 자리잡습니다. 이른바 '서보정' 이 위치한 천상계 1티어를 논외로 하고 방송으로 스타를 시작해 성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한계치를 어떠한 계기로 아슬아슬하게 부수느냐 마느냐에 따라 2티어 3티어가 나누어졌으나 언제까지나 이들의 본업은 BJ이고 스타는 단지 매개일 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러프하게 평가했을 때 우힝이는 어느정도 정상에 가까워졌다 말해도 과하지 않았습니다. 흑카데미 2022년 늦가을 대학대전이 종료되고 생겨난 공백기를 강덕구,단잉 등이 중심이 된 유치원 세대들이 메꾸었고 뒤이어 도재욱,박재혁,염보성,서지수,몽군 등등이 학원 개념의 교육을 이어나갔습다. 이후 스타판에서는 낯설기 짝이 없는 세력들이 침공?하여 또다시 대학을 표방하는 크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데 이는 차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흑카데미는 흑운장 이성은 산하 테란 여캠 6인이 모여 만들어진 교육기관입니다. 이곳은 생성부터 여타 크루들과 상이했는데, 기존의 크루들은 설립자든 수장이든 구성원인 학생들이든 교육이라는 컨텐츠를 이용해서 어떤 식으로든 방송을 키우고 어그로를 끌어서 별풍수익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기본 목적성이 있습니다. 그 전제 하에서 스타를 재밌게 하든지 말든지 교육을 진지하게 받든지 장난으로 받든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흑카데미는 교육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개설도 흑운장이 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흑운장을 찾아가 추대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별풍수익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타 교육기관과 대전을 잡지도 않았습니다. 이는 학생 6인 전원이 테란인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테란은 모든 티어에서 최약체였고 대학대전에서는 필패카드였습니다. 단 한번의 대전에서 천만 단위의 펀딩이 걸리는데 졌다하면 테란이고 테란선수가 욕을 먹고 책임추궁을 당하고 퇴학을 당하고 스타를 접게 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그렇게 테란 기피 현상이 생기고 프로토스와 저그만으로 엔트리가 채워지자 두 종족만의 대결이 지겨워진 시청자들은 그때서야 뒤늦게 테란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깨달았지만 욕심만 가득한 이기적인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대학에서 테란을 가르치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특유의 인내와 기다림으로 지두두, 태영을 길러낸 신상문의 우끼끼즈와 눈앞의 승리보다는 진득한 가르침을 바라는 6인의 테란여캠들이 추대한 이성은의 흑카데미 이 두곳만이 테란의 산실이 되었습니다. 우힝이도 흑카데미의 여섯 제자중 하나였습니다. 테란의 길 6월6일, 7월25일 우힝이는 이제 막 4티어에 올라온 신성 프로토스 단잉과 슬돌이에게 충격의 (도합)8연패를 당합니다. 대학대전 이후 세대인 단잉, 슬돌이는 동기인 카히리, 모꿀몬 등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마치 해가 바뀌면 학년이 오르는 초등학생들마냥 성큼성큼 티어를 올려왔고 소속 대학에서의 맹활약으로 확보한 팬덤 덕분에 언제나 그들이 위치한 곳이 황금티어가 되고 시청자와 별풍선이 몰렸습니다. 인기와 돈은 최고의 동기부여가 되어 실력상승을 추동, 우힝이가 했다면 너희도 할 수 있다 - 그 산을 정복하기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지만 흑운장 입장에서는 아직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연습 안해? 그냥 적당히 하면 돼? 적당히 하려고 나한테 온거야? 그냥 친하니까, 어, 언제나 웃으면서 하면 되고, 그냥 재밌게 하고, 가끔 스타 컨텐츠 하고, 또 2부(다른게임) 하고, 그러면 되는거야? 너 전에 우리집 왔을때.. 다린이랑.. 우리집 왔을때.. 열심히 할것처럼 그랬잖아, 변할것처럼 그랬잖아, 근데 하.. 이제 큰소리 내기도 싫어, 큰소리 내는게 힘들어, 솔직히 좀 전에 게임 보는데 너한테 실망했어. 너 똑같은 모습에 실망했어. 너가 게임을 자꾸 이렇게 하면 나는 무슨 얘기를 꺼낼수밖에 없냐면 난 진짜 다크에덴 얘기를 꺼낼수밖에 없어. (다크에덴은 우힝이가 스타만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입이 생기지 않아서 홍보개념으로 플레이하는 모바일게임) 나도 너 사정 아니까 하라고 했어.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면 나는 얘기를 안할수가 없어. 한달에 100시간씩 뺏기는데 어떻게 내가 스타 크루 수장인데 그 얘기를 안해. 적당하게 스타 병행할거면 진짜 말 그대로 적당하게 해.. 맨날 (저티어한테) 따였다는 얘기밖에 안들리고 우리가 고티어 땄다는 얘기는.. 아니, 고티어에게 도전했다는 얘기조차 없어.. 자기보다 낮은 사람이 자기한테 도전해왔다는 얘기는 수두룩하게 들리는데 나보다 잘하는 사람한테 가서 게임 했다는 얘기조차 못들어.. 이겼다는 얘기는 기대하지도 않아. 그래놓고 맨날 입으로만 찐타니 뭐니.. 맨날 스폰게임 끝나고 나서 아 손 안움직이네, 몇년동안 안 움직이는거야 손이!!!! 그게 너의 모습이야.. 그 1700따리(래더) 테란이 너라고.. 너 작년에 몇점이었어, 1700점이었지. 재작년에 몇점이었어, 1700점이었지. 혜로로 하블리 하이래더 2천 찍고 1850 1900에서 노는데 너가 너 입으로 얘길 해. 스타 잘해지는거 관심 없다고. 그냥 같이 하는게 좋은거라고. 내가 종종 그 얘기 하지. 여캠들 아가리로만 스타 잘해지고 싶다고 얘기하는거 너무 싫다고. 기분이 더러워 죽겠어 아주.. 할 말 있어? 있으면 해. 없으면 나가고. (디스코드에서) . . . 평소의 흑운장이 엄격했다고는 하나 언제나 게임 내용으로만 혼냈던 것이 비해 이상하리만치 가혹하고 필요 이상으로 감정적인 질책이었습니다. 우힝이가 옛날부터 선생님의 회초리에 약한 아이가 아니었음에도 BJ로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거의 구도에 가까운 게임을 해왔던 자신에게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문제삼아 그렇게 할거면 나가라는 식의 힐난은 분명 서운한 일이었습니다. 하차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시간을 주십시오. 붉어진 눈으로 조용히 대답을 남기고 우힝이가 물러나자 흑운장 또한 당혹스러울수밖에 없었습니다. 내 학생들은 어떤 담금질도 견뎌낸다. 그렇게 우리 테란들은 강해진다. 흑운장의 자부심이면서 학생들의 자부심이기도 했고 대학대전 세대들과는 다른 흑카데미의 힘이라고 생각했을 터인데.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려니 깊은 새벽 깨어있던 나머지 학생들이 디스코드에 참여하여 이 일을 걱정했습니다. 빈 술병이 늘어나는데 근심은 덜어질 기미가 없고 그대로 해가 뜨고 말았습니다. 소식은 진작에 펨코스갤에 전해졌고 인생이 너무 한가해서 잠도 없는 우리 스꼴들은 현생에서 난리법석인 여러 이슈들에도 아랑곳없이 우힝이 떡밥을 물고 밤새 잉여력을 쌓았습니다. 우힝이가 스타를 접을지도 모른다 - 흑운장은 막내인 최세상에게 우힝이 탈퇴 공지를 작성하라고 지시합니다. 만 하루가 지나고 다음 다음날 아침이 되어 공지글이 올라옵니다. 모든 대학의 방출 관련 오피셜은 "Goodbye" 라는 문구를 띄운다는 관행을 살짝 비틀어 우힝이의 잔류를 알렸고 무단휴방 이후 돌아온 우힝이가 하루동안의 심경변화를 설명합니다. 그러고 있다가.. 생각이 많아졌지 나도.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했거든요. 하루 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어제 노공지 휴방 개꿀이었지만.. (웃음) 그래서 하루 종일 생각을 했어. 원래의 나였다면 원래의 우힝이라면 존나 씩씩하게 아 스타도 열심히 할께요 앙! 이러면서 존나 까불어 제끼면서 넘어갔을거야 근데 내가 왜 그럴까 내가 왜 열심히 하겠.. 운장샘은 그냥.. 모바일 게임을 병행해도 상관 없으니까 스타도 열심히 할께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싶었을거야. 그걸 나도 아는데. 내가 그 말이 안나오는거야. 뭔가.. 내가 그 말을 한다고 해도, 또 내가 진다거나 잘 안풀리는 상황이 왔을 때 또 모바일 게임 얘기라든지 스타 열심히 안하다, 이런 얘기가 나올거 같고 나도 모바일 게임을 병행하면서 스타를 예전처럼 열심히 갈 그런 상황까진 아니니까. 그런것도 걱정되고 맨날 운장샘이 나 안느는거 보고 극대노 하면서 힘들어하는것도 미안하고 열심히 한다고 말은 누가 못해. 말은 그렇게 씨부려놓고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올게 무섭고. 지키지 못할 약속 하는것 같고. 진짜 흑카데미를 나와야 되나.. 어쨌든 방향성이 안 맞으니까.. 그렇다고 스타를 접겠다는건 아니었어. 나 때문에 아무도 고통 안 받고 나도 고통 안 받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렇게 할까. 막 이런 생각들을 했어. 하루 종일. 근데 또 원래의 우힝이라면 절대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텐데 내가 왜 이럴까 뭔가.. 후회할 것 같은거야. 너무 대가리가 안돌아가고 힘들어서 혼자 주접싼다고.. 바깥 산책을 해야겠다, 대가리를 좀 식혀야겠다, 새벽에 밖에 나갔어. 새벽에 나갔는데, 아이스크림 가게 옆에 무슨 오늘의 운세 뽑기같은게 있는거야. 이거나 한번 해볼까 심심한데 그래서 이거를 뽑았어. 이 종이가 캡슐에 담겨 있었거든. 여기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알아? 이거 보고 진짜.. 이거 뽑을때까지만 해도 아 흑카데미 나가는게 맞겠지 이러고 있었거든 근데.. (어쩌고 저쩌고 운세를 읽는다) 여기까지는 그냥저냥 그렇잖아, 대충 뽑으면 그냥 나오잖아, 그런데 이 뒤에.. 마지막줄에.. 배우는 입장의 사람이라면 자칫 좋은 스승을 잃을 수 있으니 얕은 수를 쓰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미친 그냥 길가다 뽑았는데, 새벽에, 이걸 보고 갑자기 심장이 쿵 내려앉는거야. 내가 흑운장을 잃는다고? 갑자기.. 뭔가.. 어 쉣.. 이때부터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어.. 다음날 LASL 16강 더블엘리방식 안아와 최종전에서 3판2선승으로 맞붙게 됩니다. 안아는 우힝이 다음 세대인 돌맹이 티어 출신으로 2021년 4월 레종최에서 서지수를 잡아낸 이후 멈추지 않고 위만 바라보고 올라가 LASL 시즌13,14 시즌 연속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시즌13에서는 보혜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끝에 3:4로 석패, 자타가 공인하는 여성 프로토스 2인자로서 자리매김합니다. 대학대전에서는 10연패중인 NSU에 뒤늦게 입단하여 팀의 연패를 끊고 에이스로 인정받았습니다. 팀 해체후 2023년에는 무소속으로 게임에만 전념, 본인의 하이래더를 계속해서 갱신하며(2150) 서지수, 카덴지, 보혜, 정소윤, 다린에 이어 6번째 래더S 달성을 목전에 둔 상태였습니다. 우힝이와의 상대전적은 38승 8패로 일방적인 우위 1세트를 언제나처럼 가볍게 안아가 가져가고 2세트를 기습적인 타이밍러시로 우힝이가 만회 3세트가 무난하게 흘러가는 가운데 해설하는 흑운장은 타이밍러시를 의식한 안아의 게임진행이 매끄럽지 않음을 지적하고 우힝이 스타인생의 모든 역량을 결집한 21업 업테란 병력이 1베슬과 함께 진출하는데.. 흑운장 "우힝이는 혼자 자멸하지 않았을 경우 나름의 화력이 나오는 테란이다" 경기 직후의 우힝이 "나는 힝운장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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