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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1/01/03 17:08:00 |
Name | 그저그런 |
Subject | 평생 가본 고오급 맛집들 |
제 취미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겁니다. 저는 맛집 탐방이라는 취미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왜냐하면 노력이나 재능이 딱히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ㅎㅎ 다른 취미와 달리 노력이나 실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전문가가 해주는걸 즐기기만 하면 되니까 엄청 편하잖아요 :) 코로나 시국이라 맛집을 못가는 기념으로, 그동안 가본 고오급 맛집을 적어봤습니다. 1) Arpege @Paris 전설의 쉐프, 베지터블 오뜨뀌진의 선구자 알랑 파사드의 아르페쥬 입니다. 확실히 불어를 쓰면 있어보이는것 같아요. ㅎㅎ 야채 요리 전문이라는 뜻인데 그만큼 맛있습니다. 쉐프들이 직접 농사짓고 과일돌보고 하는거 이 아저씨가 원조일거예요. 고급 재료가 아닌 흔히 구할 수 있는 채식 위주 재료들로 저녁 코스를 채우고, 그게 또 전혀 아깝지 않아서 유명한 식당인데 제가 갔을때는 봄날의 메뉴 행사가 있어서 엄청 큰 아스파라거스랑 광어, 랍스타 먹었어요 ㅎㅎ 고오급 재료라 사실 좋았습... 하지만 진짜 하나하나 예쁘고 맛있어서 비싼재료가 없었더라도 만족했을것 같습니다. 음식, 공간, 분위기, 가기 전에 내리쬐던 파리의 햇살, 와이프랑 뒹굴던 공원 벤치 다 좋았는데, 서빙 해주시는 분이 좀 덜 친절했던것 하나 살짝 아쉬웠어요. 2) Guy Savoy @Paris 출장 다녀오다가 환승중에 급하게 들른곳이었습니다. 여기 쉐프님은 훈장도 받았다더라고요. 센느강이 보이는 엄청나게 우아하고 격식있는 분위기인데 막상 식기랑 분위기는 유쾌했습니다. 특히 서빙 해주시는 분이 쉬지않고 재밌게 설명 해주시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서비스였어요. 음식은 진짜 프렌치같은 맛이었어요. 신기하고 재밌는 에피타이져를 헤쳐나가다 보면 메인에서 모든걸 농축한 음식을 입안에서 터뜨려버리는 듯한 그런 맛요. 그 모든 모험을 끝내고 나면 드디어 디저트 먹을 자격이 주어지는거죠 :) 특히 아이스크림. 3) Robuchon au Dome @Macau 사진은 저 아닙니다. 체형이 유사하긴 하지만... 당시에는 로부숑 쉐프님이 살아계실때 갔었는데, '지겹게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평가 그대로 엄청 맛있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 디저트 트롤리는 다시 봐도 뭔가 행복이 가득가득 한 기분이 드네요. 주말에 놀러가기 딱 좋은 마카오에 있고, 점심이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맛있게 먹어서 좋았습니다. 4) The Eight @Macau 로부숑과 같은 건물, 바로 옆에 있던 디에잇입니다. 중식 파인다이닝이라 전형적인 딤섬 위주 코스 요리를 생각했었는데요, 거위간을 제대로 중국식으로 조리한 요리가 나와서 신기했습니다. 물론 딤섬도 엄청 맛있었고요. 5) Jade Dragon @Macau 건너편의 The tasting room과 함께 타이파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이었습니다. 더 테이스팅룸 정말 친절했었는데 아쉽게도 폐업한것 같아요. 여기는 위에서 적은 딤섬과 중식 코스요리였는데 맛있는건 당연하고 사진의 쁘띠푸 처럼 적절하게 현대 음식과 섞여있는게 좋았습니다. 홍콩-마카오에 비슷한 수준의 음식점들이 꽤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였어요. 6) 8 1/2 Otto e Mezzo - Bombana @Hong Kong 여긴 평이 좀 갈리던데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점심에만 세 번 갔던것 같아요. 그 중 한번은 긁혔는지.. 그 때 먹은 파스타가 제 인생 파스타중 하나였습니다. 계속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이유가 있는것 같아요. 주말여행으로 홍콩을 몇 번 놀러 갔었는데, 갈때 들를지 고민하는 식당 중 하나입니다. 7) Bo Innovation @Hong Kong 엄청나게 실험적이고 재미있던 식당이었습니다. 에그녹하고 홍콩식 계란빵 같이 신기한 음식들이 코스의 일부로 나왔었어요. 다음에 홍콩을 간다면 또 가보고 싶습니다. 8) Lung King Heen @Hong Kong 홍콩 고오급 맛집의 기준이 되는 룽킹힌입니다. 예약이 힘들어서 그렇지 기회와 예산만 있으면 가야죠 ㅎㅎ 전 마카오의 지얏힌이나 서울의 유유안도 좋아합니다. 포시즌의 식당은 다 좋은것 같아요. 9) 라연 @서울 https://redtea.kr/?b=17&n=565 에서 적엇듯 가장 앞서나가는 한식당이죠. 음식들 하나하나가 다 맛있고, 간장만 들이켜도 맛있습니다. 또 가보고 싶어요 ㅠ 10) ABaC @Barcelona https://redtea.kr/?b=17&n=635 저 쿠션 그릇이 딱딱하고 차가워서 놀랬었습니다. 다녀와서 바로 적은 후기는 링크에 있어요. 입장할때 지나치던 정원, 티타임, 주방투어를 하면서 서서 먹었던 아뮤즈, 음식, 나오던 길 까지 다 즐거웠어요. 14살에 웨이터로 시작해서 24살에 처음 별을 받은 천재셰프 Jordi Cruz Mas의 식당입니다. 바르셀로나에 출장만 두 번 갔는데 마지막 출장 마지막 날에 들러서 아쉬웠습니다. 11) Le Bernardin @New York 저녁임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육회 같은 요리인데 엄청 예쁘게 플레이팅 되어있지 않나요. 뉴욕에서의 첫 저녁이었는데 시차적응이 덜 되었음에도 분위기도, 음식도 다 좋았어요. 12) Per Se @New York https://redtea.kr/?b=17&n=842 인생 식사였습니다. 자세한건 위에 후기를 적었습죠. 그 날 아침에 돌아다니던 센트럴 파크부터, 식사, 이후에 갔던 쿠바까지.. 여행 전체를 즐겁게 하는 경험이었어요. 13) Eleven Madison Park @New York 마지막은 역시나 EMP입니다. 시차에 시달리면서 며칠밤을 세워서 준비한 발표를 마치고 비몽사몽 중에서도 간신히 의식을 붙잡고 찾아갔었습니다. 그리고 맛있었죠. 흠잡을 데 없는 식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사실 EMP에 어떤 감상을 더 붙일 수 있겠어요. 그냥 EMP인데요. 여기까지가 평생 가본 고오급 레스또랑 들이었습니다. 최근 6~7년동안 다녀온 곳들이네요. ㅎㅎ 한끼에 100~350불 정도 했어서 밥값으로 치면 엄청 비싼데 취미생활로 생각하면 또 괜찮았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얼른 이 시국이 끝나서 다른 맛집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얼크은헌 해장국집이라도 좀... 요즘은 집에서 혼술하고 해장국이 너무 땡깁니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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