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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3/15 14:05:40
Name   Picard
Subject   안철수 vs 오세훈 누가 더 급한가? (feat. 윤석열)
안녕하세요. 정치 이야기 좋아하는 아잽니다.

요즘 서울시장 보궐선거 돌아가는 꼴이 정말 흥미진진하네요.

일단, 박영선 vs 김진애 후보 단일화는... 사람들이 아무 관심이 없어요. 안철수-금태섭때보다 더... 그냥 영선이 언니가 될거에요.
애초에 김진애가 서울시장 후보 되겠다고 나온 사람도 아니고...
이러다가 김진애가 되면 좀 재미있으려나...

정말 재미있는건 야권단일화죠.
안철수-금태섭은 '우리 철수님이 얼마나 성장했나?' 하고 보는 평가전 느낌이었는데...
'뭐 나경원이 되지 않겠어?' 라고 생각했던 국힘 경선에서 오세훈이 이겼어요. 우와...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경원 보다는 오세훈이 안철수한테는 낫지. 나경원은 절대 안 물러날테니까... 하고 있었는데..
어라? 오세훈이 되니까 지지율이 올라가기 시작해요.
우리 철수님 급해졌어요. 그래서 '시간끌지 말고 후딱 단일화 하자!' 라고 해요. 오세훈이 더 치고 올라오기 전에.
국힘쪽은 느긋해지고요. 추호 할배가 '봐라, 뒤로 갈수록 우리가 유리하다니깐?' 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안철수측은 선대위도 안 만들고, 우리가 이길테니까 국힘의 조직과 돈 좀 가져다 쓰지 뭐... 하고 느긋했는데 이젠 그냥 '철수네는 사람이 없어서 선대위도 못 만들었대~' 라는 소리까지 나기 시작해요.

엥? 거기다가 지난주에 우리 윤총장님 전격 사퇴해요. 본인 말로는 정치 한다고 안했는데, (안했죠?) 정치에 뛰어 들었어요.
이제 안-오 둘중 하나가 양보해서 한명은 시장하고 한명은 대선 나가는 그림이 어그러져요.

이젠 둘중 하나 지면 그대로 정계은퇴까지 가야 할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급해진거죠.
슬슬 단일화 협상에 파열음이 들려요. 그래도 실무자끼리 싸웠지만 안-오 둘이 만나서 수습했대요.

하지만! 둘다 급한데 좋은 소리만 나오겠어요?
안철수가 14일날 자기 페북에 오세훈과 국힘을 엿 먹이는 글을 써요.
후보는 의혹조차 있으면 안된다. (오세훈 부동산 투기 의혹) + 과거에 꼬투리 잡힐 일 있으면 안된다. (오세훈은 무상급식부터 해서 꼬투리 잡힐일이 많지만, 안철수는 한게 없으니 거꾸로 잡힐 것도 없음) 라고 오세훈을 디스하고... 2번 4번이 문제가 아니라 윤석열까지 포함한 더 큰 2번을 만들겠다고 국힘에 어그로를 끌어요. 아니 솔직히 두산팬한테 LG팬이 '우리 합쳐서 서울연고의 무적팀을 만들자! 팀명은 두산하고 주전은 LG 위주로' 하면 '아~ 좋은 생각이네~' 하겠어요? 일단 멱살부터 잡고 보지.
(뇌물 이야기도 하면서 추호할배까지 디스한 것은 덤)

이러니까 오세훈이 '안철수가 후보 되고, 야권이 '안철수-윤석열 '로 합치면 내년 대선때 100% 분열이다!' 라고 디스를 해요. 그러니까 안철수 말고 자기가 되어야 내년 대선도 이긴다는거죠.

추호 할배가 디스당하고 가만히 있을리가 없잖아요? '토론도 못하는게 무슨 시장' 이라면서 안철수를 디스해요.
지금 안철수는 부들부들.. 모욕적이라고 페북에 글을 써요.

게다가 여기 뉴스게시판에도 올렸지만 3자 대결안해도 오세훈이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나와요. 안철수는 이기고, 오세훈이면 진다라고 나와야 그나마 단일화라도 되는데, 이거 단일화 안해도 국힘이 이긴다고 하니 단일화 동력이 떨어지겠지요. 이런 여론조사 몇가 더 나오고, 그 와중에 둘이 막말까지 하게 되면 단일화는 파토입니다.

이 모든게 윤석열이 사퇴하면서 벌어지게 된 일이에요.
윤석열의 지지층은 '이놈도 싫고, 저놈은 나은줄 알았다니 저놈도 똑같네. 다 싫어!' 하는 사람들이에요. 심정적으로 국힘보다 안철수를 지지하겠죠. 그래서 우리 윤총장님이 이놈 수사하고, 이제 저놈 수사하니까 열광했어요. 검찰총장이 나오자 마자 정치해도 되느냐를 따지는 것 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윤석열이 국힘당 가면 '어? 저놈 수사하는게 이놈편 들려고 한거였어? 그래서 나오자마자 이놈한테 들어간거야?' 가 되어 버리니까 들어갈수가 없어요. 이때다 싶어 안철수는 윤석열은 내편~ 하고 있는거고요.

만약에 (1), 안철수가 시장이 된다.
안철수는 윤석열이 내편이라면서 둘이서 국힘당이 아닌 중도보수당, 실용보수당을 만들 거에요.
이래저래 사람이 모일테고, 국힘당에서 친황/친박이 아니었던 사람들이 옛날 바른정당 나가던 것 처럼 이쪽으로 합류할거에요. 예전처럼 한 30석 모여서 교섭단체 만들어지면 정국의 주도권을 쥘수도 있어요. 여기서 삐끗하면 TK보수당vs비TK보수당으로 분열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가지는 않을거에요.
대선때 또 범야권 단일화 이야기를 할거고, 내세울 후보가 없는 국힘이 아니라 신보수당의 윤석열이 대선후보가 되고, 안철수는 킹메이커가 되는거죠.
'형, 이번엔 내가 형 밀어줬으니까 차기는 나다?!' 라고 하면 윤석열이 일단 OK 하겠죠.
윤석열의 치부, 가족 어쩌구 하는데 열혈친문의 행복회로일뿐이고, 검찰과 언론이 사랑하는 후보가 그런게 문제가 되겠어요?

이렇게 되면, 103석의 국힘, 공화당부터 정통(?) 보수의 족보를 가지고 있던 국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도 못내. 내년 대선 후보도 못내, 내년 지선때도 TK 빼면 제대로 후보도 못내... 망하는 테크를 타는거에요.
나중에 '국힘은 언제부터 망했나요?'라는 질문에 '계속 삐걱거렸지만 결정타는 21년 보궐에 안철수한테 서울시장 내준게 결정타였어요' 가 되겠지요.

국힘은 이거 무조건 막아야 되요.


만약에 (2), 오세훈이 시장이 된다.
안철수는 힘이 빠져요. 추호 할배가 '3지대에서 성공한 후보가 없어~' 라고 한것처럼, '아, 역시 국힘밖에 없구나. 3지대는 안되는구나'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당은 국힘한테 제발 흡수해달라고 징징 짤 수 밖에 없어요.
윤석열도 브레이크가 걸려요. 위에 썼듯, 윤총장은 국힘에 못 들어가요.
아마 이렇게 되면 추호 할배가 4월에 당대표가 된다면, 윤석열이 국힘에 들어와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섬세한 작업을 하거나, 윤석열이 국힘에 들어오진 않지만 '반문의 기치에 공감한다' 라는 적당한 워딩으로 국힘편을 들게 할거에요.
윤석열이 국힘편을 들면 우리 철수님은 정계은퇴각이죠. 시장선거는 나가지도 못해. 차기 대선도 못나가. 차차기를 노리려면 뭔가 보수 대통령 탄생에 일조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힘이 너무 미약해. 돈이 많으니 취미로 정치 하시면 모를까.


만약에 (3) 박영선이 시장이 된다.
솔직히 가능성 낮다고 생각해요. 야권 단일화 파토나고, 오-안이 감정 상해서 영선이 언니보다 안-오 둘이 개싸움 벌이면 가능할지도?
그런데, 이렇게 되면 오세훈-안철수 둘다 정계은퇴각이거든요. 안철수가 시장출마선언+야권단일화 선빵 칠때, 분열은 필패고 이번에 이겨야 내년 대선도 이길 수 있다! 라고 했잖아요?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라면서 책임론이 대두될거고 최소 차기 대선/지선때까지는 죽어 지내야 합니다.
안-윤 을 축으로 모아보려돈 3지대도 안철수의 침몰과 함께 주춤할 수 밖에 없죠. 이렇게 되면 안철수를 대체할 누군가가 나서지 않은이상 윤석열은 국힘으로 끌려 들어갈 수 밖에 없어요. 다만, 추호할배가 없을거라, 윤총장 지지율의 상당량을 잃게 되지 않을지..?


서울시장 선거는 4월 7일이에요. 후보 등록은 3월 19일이라는데, 지금 돌아가는 꼴 보면 19일까지 단일화는 무리고, 투표용지 인쇄전 데드라인인 3월 28일에나 될 것 같아요. 지금 하는 말들 보니 '용지 인쇄되어도 단일화만 되면 다 알고 찍을거라 괜찮다' 라는 소리까지 국힘에서 나오는 판이라.... (....)  안철수가 더 급한거 아닌가? 싶습니다.
패배시 리스크는 국힘이 더 클텐데? 도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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