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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9/19 23:27:09
Name   저퀴
Subject   데스루프 리뷰




데스루프는 디스아너드 2부작과 리부트된 프레이로 알려진 아케인 스튜디오의 신작 게임입니다. 데스루프는 주인공 콜트가 계속 죽음 후에도 반복되는 루프를 깨기 위해서 배경이 되는 블랙리프란 섬에서 암살해야 할 8명을 해치우기 위해서 끊임없이 루프를 반복해야 한다는 독특한 스토리를 가졌습니다.

데스루프가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은 평범한 싱글 플레이에서 주인공 콜트를 방해하는 상대역인 줄리아나를 다른 플레이어가 난입하여 조종할 수 있는 일명 '루프 지키기'에 있습니다. 줄리아나를 맡은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의 콜트를 죽여서 진행을 방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데스루프는 완전한 싱글플레이도, 완전한 멀티플레이도 아닌 흔치 않은 구조를 지니고 있죠.

이 경험이 신선한지는 둘째치고, 재미있는 경험인가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 아마 데스루프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분석일 겁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엔딩을 보고 나서 낸 결론은 플레이어마다의 경험의 편차가 너무 큰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스루프는 일단 레벨 디자인이 복잡하고 넓은 섬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도록 짜여져 있고, 콜트와 줄리아나의 싸움도 그곳에서 벌어집니다. 이 말은 플레이어의 선택지가 많고, 변수 또한 많다는 뜻이죠. 그게 얼핏 생각하면 좋은 게임으로의 장점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PVP의 풍부한 선택지는 반드시 좋은 경험만 안겨다 주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두 플레이어의 실력 차가 많이 난다면? 어느 한쪽이 의도적으로 게임 진행을 방해하도록 시간만 끈다면? 그건 불쾌한 경험이 될 가능성이 높죠.

데스루프가 갖는 차별점이 꼭 장점일 수 없는 결정적 이유입니다. 이상적으로는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가 혼합된 고유한 경험을 줄 수야 있겠지만 과연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만족스러운 난입을 즐길 수 있을까요? 일단 전 그랬던 경우가 별로 없었던거 같습니다. 데스루프의 루프 난입은 정교한 매치메이킹도 아닐 뿐더러 아주 기초적인 서버 관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시간대가 조금만 안 맞으면 정상적인 핑을 찾아보기 힘든 난입이 계속 반복됩니다. 출시 극초반에 플레이어들이 오프라인 모드로 난입을 거부하고, 이걸 패치로 오프라인 플레이를 막은 것만 해도 전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경험은 게임을 구매하고 나서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요소가 아닙니다. 발매 초의 많은 플레이어가 사라지고 나면? 과연 반년쯤 지나서 데스루프를 다시 실행하면 좋은 경험을 줄 루프 난입을 경험해볼 수 있을까요? 심지어 두 플레이어의 싸움은 각종 특성과 높은 등급의 무기를 수집하는 요소까지 들어가있습니다. 한두번 해보고 마는 수준의 구성이 아니에요. 물론 데스루프에 짜여진 플레이에 대한 보상은 반복 플레이를 과하게 요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수준이긴 합니다.

그리고 멀티플레이적 요소를 제거하고 나면 데스루프에 남는건 동일한 공간적 배경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하는 평범한 싱글플레이만이 남습니다. 똑같은 적, 똑같은 반응 뿐, 그나마 새로운 건 자신의 루프를 인지하는 등장 인물의 블랙 코미디 뿐이에요. 특히 섬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적 NPC는 매우 단순하여 루프를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얻는다는 취지에 잘 어울리지 않아요. 이런 스타일을 추구하는 게임에서 더 중요한건 상대의 리액션이니까요.

그럼 남는건 괜찮은 유머, 독특한 복고풍의 비쥬얼, 루프라는 소재를 활용한 괜찮은 레벨 디자인 정도가 전부에요. 특히 여기에 더해서 PC판에 한해서는 끔찍한 최적화로 조금만 진행해도 메모리 누수로 짜증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로딩이 덜 하면 모르겠는데 루프라는 특성상 수시로 로딩을 불러오는 게임이에요. 기술적으로는 완전한 실패라 생각될 정도로 어설픈 완성도를 지녔습니다.

개인적으로 데스루프가 올해 신작 중에서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게임이냐 한다면 당연히 맞다고 대답할 겁니다. 그런데 그래서 재미있는가라고 이어진다면 그렇진 않다라고 이을거 같네요. 심지어 이런 아이디어는 데스루프가 처음도 아닙니다. 당장 기억나는 것만 해도 토탈 워 쇼군2에서도 똑같이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의 캠페인 전투에 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했고 똑같이 재미없었거든요.  

데스루프가 갖는 장점은 이런 참신한 구성과 별개로 아케인 스튜디오가 쌓아올린 역량에서 이어졌을 뿐, 전 이들이 만든 프레이가 훨씬 재미있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남과 경쟁하는게 골치 아프다 하시는 분은 굳이 프레이를 거르고 데스루프를 고를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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