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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10/11 00:50:52 |
Name | *alchemist* |
Subject | 나의 연애 시절 들었던 노래들(스크롤 압박 有) |
#01. “어라? 오빠 이 노래 알아요?” “어. 나 예전부터 이 뮤지션 되게 좋아했어.” 익숙한 멜로디를 나도 모르게 따라 흥얼거리다. 설계 조모임 야간 작업 도중 우연히 아이튠즈에서 목격한 익숙한 앨범 커버. 정말 의외였던 비슷한 취향. 오지은 -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 한 정거장 일찍이 버스에서 내리고서 타박 발걸음 내디면 조용한 밤 산책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구나 오늘 하늘에 별이 참 많구나 혼자라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이상하지 #02. 크리스마스. 수업도 다 끝났고 시험도 다 끝났는데 자연스레 연락을 해서 만나고 있다. 제너럴 닥터에서 즐겁게 같이 보낸 하루. 영화 'Once'를 처음 보다. Once O.S.T - Falling slowly Take this singking boat and point it home We’ve still got time #03. 달이 잠겨 있는 양재천. 그 산책로를 걸으며 같은 음악을 듣는 우리. 그 순간 세상은 오롯이 우리의 것. Walking in our own world. Nouveau Deux - It was you It was you that I fell in love with sorrows in my mind (No Link) #04. 이 노래를 들려주자 지하철의 검은 터널 속을 멍하니 응시하는 그녀. 트랙이 대여섯번은 돌때 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이윽고 터진 그녀의 한 마디. “뭐야. 이 노래. 오빠 말처럼 충분히, 울고 싶어질 만한 노래잖아. 이처럼 사람의 혼을 빼놓는데” 이소라 - 그대와 춤을 깊은 밤 하늘 달빛으로 우릴 비춰주네 휘황하게 춤을 추며 그대 손을 잡고 나를 안아주네 황홀하게 #05. (Not His Monologue, but Her monologue) 내 옆자리에 앉아 한 시간 내내 어깨를 빌려줘서 고마워. 잠결에 당신 어깨에 기댄 채로 'You raise me up'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들은 것 같아. 이 음악은 원래 찬송가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때 그 순간만큼은 당신과 나의 관계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았어.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서로 세워주는 연인관계가 될 수 있을꺼야, 우린 Josh Groban - You raise me up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06. 설레는 봄날. 꽃놀이 가자. 꽃 머리핀이 어울리는 그녀. 정성을 담은 필름 사진 찰칵. 그녀의 수줍은 미소는 예쁘기만 하다. 버스커버스커 - 벚꽃엔딩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07. (Not His Monologue, but Her monologue) 세기의 예술가 커플은 다 어디가고, 분노에 이글거리는 눈동자만 남았다. 보고싶은 걸 참고, 보고싶다고 말하려던 걸 오래오래 참은만큼 부풀어올랐던 기대, 즉 보고 싶었다고 말해줄 거란 기대, 못했던 얘기들을 오랫동안 나누리란 기대, 꼭 안아줄거란 기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갑게 발걸음을 옮기는 '척' 했던 내 앞에 짜잔 나타나서 위의 것들을 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모두 좌절되고 나는 406번 버스를 탔다 감성이 피어나는 타이밍은 왜 하필 싸우고 차갑게 돌아선 이때였을까? 기대를 마음대로 키워버린 내 잘못일까, 기대에 응해주지 않은 그의 잘못일까, 기대를 직설적으로 말해주지 않은 내 잘못일까, 내 기대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그가 그의 생각을 말해주지 않은 잘못일까, 나도 그의 피로를 알고, 멀티태스킹 안되는 것도 알고, 최선을 다해 연락한 것도 알지만 오늘은 그냥 눈물이 났다. 철든 척 하기 힘들다. 섭섭한데 안 섭섭한 척 하기 힘들다. 그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Asoto Union - Think about ‘Chu 싸우는지 연애인지 모를 만큼 그때마다 우린 이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의 얼굴 빤히 보며 웃었던 그 기억 여기서 또 한번 너와 나 둘만의 사랑 느껴지네 느껴지네 오늘 밤. #08. 가끔은 너의 전화를 내버려 두고 싶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너와 함께 있는게 싫은 게 아니고 난 네가 정말 좋아. 하지만 난 나를 채울 시간도 필요해. 가을방학 - 이브나 잠든 너의 전화벨이 울릴 때 난 괜히 몇번 내버려둬 난 괜히 몇 번 내버려둬 #09. 취업준비생. 극심한 스트레스와 짜증. 대학원생. 미칠 듯한 논문의 압박. 서로 바쁜 일상. 일상과 사회에 쓸려가는 너와 나. 브로콜리 너마저 - 졸업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10. 파리. 즐거웠지만 한편으론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던 여행 여행 그 마지막 날 밤. 이 노래를 듣고 막아왔던 감정이 한번에 눈물로 터져 나오다. 그녀와 이곳에 함께 있고 싶다. 루시아 - 어떤 날도 어떤 말도 함께 했던 많은 계절이 봄에 눈이 녹듯 사라진다 해도 아직 나는 너를 기억해 세상 무엇보다 빛나던 모습을 #11. 어쩌겠냐. 나를 떠난 네가 정말 밉고 정말 증오스럽고 정말 싫지만 그래도 가끔은 미치도록 다시 안고 싶어질 때가 있게 되는 걸. 가을방학 -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덧. 오랫만에 써보는 불친절한 글입니다. 글 형식은 피지알 ‘사과씨’님의 글 형식을 빌려왔습니다. 내용은 저의 연애 경험과 함께 했던 노래들입니다. 좋은 노래들 덕에 더 즐겁기도 그 덕에 더 슬프기도 했던 이제는 오래되어 묻어야 하는데 가끔 아직도 생각나는 제 연애담입니다. 쓰인 글중 (Not his monologue, but her monologue)는 저의 이전 연인과 같이 쓰던 팀블로그 글 중 그녀가 썼던 글을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잘 설명을 해뒀던 터라 발췌하였습니다. 당연히 저나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정보 따윈 포함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게 팀블로그 만들고 글 쓸 때 조건 이었거든요. 최대한 서로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당사자만 알고 최대한 자신의 시선을 유지한 채(남이 특히 상대방도 이 글을 안본다는 생각을 하고)글을 공유할 것. 재미있는 프로젝트였지만 그만큼 저에게 헤어지고 나서 괴로움과 잊는 데 시간을 오래 걸리게 한 원인이네요. 이제는 뭐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지도 오래고 저도 다른 사람 만나야 할 텐데 사우디라 안되네요. 유튜브 링크가 안 걸린 곡들은 유튜브에서 찾을 수 없던 곡이었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들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덧2. 이게 3년 반 전의 일인데 아직도 이렇게 remind를 시키고 있네요.. 여러분. 중동 그 중에서 특히 사우디는 이래서 오시면 안됩니다. 할 게 없어서 새로운 기억이 안 생기니 예전 기억을 박제시키고 그걸 핥아먹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거든요.. 중동 다른 나라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사우디는 아닙니다요.. 덧3. 루시아의 '어떤 날도, 어떤 말도'는 저 버전 말고 멜론 같은데서 풀버전 들어보세요. 뮤비 길이 맞춘다고 잘려나간 부분이 있어서 감정선이 좀 손상되요.. 덧4. 언젠가는 한 번 정리하고 싶은 주제였는데 사과씨 님 글을 보고 삘 받아서 적을 수 있었네요... 좋은 밤 되세요. 총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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