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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7/13 19:01:46수정됨
Name   카르스
Subject   요즘 정치에 대한 세 가지 단상
#1. 윤석열 당선될 때부터, 이명박 정부 데자뷰를 보는 듯 했습니다.
민주당계 정부의 경제적 실정을 제1원인으로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고,
어젠다 정책에서 친부자/친기업쪽 정책과 마인드가 우선시됐고,
인사들 경력이나 품성이나 언행이나 제기된 인사청문회 논란들 보면 딱 이명박 때 느낌입니다.

뚜렷한 주력지지층이 없고, 아웃사이더로서 각종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
실제로 임기 초반부터 지지율 폭락한 것까지 닮았습니다.
이명박은 노무현 수사정국, 경제위기 극복으로 초반 위기를 극복했는데 윤석열은 어찌할지.


#2. 개인적으로 대통령 욕하다가 바뀐 뒤 선녀였다 재평가하는 문화가 맘에 안 듭니다.
물론 어느정도는 평균적인 대통령, 정치인, 정당 수준이 낮아지는 게 사실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대통령의 자질과 무관하게 거의 모든 대통령마다 있었던 패턴이었어요.
심지어 김대중같은 후대에 높게 평가받는 대통령 재임중에도 뽑은 거 후회한다는 여론이 많았죠.

이쯤되면 정치 문화가 잘못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면서 대통령을 뽑고, 그러더니 막상 집권하면 실정과 잘못된 언행 하나하나에 실망하고, 그러면서 전 대통령을 치켜세우고, 그렇게 또 비현실적인 기대로 초인같은 대통령을 찾고... 그냥 악순환이에요.

차라리 부족한 대통령 때문에 나라 파탄난 경험이 있다면 현실의 문제라 이해라도 됩니다.
그런데 진짜 파탄났나요? 김영삼의 IMF 금융위기 정도가 있을텐데 이 정서 자체가 김영삼 트라우마로 생겼다고 보긴 어렵죠.
제가 정치 과몰입을 줄인 것도 이 덕분입니다.
정치 과몰입하는 것과 별개로 정치때문에 나라가 파탄난 적이 없다보니(여러 정치구조적 결함은 있지만)
매일같이 특정 정치인 저주하는 거 보면
그래서 대통령 하나때문에 한국 1인당 GDP 얼마나 떨어짐? 같은 냉소적인 소리만 절로 나오더군요.


#3. 한국과 미국 정치 선거와 그 이후를 보면, 정권교체의 의미가 엄청나다는 것만 느낍니다.
양당제 구도 하에서, 정치인과 일반인들은 선거 패배를 패배한 세력이 표방하는 가치와 정책의 실패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의회나 대통령이 들어서면 모든 것이 뒤집히죠.
기존 정권의 가치와 정책이 잘못되었다, 그래서 정권이 뒤집히는 심판을 당했다는 논리로.
미국은 그나마 시스템이 있어서 나을 줄 알았는데, 트럼프 이후론 거기서 거기구나 싶습니다.

그러므로 홧김에 정권교체하려는 시도엔 이제 신중해져야 합니다.
정권이 교체되면 어떤 가치와 정책들이 뒤집힐지, 그걸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환국정치는
정치적 불안전성만 초래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윤석열이 고친 것 중에서는 몇몇개는 옳지만, 문재인이 잘했다 싶은것도 뒤집어버린 게 많아서 더더욱 느낍니다.

더불어 상대 정당이나 후보가 진짜 최악이라고 생각한다면, 본 후보와 정당은 정치적으로 상대를 이겨야할 도의적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그게 최악의 정치인/정당이 당선되는 걸 막는 유일한 루트입니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미국 정치의 후퇴에는 힐러리와 민주당 책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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