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03/03 17:24:25
Name   카르스
Subject   이준석의 인기 쇠퇴를 보면서 - 반페미니즘 정치는 끝났는가?
이준석 인기의 쇠퇴를 보면 반페미니즘 정서는 몰라도(이것도 정점 지났지만), 반페미니즘 정치는 확실히 끝난 것 같습니다. 이게 부활하려면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싶을 정도에요.

재작년 대선에서 이준석의 돌풍은 '여가부 폐지'에 이입한 반페미니즘 정서를 찻잔 속의 태풍이라 치부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20대 남성은 윤석열을 55%나 지지했고 동년배 여성은 35% 정도밖에 지지하지 않았거든요. 20대 남성의 고작 55% 지지에 실망한 이준석 팬과 반페미니스트들도 꽤 있었는데, 이 편차는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던 이준석의 인기와 반페미니즘 어젠다가 지금은 많이 죽었습니다. 이준석의 호감도는 이미 굉장히 낮아져 주요 정치인 중 최악까지 떨어진 지 오래였고(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344, 2022년 12월 조사 참고), 지금 개혁신당 지지율은 5% 미만입니다. 한때 이들을 지지했던 20대도 지지율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준석 지지세는 이제 한줌 정도로 취급해도 됩니다. 심지어 개혁신당 지지세 상당부분은 류호정, 금태섭 등 광의의 진보좌파로 분류될 집단에서 왔기에, 실질적인 이준석과 반페미니즘 세력은 그것보다 더 적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준석은 개혁신당에서조차 반페미니즘 이야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하더라도 반페미니즘 지지층 안떠나게 가끔 립서비스 하는 정도?

이걸 이준석과 개혁신당의 실패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이준석의 언행은 쓸데없이 어그로를 끌어 너무 많은 안티층을 만들고, 개혁신당은 대체 이게 뭔가 싶은 잡탕이니. 하지만 그들의 실패를 넘어, 반페미니즘이 표가 안 되는 정치구조라는 근본적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준석은 안그래도 호남 득표 30%니 20대 여성들이 투표 안할거라니 8% 차이로 윤석열이 이길거라니 쓸데없이 어그로를 끌었는데, 개표 결과는 0.7%차 진땀승이었죠. 이것때문에 이준석조차 이 이슈에서 말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실제로 이준석의 행보를 지켜보면, 대선 이후 젠더 이슈에서 남모르게 거리를 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별로 말을 하고 정책을 내세운 기억이 없어요. 있더라도 미디어에서 별 관심이 없었고. 그게 아니었다면, 윤석열을 저격할 때 여가부 폐지 공약 위반을 주 레파토리 중 하나로 써먹었겠죠.

그렇게 이준석은 반페미니즘 세력을 티는 안 냈지만 조용히 버리기 시작했고, 결국 친페미니즘 성향의 정치세력과 합당을 하면서 마무리됐습니다. 그렇게 이준석과 반페미니즘 세력 간의 갈등이 터져나왔습니다. 적어도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준석은 1년 이상 지지층에게 조심스럽게 신호를 계속 던졌지만, 합당하고 나서야 그 신호들이 읽힌거죠.

이준석은 반페미니스트들을 버리는 걸 각오하고 도박을 걸었지만,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지지율 매우 낮은 것부터 시작해서, 이낙연계가 약속을 깨고 며칠만에 나가버려서 그나마 있던 빅텐트의 취지조차 퇴색됐습니다. 이준석 본인은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다는데 가망이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속된 말로 마삼중이 마사중으로 전직하게 생겼어요.

이렇게 이준석의 인기 쇠퇴는 반페미니즘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를 망가트렸을 개연성이 높고, 반페미니즘이 성공하기 어려운 정치구조 또한 인식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반페미니즘 정치가 성공하려면, 이 두 문제를 극복할 방안부터 갖춰야 합니다.

반페미니즘 정치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요? 부활한다면 어떤 식일까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586 1
    16000 일상/생각우리 부부는 오래살거에요 ㅋㅋ 1 큐리스 26/02/04 676 6
    15999 여행갑자기 써보는 벳부 여행 후기 17 쉬군 26/02/03 589 9
    15998 일상/생각아파트와 빌라에서 아이 키우기 17 하얀 26/02/03 916 21
    15997 일상/생각소유의 종말: 구독 경제와 경험의 휘발성 2 사슴도치 26/02/02 691 16
    15996 오프모임참가하면 남친여친이 생겨 버리는 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74 트린 26/02/02 1512 4
    15995 일상/생각팀장으로 보낸 첫달에 대한 소고 6 kaestro 26/02/01 702 6
    15994 일상/생각와이프란 무엇일까? 2 큐리스 26/01/31 685 10
    15993 영화영화 비평이란 무엇인가 - 랑시에르, 들뢰즈, 아도르노 3 줄리 26/01/31 474 5
    15992 IT/컴퓨터[리뷰] 코드를 읽지 않는 개발 시대의 서막: Moltbot(Clawdbot) 사용기 24 nm막장 26/01/31 809 1
    15991 일상/생각결혼준비부터 신혼여행까지 (3/청첩장 및 본식 전, 신혼여행) 5 danielbard 26/01/30 454 4
    15990 정치중국몽, 셰셰, 코스피, 그리고 슈카 15 meson 26/01/29 1200 7
    15989 IT/컴퓨터램 헤는 밤. 28 joel 26/01/29 882 27
    15988 문화/예술[사진]의 생명력, ‘안정’을 넘어 ‘긴장’으로 8 사슴도치 26/01/28 478 22
    15987 IT/컴퓨터문법 클리닉 만들었습니다. 7 큐리스 26/01/27 624 16
    15986 게임엔드필드 간단 감상 2 당근매니아 26/01/26 604 0
    15983 스포츠2026년 월드컵 우승국//대한민국 예상 순위(라운드) 맞추기 관련 글 6 Mandarin 26/01/26 395 0
    15982 오프모임2월 14일 신년회+설맞이 낮술모임 (마감 + 추가모집 있나?없나?) 18 Groot 26/01/26 766 3
    15981 정치이재명에게 실망(?)했습니다. 8 닭장군 26/01/25 1070 0
    15980 IT/컴퓨터타롯 감성의 스피킹 연습사이트를 만들었어요 ㅎㅎ 4 큐리스 26/01/25 479 0
    15979 정치민주당-조국당 합당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14 Picard 26/01/23 933 0
    15978 오프모임1/23 (금) 용산 또는 서울역 저녁 모임 8 kaestro 26/01/23 734 1
    15977 스포츠[MLB] 코디 벨린저 5년 16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6/01/22 370 0
    15976 정치한덕수 4천자 양형 사유 AI 시각화 11 명동의밤 26/01/21 1223 11
    15974 오프모임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하실 분? 21 트린 26/01/20 937 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