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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03/13 15:40:05
Name   Picard
Subject   나 젊을때랑 MZ세대랑 다른게 뭐지...
안녕하세요 정치 과몰입 중년 회사원 아잽니다.

회사생활 십수년... 아니 20년차에 가까와지고 있는 중년 아잽니다.
오늘 아침에 또 회식 거부한 신입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봤어요.

뭐 선약 있으면 회식 못갈수도 있는거지..
이거 나도 신입때 다 한거 아닌가? 이게 왜 이상하단 소리를 듣는걸까..
혹시 신입때 내가 미친놈이었던걸까?
그래서 제가 과장이 되었을때 저보다 10살 많은 차장이 '난 너 금방 그만둘줄 알았다' 라고 한건가??

이어폰... 일하다 보면 이어폰 꽂고 일하고 싶을 수도 있는거지.. 그런데 그걸 과장, 차장 달고나서도 이어폰 꽂고 있으면 그건 본인의 선택이죠.  IT나 뭔가 개인 업무 위주로 돌아가는 업종이 아니면 꼭 나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오가는 모든 얘기가 정보가 됩니다. 뭘 모르는 사원, 대리때도 아니고 '장'자 붙는 직급 되었으면 회사내의 오가는 이야기가 '소음'이 아니라 '정보'라는걸 알게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냥 제 앞자리 생산3팀에서  팀장이 과장에게 '*** 불량이 또 이만큼이나 나왔어? 어떻게 할꺼야?' 라고 하는 말이 들려오면 '아, 저 불량이면 뭐를 바꿔야 한다는 게 이슈가 될거고 어디에 투자를 하자고 하겠구나...' 라는 예측으로 이어집니다.
대충 준비하는데 3개월쯤 걸린다고 하면 딱 7-8월에 바뜰텐데 휴가는 저 시기는 피해야지 안그러면 휴가 잡았다가 부랴부랴 취소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구나.. 라는 개인 스케줄 조정까지 연계되고요.

특히나 내가 월도짓 하고 있을때는 절대 이어폰 꽂으면 안됩니다. 뒤에 누가 다가오는걸 캐치 못하니까..


회식거부..
제가 다니는 회사가 지방 공장이라 주말부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회식, 술자리 잡히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냥 저는 '오늘은 좀 피곤해서..' 라면서 빠졌습니다. 회식 자리는 20년이 다가오는 지금도 피곤합니다.
결혼하고 나서는 '회식은 가급적 4시 이전에 얘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내가 집에서 저녁 해놓거든요' 라고 하고 안갔습니다. 회식 가기 싫다.. 그게 뭐 어렵습니까...
팀장이나 임원이 저랑 둘이 밥 먹자고 하는게 아닌이상...


칼퇴근...
칼퇴근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신입시절에는 (퇴근해도 혼자 있는 윗분들이 많아서) 윗분들이 퇴근을 안해요. 9-10시쯤 되면 퇴근합니다. 물론, 저도 일 있으면 퇴근 안하고 일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없는데 윗사람 눈치 보면서 퇴근을 못할 이유가 있나요.. 일정리하고 회사 식당에서 저녁 먹고 7시쯤 퇴근한다고 하면 팀장이나 과장이 '응? 약속있냐?' 라고 놀라고는 했었습니다.  대리때는 주 2회 시내에 있는 학원 다니겠다고 6시 칼퇴근 했고요.
'피카드씨는 할일이 없나? 그럼 회사에 필요 없는 사람이네?' 라는 소리도 들어봤고요...
'야, 피카드야. 원래 할일 없어도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에서는 좀 남아 있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거야' 라는 소리도 들어봤습니다.
'할일 없는 사람이네?' 라는 소리 들었을때는 '이 부서에 시키실일 없으시면 다른데로 보내주십셔~'라고 개겨보기도 하고요.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인데 매주말바다 서울 집에 간다고 '회사 다니면서 어떻게 매주 올라가냐.. 결혼한 사람들도 매주 안올라간다~' 라고 할때도 쌩까고 '서울가야 결혼이라도 하죠' 했습니다.


주말워크샵...
공장장이 주말에 전부서 등산을 간답니다. 그래서 '제가 발목이 아파서 등산은 못가겠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팀장이 '야.. 너 와서 밑에서 기다리더라도 무조건 참석해!' 라고 했고요...
그래서 저는 회사 버스 타고 가서 등산은 안하고 식당에서 기다리다 밥 먹고 왔습니다.
팀장이 '하... 뭐 저딴 놈이 다 있냐.. 여기까지 왔으면 같이 올라가야지..' 라면서 포기했습니다.
그외에 주말 워크샵을 가게 되면 월요일에 꼭 연차를 썼습니다. 워크샵도 일인데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죠... 라면서..


제 얘기는 아닌데, 어차피 출근하면 작업복에 안전화 갈아 입는데... 하면서 여름에 슬리퍼에 반바지 입고 출근하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 물론 이건 복장규정 위반이라고 며칠만에 한소리 듣고 못함...



신세대, X세대, Y세대, 밀레니얼 세대.. MZ세대...
이름만 바뀌지 신입때 하는 짓 다 똑같고, '요즘 애들은 참...' 이라는 얘기도 꼬박꼬박 나왔는데..
뭐 대단하다고 MZ세대는 달라요. 69시간 이상 시키면 거부할거에요.. 라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조용히 퇴사를 하겠죠.

어차피 회사생활 오래 하면 꼰대, 구세대 되는거 다 똑같잖아요.

저는 도리어 저희 회사에 개기는 MZ 신입들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인터넷에는 그 흔한 당당한 MZ신입이 왜 우리회사에는 안들어오냐..)
그러니까 회사가 거꾸로 가고 있지...
저는 못 개깁니다. 이제.. 딸린 식구들이 있어서..
(근데도 공장장이 '너는 임마 부장이 개기냐..' 합니다. 저는 안개기는건데.. 짤릴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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