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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03/21 11:16:37
Name   swear
Subject   20개월 아기 어린이집 적응기
처음에 아이를 임신하고 낳은지 얼마 안됐을때 저희 부부가 서로 이야기한건 아이가 혼자 잘걷고 최소한의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듣기 시작할때 어린이집을 보내자였습니다.

아무래도 어린이집 관련 사건사고 뉴스도 많이 접하다보니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걸 말할수 있는 정도의 나이는 되야하지 않겠냐 싶은 노파심도 있었고, 아이가 어릴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도 많았구요.

하지만 모든 일이 다 내 맘대로 되지 않듯이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와이프가 문화센터를 데리고 다니면서 아이가 남들에 비해 낯가림도 심하고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육아를 막상 해보니 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서 놀아준다는게 체력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 집에서 놀아주는게 한정적이기도 하다보니 어린이집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경 그럼 어린이집을 보내자고 와이프와 결정을 하였고, 11월에 입소원서를 넣어서 올해 3월부터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럼 사설이 길었는데 이제 본격적인 어린이집 적응기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2일차 - 1시간동안 갔다옴

1일차 : 첫 날은 오후4시에 와이프와 함께 갔습니다. 같이 교실에 들어가 1시간동안 머물러 있었고, 처음 30분동안은 와이프와 제 품에서 떨어지지 않고 놀다가 나머지 30분동안은 조금씩 그래도 혼자서 여기저기 가보기도 하고 마지막 10분 남았을때는 아기인형도 안고 교실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습니다.

2일차 : 첫 날에 와이프와 함께 가서 계속 우리한테 붙어있었나 싶어서 와이프는 밖에서 기다리고 저만 교실에 같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둘째날은 더 심하게 제 앞에만 앉아있었습니다. 거의 40~50분 가량 저한테만 붙어있다가 마지막 10분 정도되서야 조금씩 움직이면서 놀았습니다.

아...이거 쉽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확 들었죠..


3일차

적응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어쨌든 익숙해져야 하는 타이밍에 주말을 쉬고 다시 가려니 걱정이 엄청 많았습니다.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오늘은 부모랑 떨어져서 1시간동안 있어야 하는 날인데 어린이집 입구에서 신발 벗을때부터 엄청 울고 안 떨어지려고 해서 교실에 같이 들어가서 5~10분정도 있어주다가 화장실 간다 그러고 나왔습니다. 그러고 원장실에서 CCTV로 지켜보는데 완전 난리도 아닙니다. 어찌나 크게 우는지 밖에까지 소리가 다 들리고 뒤로 자지러는데 안쓰럽기도 하고 이렇게까지해서 어린이집 적응시켜야하나 싶기도 하고 어린이집에서 퇴소 조치 당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오만생각이 다 들어서 심란했습니다.

중간에 잠깐 들어가서 다시 진정시키고 나왔는데도 전혀 울음을 멈출 기미가 없어서 결국 25분만에 선생님이 일단 오늘은 이 정도 하고 귀가해야 될 거 같다고 해서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4일차

어린이집 도착해서 신발 벗는데 역시나 떠나가라 울고 난리입니다. 하지만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이럴수록 단호하게 해야한다는 이야길 들어서 선생님에게 안겨주고 잘놀고 있으면 있다가 아빠가 데리러 온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뒤에서 아이가 아빠 아빠 부르면서 엉엉 우는데 솔직히 맘이 너무 짠하기도 하고 진짜 눈물이 나올뻔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쳐다보면 더 그럴거 같아서 쳐다보지도 않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와서 기다리는데 진짜 1분1초가 1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시계를 계속 쳐다보며 이제 10분 지났네 이제 20분 지났네 하며 기다리는데 혹시나 아이가 또 어제처럼 울어서 데리러 오라는거 아닌가하면서 너무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다행히 1시간을 무사히 채웠습니다.

하원하러 데리러 가며 선생님께 물어보니 5분 정도 울긴 했는데 그 후론 그치고 선생님한테도 잘 안겨 있고 친구 옆에서 노는 것도 지켜보며 하원 시간 다 되어갈땐 같이 놀기도 했다는 이야길 듣고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내가 아이를 너무 약하게만 생각했나 싶기도 하고 걱정이 많았나 싶기도 했구요.


5, 6일차

전 날처럼 어린이집 도착하자마자 울었지만 우는 정도는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시간을 조금 더 늘려서 9시 30분부터 11시30분까지 두 시간 정도 있다가 왔는데 들어가서 역시 5분 정도 울었지만 그 후론 잘 놀았다고 합니다.


7일차

처음으로 어린이집에서 밥을 먹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먹는것보단 반찬이 조금 크기도 하고 안먹어본 것도 있어서 조금 먹는데 힘들어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잘먹었다고 합니다. 이제 점심도 먹고 하원해서 어린이집에서 12시20분에 하원했습니다.


아이가 이가 늦게 나는 편이기도 하고 아직 다 나지도 않아서 반찬을 작게 잘라주는데 이제는 조금씩 크게 주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밥을 전혀 먹으려고 하질 않아서 선생님이 다 떠서 먹여줬다고 해서 이제 혼자서 먹이는 연습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워낙 혼자서 안먹으려하고 숟가락 쥐어져도 안먹고 장난을 많이 쳐서 요즘은 거의 간식 먹일때 말고는 숟가락이나 포크를 쥐어주지 않았거든요.


8-10일차

이제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는걸 눈치를 챘는지 옷입히면 그때부터 찡찡거리고 안입으려고 도망 다니고 그럽니다. 옷입히는데 진심 10분 넘게 걸리는데 인내심 테스트 중...

어쨌든 겨우 겨우 입히고 어린이집 보냈는데 역시나 주말이 끼어있으면 고비인가 봅니다. 이제 적응 잘했다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주말 지나고 오니 다시 리셋이 된건지 월, 화 이틀 동안은 선생님 품에 안겨 있기만 하고 다른 친구들하곤 놀지도 않았다고 하는군요. 그나마 수요일이 되니 친구들하고도 다시 조금씩 놀고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11일-12일차

수요일이 넘어가니 이제 다시 적응이 되고 좀 안정이 되는지 선생님에게 벗어나서 잘 놀기도 하고 친구들하고도 잘 논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등원할때는 여전히 좀 찡찡거리면서 울긴 하는데 이젠 저랑 인사하고 선생님 손잡고 걸어가면서 바로 그칩니다...ㅎㅎ


13일차

이젠 옷입힐때 찡찡거리는 것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옷입히려고 하면 안입으려고 좀 장난은 치지만..

그리고 최초로 드디어..!! 어린이집 등원하면서 안울었습니다. 심지어 선생님 보면서 배시시 웃음...ㅋㅋㅋㅋ

얼마나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던지...ㅎㅎ

이제 낮잠도 자고 오는지라 3시30분에 데리러가야해서 와이프가 데리러 갔는데 낮잠도 잘자고 안울고 잘놀았다고 합니다.



처음엔 솔직히 와이프나 저나 엄청 걱정도 많았고 최소 한 달은 걸리겠구나 생각하며 보낸건데 생각보다 아이가 잘 적응하고 어린이집 선생님도 잘따르고 좋아하는거 같아서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한 달도 안되서 앞으로 또 고비가 찾아올수도 있겠지만 잘 헤쳐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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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만 봐도 귀여움이 전해집니다.
  • 왜 여기서 끝나는 거죠? 더... 더 주십시오!
  • 어린이집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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