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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12 16:11:27
Name   nic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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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소식입니다






11월 14일, 전국농민, 반빈곤연대, 민주노조, 청년유니온 등 각계 각층의 시민, 운동 단체가 모여 총집회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1가지 요구가 핵심 쟁점으로 총연대 집회를 기획한 듯 합니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된 국정교과서 논란부터, 노사정 야합 이후 꾸준히 문제제기가 되어온 노동개악, 청년 일자리 문제, 재벌 책임 강화, 세월호, 민생 빈곤, 생태 환경, 인권, 사회공공성. 민주주의 원칙 등이 해당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요구 중에는 각자의 찬반이 강하게 갈리는 쟁점도 포함된 것 같습니다. 가령 생태환경의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 계획 폐기, 대북적대정책 폐기, 한반도 사드배치반대, 노점단속중단, 국가보안법페지, 국정원 해체, 양심수 석방, 차별금지법 등은 노동개악, 국정교과서, 재벌 책임 강화, 세월호 같은 쟁점에 비해서 의견이 많이 갈릴거라 생각합니다. 어떤 분께서는 주적국인 북한을 적대시 하지 말고 국보법, 국정원을 해체하는건 종북 빨갱이라고 하실 수도 있을 것이고, 한반도 사드배치를 반대하는건 국제정세에 무지하다고 이야기 하실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양심수 석방은 누군가에게는 납득하지 못하실 이유일 수 있고, 차별금지법 역시 그런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도 지역 이해관계가 엮인 분들에게는 숙원 사업에 가깝고요.

그래서 아마 이 11가지 요구를 전부 보고나면 내가 동의하지 않는 것들이 꽤 있는데 집회에 왜 나가? 하는 분들도 많을거 같다는 걱정이 듭니다. 그러나 쟁점이 갈리는 것들을 주장하는것이 단순히 종북이거나 빨갱이거나 세상물정을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만 각자의 입장과 지식의 차이에 의해 의견도 갈리는 것이 아닐까.. 저는 국보법이나 국정원해체에 대해 예전에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너무나 노골적으로 악용하는데도 시민사회가 그것을 전혀 제지할 수 없는 권력구조가 생긴것을 보고 좀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군비경쟁의 축소도 얼핏보면 자주국방의 포기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전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비현실적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유일할 수 밖에 없는) 방법이기에 이해는 합니다. 양심수의 경우에도 과연 저것이 진짜 양심수로 인정할 일인지에 대한 논란이 드셀것입니다. 그럼에도 역시 공통된 몇 가지 강렬한 쟁점들, 국정교과서. 노동개악. 세월호. 등의 공통쟁점을 위해서는 '발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화의 공간 내에서 또 다른 주장으로 서로의 의견을 비판하고 합의해 나가려 시도하는것이 역시 민주주의라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그래서 엄청 귀찮고 불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현 정부에서는 14일 총궐기 집해를 반민주 반국가적 행위로 규정했는지 벌써부터 차벽을 세워 행진을 가로막고, 비상계엄 바로 아래의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경찰력을 동원할 생각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시민운동은 1970년대를 벗어나 손에서 화염병과 보도블럭, 죽창, 파이프를 거의 내려놓고 깃발과 피켓, 촛불을 들고 걸으며 끽해야 몸으로 밀고 밀치는 수준의 소요가 되었는데 어째 2015년의 집회, 결사의 자유를 대하는 태도는.. 유신의 그것과 비슷한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섭기도하고, 화가 나기도하고.. 아, 국민이 참 호구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마음이 복잡합니다.


저는 박근혜정부 퇴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드 배치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고, 양심수 석방에도 약간 회의적입니다. 대북적대정책 역시 전면적으로 시급히 폐기해야할 문제라는 생각도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결국 민주주의가 뽑은, 민중이 권력을 맡긴 행정부입니다. 그러나 민중은 역시 언제나 자신들의 의사를 통해 이 권력의 방향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역시 시민민주주의의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몇 가지 쟁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광화문에 갈 생각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광화문으로 나오라고 제가 '선동'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리고 어쩌면 이 집회가 역사속에서 별로 좋게 평가받지 못할 수도 있는, 혹은 나중에 비웃음을 살 수도 있는 집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것도 이제는 영 질린 참이고, 인터넷에서 헛똑똑이마냥 제3자가 되어 이래라 저래라 어쩌구 저쩌구 손가락질 하는것도... 이젠 좀 추잡스럽다는 느낌이라. 저는 가볼까 합니다. 그리고 아마.. 이런걸 비웃지 않는 세상이어야 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냥 소식을 전할 뿐입니다. 헌법에는 집회, 결사, 양심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만 저는 이상하게 쫄보가 되어 그냥 소식을 전한다고 다시금 강조하겠습니다. 저는 나와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판사님 그냥 이런게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만 줄입니다.



[나는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하라는 그람시가 인용한 소렐의 말을 믿지 않는다. 대신 지성의 명철함을 믿으며 그것에 대한 대중운동의 우위를 믿는다.] - 루이 알튀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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