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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12/07 10:10:10 |
Name | MANAGYST |
Subject | Negative world(마이너스 금리 시대) |
그림과 함께 보시려면, http://managyst.com/220558480272 마이너스 금리. 과거에는 소설처럼 느껴졌지만, 최근에는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된 것 같습니다. 저도 얼마 전부터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 고민을 계속 해 왔구요. 오늘은 그 동안 고민했던 것을 소설처럼 재미있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내용이 참 쓸데 없이 깁니다 ) 0. Why Negative interest rate? - 왜 자꾸 마이너스 금리 이야기가 나오나? - 당장 금리가 마이너스도 아닌데 왠 호들갑? - ECB에서도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했던데? 1. What is the negative interest rate? - 정확하게 뭐가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거냐? - 다른 설명 방법은 없어? - 진짜 마이너스 금리인 채권들이 많이 있냐? - ECB는 마이너스 금리 채권을 왜 사나? 2. What is the implication of negative interest rate? - 마이너스 금리는 무슨 의미가 있나? - 그럼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0. Why Negative Interest rate? - 왜 자꾸 마이너스 금리 이야기가 나오나? 우선 마이너스 금리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에 대해서 소개해보겠습니다. 그러려면, 지난 9월 FOMC 회의 당시를 기억해야 합니다. 당시에 놀라운 사건(?)이 하나 있었거든요. 일년에 4번, 연준의원들이 "올해말 금리가 얼마일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점을 찍습니다. 점도표(Dot plot)라고 하죠. (첫번째 그림) 근데, 분명히 올해 6월에는 없었는데, 마이너스 0.25%에 찍은 사람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누구인지 잘 몰랐지만, 지난 10월초 narayana kocherlakota 이 분이 자수를 했습니다. 이름이 참 발음하기 어려워요. 크크크 나라야나 코철러코타?? 암튼 이분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슬슬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 해당기사: Kocherlakota Says Fed Should Consider Negative Interest Rates http://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5-10-08/kocherlakota-says-fed-should-consider-negative-interest-rates - 그럼 지금 당장 금리가 마이너스로 가는 것도 아닌데 왠 호들갑??? 이를 설명하기 위해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 사례를 보여주는 표를 인용해보겠습니다.(두번째 그림) 금리 인상 시기 / 인상 기간 / 인상폭에 대한 정보와 "Next Recession"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여줍니다. 이 표를 보면, 금리를 인상한 이후 최소 11개월에서 최대 85개월 안에 반드시 Recession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40개월(약 3년)정도면 Recession이 오기까지 충분한 시간이다 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어이쿠. 이제 곧 금리 인상을 할 텐데.. 경기침체가 오겠구나.."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금리인상은 'Recession의 원인'이 아니라, '다음 Recession을 대비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왔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즉, 금리 인상 때문에 경기침체가 온 것이 아니라, 금리인상을 했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왔을 때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의 추가 침체를 막았다는 거죠. 여기서 왜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옵니다. 이번에 금리를 올려봐야 1%까지 밖에 못올릴 거라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럼 중앙은행(연준)은 다음 Recession이 오면, 뭘할 수 있을까요? (마이너스 금리) 이제 내가 나갈 차레인가? 이런 이야기를 저만 한 것은 아니구요. 아래 블룸버그 기사에도 마이너스 금리가 일상이 될 거라는 의견이 소개되었습니다. 저야 하루하루 살기 바쁜 사람이지만, 연준에 계신 분들은 앞으로 2~3년 후를 걱정하며, 미리 준비하신다는 겁니다. "While financial markets are focused on the Federal Reserve’s looming rate increase, policy makers and economists are already changing their attitude toward negative rates." http://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5-11-11/negative-interest-rates-the-new-normal-next-time-economies-slump - 어제 ECB에서도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했던데...? 마침 어제 ECB에서 금리를 -0.2%에서 -0.3%로 낮췄습니다. 유로화가 급등하고, 주식도 많이 하락하면서 언론에서는 "허세남 드라기?" 이런 이야기가 나오던데, 글쎄요.. 저는 좀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측면 말이죠. 그러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고민을 해 보자구요. 1. What is the negative interest rate? - 정확하게 뭐가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거냐? 어제 ECB가 예금금리를 -0.2%에서 -0.3%로 낮췄습니다. 예금금리로 번역된 단어는 영어로 "Deposit rate"입니다. 대응되는 단어로는 refinancing rate가 있습니다. Deposit rate는 "유럽의 은행이 ECB에 돈을 맡기고 받아갈 수 있는 금리"입니다. 근데 이 Deposit rate이 마이너스라는 것을 무엇을 의미할까요? ECB가 "야~ 은행 너희들, 왜 자꾸 돈을 ECB로 다시 가지고 오는 거야? 썩~ 가지고 나가지 못해!!"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근데, ECB가 무섭게 왜 그럴까요? ECB에서 돈을 풀어도 유럽은행들이 대출은 안하고 자꾸 ECB로 돈을 가지고 오기 때문입니다. 그럼 반대로 유럽은행들은 왜 그럴까요? 기업이나 가계는 돈을 빌리기는커녕, 자꾸 저축만 하려고 하고(Saving glut), 빌려달라는 기업은 빌려주면 망할 것 같으니, 그나마 안전한 ECB에 돈을 넣고 싶은 거죠. 이를 초과지준(Excess reserve)라고 합니다. 잠깐, 이 개념에 대해서 잠깐 설명해보겠습니다. 위 설명에 나오는 그림을 보면, 실제로 초과지준(Excess reserve)에 마이너스 금리를 주는 중앙은행이 어디어디인지를 보여줍니다. ECB,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등이 있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나요? 심지어 스위스와 덴마크는 -0.75% 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ECB에 있는 초과지준의 규모는 전체 ECB자산에 비하면 크진 않습니다. ECB의 Deposit rate이 2012년 중순 이후 이미 Zero 수준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어제 ECB의 금리 인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거라도 밖으로 내보내서 경제를 살려보고 싶은 ECB의 마음"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한편, FED의 부채(약 4조달러)의 절반정도는 은행의 초과지준입니다) - 그래도 마이너스 금리 잘 이해가 안됨. 다른 설명 방법은 없어? 마이너스 금리는 채권 가격을 통해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A가 이자는 5%를 받기로 하고, 100만원을 B에게 빌려준다고 합시다. 이때 A가 B에게 이야기하죠. "어차피 1년 이따가 5만원 줄꺼니깐 내가 그거 먼저 까고 95만원만 줄게" 이 95만원을 채권가격이라고 합니다. 즉, 100만원을 5% 이자 받고 빌려주는 채권은 95만원이라는 거죠. 근데 C가 나타나서 A에게 이야기합니다. "B한테 받는 차용증서 나한테 팔어. 얼마면 되니?" A가 대답하죠. "내가 B한테 빌려줄 때는 금리가 높았는데 요즘에 어디 가서 5%짜리 받을 수 있겠냐? 98만원 줘" 라고 말이죠. C입장에서는 왠지 손해보는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점점 금리는 낮아질 것 같단 말이죠. 그래서 98만원에 삽니다. A는 3만원 벌었네요 그런데 갑자기 어느날 D가 나타나서 이야기합니다. "102만원에 살테니깐, 그 차용증서 나한테 넘겨!" C입장에서는 98만원에 샀는데 4만원 벌어서 좋긴 한데, 좀 당황스럽습니다. 그래서 D에게 왜 그런 짓을 하냐고 물어보죠. D가 대답합니다. "허허.. 이친구 세상 물정을 모르네. 지금은 이자 받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돈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구!" 여기서 D의 행위는 1년 후에 100만원을 받을 것을 알고 있으면서 102만원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2만원을 손해보고 시작한다는 거죠. 이게 마이너스 금리입니다. 금리가 마이너스로 간다고 하는 것보다 채권의 가격이 올라간다고 하니, 좀 더 이해가 쉽죠? 마치 어떤 주식이 지나치다고 생각될 만큼 미친 듯이 올라가는 것처럼, 채권 가격도 계속 올라갈 수 있는 거니깐요. 반대로 금리는 계속 더 마이너스로 가는 거구요. CNBC의 기사를 보니, 제가 이렇게 복잡하게 설명한 걸 딱 한 문장으로 설명해 놨네요. ^^a The return of principal has become more important than the return on principal. - OK. 대충 이해가 되네.. 근데, 진짜 마이너스 금리인 채권들이 많이 있냐? 네.. 유럽에서는 이미 상당수의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입니다. 독일/오스트리아/네덜란드/덴마크/스위스 2년물 국채 금리를 보여줍니다. 올해부터 1년 내내 마이너스네요. http://www.worldbank.org/content/dam/Worldbank/GEP/GEP2015b/Global-Economic-Prospects-June-2015-Negative-interest-rates.pdf - 근데, ECB도 웃긴게 금리가 저렇게 마이너스인데도 채권을 산다고 하는 거야? 어제 ECB가 금리를 -0.2%에서 -0.3%로 낮춘 가장 큰 이유는 사실상 여기에 있습니다. ECB는 -0.2% 보다 금리가 낮은 채권은 안 사고 있거든요. 그 기준을 -0.3%로 낮췄으니, 이제는 -0.2~-0.3%의 채권도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한달에 ECB가 사는 채권을 늘려주길 기대했던 시장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죠. "아니, 좀 심한거 아님? 채권들이 전부 마이너스인데, 뭐 살게 있어야 사지?"라고 말이죠. 2. What is the implication of negative interest rate? - 마이너스 금리가 뭔지는 대충 알겠음. 그럼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임?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금리라는 숫자 하나에는 정말 많은 것이 녹아 있습니다. 국채금리에는 각 나라의 성장률(Growth)이, 회사채 금리에는 그 회사의 신용도(Credit Risk)가, 물가채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Expected Inflation)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금리의 움직임을 보면, 시장 상황에 따른 위험 선호 정도를 알 수 있구요. 그 나라의 환율(FX)에 대한 기대감도 담겨 있습니다. 심지어 얼마나 잘 팔리나를 측정하는 유동성(Liquidity)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채권금리라는 숫자 하나에는 우주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기운이 느껴지시는지요? 암튼,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변수들이 녹아있는 금리가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보면, "저성장"이 당연시 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가 매우 낮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뭐 하루 이틀 이야기도 아니니 그 정도로 하구요. Risk-Return Profile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재미있습니다. @RISK-RETURN PROFILE 우리는 Risk(위험)이 큰 상품일 수록, Return(수익률)도 크다고 배웠습니다. 근데,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Expected return(기대수익률)이 큽니다. 다시 말하면, 높은 위험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위험이 높으면, 더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상품(ex. 주식)에서 실제로도 높은 수익이 나면, Risk-return profile이 잘 작동하는 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2009년에서 2011년까지는 리스크가 큰 상품일 수록 수익률도 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2012년 이후에는 오히려, 리스크가 큰 신흥국주식이나 국내주식, 특히 원자재의 수익률이 낮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Risk-Return profile이 잘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이 확인된 가장 큰 이유는 유가가 빠졌고, 신흥국 주식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너무 Simple하죠. 그런데, 이런 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우리는 "자산가격이 올라가야 되는 이유가 있나?"라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네. 이 합리적 의심은 자연스럽게 마이너스 금리와 연결됩니다. 나~중에 예금 금리가 마이너스로 고착화된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그 세상에서는 정말 아무도 "자산가격 상승"을 기대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예금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할텐데... 그 안전한 예금에 넣어두어도 매년 2~3%씩 내 재산이 줄어든다면, 그리고 그런 현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계속된다면? 다른 자산가격은 -2~3%보다 훨~씬 더 큰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두려워하고 있을 겁니다. "모든 자산 가격의 하락하고, 디플레이션이 일상화된 세상"이라고나 할까요? - 그럼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지금 기준금리 인상/인하를 주식시장에서 어떤식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도식화해봤습니다. 어제처럼 ECB에서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군. 그럼 자산가격은 상승해야지"라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FED에서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면? 그 때도 "아~ 그래 그럼 경기가 좋구나, 그럼 주가 상승해야지"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낙관편향적 기대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마이너스 금리가 일상화된 세상이 오면 안되겠지만, 혹시(X100) 오면 어떻게 될까요? 디플레이션이 일상화 되는 시기에 "자산운용"은 어떤 모습일까요? 일단 기본적으로 예금에 넣어두면, 매년 -2~3% 씩 줄어드니, 이제는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 목적이 될 겁니다. Return of principal(원금을 돌려받는 것)이 Return on principal(원금의 이자)를 받으려고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Hedge Fund와 같은 특수한 펀드들만 살아 남겠네요. 그리고 이미 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는 올리는 것이 자산가격 상승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즉, ECB 금리인하 등 완화정책이 자산(주식) 가격 상승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건 금리가 아주 작은 수준이라도 마이너스가 아닐 때만 가능합니다. 왜냐면, 마이너스 금리가 유지된다는 것은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의 완전 소멸"을 의미하는데, 시장은 금리 인하를 포함한 완화정책을 자산가격 상승으로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죠. 앞부분은 용어설명에 불과하고, 뒷부분은 상상에 불과하지만,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NEGATIVE WORLD"가 조금씩 눈앞에서 현실화되는 것 같아서 정리해봤습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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