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2/07 12:44:52
Name   새의선물
Subject   Sting - Russians


2차대전 종전과 함께 시작된 냉전은 80년대에도 여전히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고, 상대방에 대한 프로파간다 역시 문화 및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었습니다. 외계인이 지구에 침공하는 영화들을 공산주의의 공격으로 보는 분석들도 많았고요. 어째든 이런 편견이나 프로파간다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자고 만든 곡이 스팅의 솔로 데뷰 음반에 실렸던 Russians라는 곡입니다.

원래 이 곡을 만들게 된 계기는 그가 콜롬비아 대학에 있던 연구원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그 연구원은 당시 소비에트에서 방송되던 위성방송의 신호를 받아서 티비로 보곤 했었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에서 그러면 안되었지만... 아무튼 그 연구원과 티비를 보는데, 러시아어를 전혀 할 줄 몰랐던 스팅이 본 방송은 러시아에서 어린이를 위한 방송으로 '세사미 스트리트'와 비슷한 진행을 하는 방송이었다고 합니다. 이 방송을 보면서 스팅이 생각한것은 러시아인도 인간이고 그들의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그들 역시 전쟁을 진정으로 원하는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생각해낸 가사 부분이 It would be such an ignorant thing to do/ If the Russians love their children too였다고 합니다.

그가 이 곡을 만들었을때 이 곡을 폴리스에서 연주하기는 힘들었는데, 그 중에서 제일 큰 이유로는 드러머였던 스튜어트 코플랜드 때문입니다. 스튜어트 코플랜드의 아버지는 CIA의 전신이었던 OSS의 핵심인물중에 하나였고, 나중에 CIA가 만들어진 후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CIA내에서 외교쪽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마일즈 코플랜드 쥬니어의 아들로, 외교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었습니다. 그래서 폴리스 시절부터 스팅과 정치 외교적인 문제로 자주 부딪혔고, 그런것이 나중에 쌓여서 폴리스가 해체하는데 꽤 큰 영향을 끼친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아무튼 스팅의 가사에 대해서 스튜어트 코플랜드는 코웃음을 치면서 말도안되는 가사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결국 스팅은 이 곡을 솔로 음반에 싣는데, 이 곡의 주제는 프로코피에프의 키예 중위에서 로망스 부분에서 가져왔습니다.



1956년 12월 러시아의 흐루시초프가 서방 기자들 앞에서 유명한 말인 '당신들을 묻어버리겠어 (We will bury you)'를 언급합니다. 원래 이 말의 전문은 '당신들이 좋든 싫든 간에, 역사는 우리 편이다. 우리는 당신들을 묻어버릴 것이다'라고 하고 나중에 '당신들의 노동계급'이라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냉전시대를 대표하는 말중에 하나로 꼽히는 말입니다. 스팅은 이 말에 대해서, 이것은 프로파간다로 러시아인들이 자신들의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전면전으로 나가지는 않을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고나서 그는 Oppenheimer's deadly toy에 대한 언급을 합니다. 오펜하이머는 로버트 오펜하이머로 맨하탄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인물로 핵무기를 최전선에서 개발했던 인물입니다. 나중에 그는 핵무기가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보고나서 자신의 입장을 바꿔서 핵무기 폐기를 위한 활동을 하다가 나중에 비미활동위원회(the House Committee on Un-American Activities)의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해서 쓰여진 하이나르 키프하르트의 희곡 [오펜하이며 사건]은 꽤 재미있게 읽은 희곡중에 하나네요. 아무튼 스팅은 There is no monopoly in common sense/ On either side of the political fence/ We share the same biology/ Regardless of ideology라고 하면서 정치와 이념에 있어서 어느 한쪽이 맞는건 없지만, 같은 종으로서의 인류를 언급합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은 레이건이었는데, 레이건이 대통령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레이건의 정책보좌관중에 한명이었던 1982년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합니다. The probability of nuclear war is 40 percent...and our strategy is winnable nuclear war. 이 발언은 당시 전략중에 하나인데 이것에 대해서 국방부에서는 부인을 하지만, 어째든 당시 핵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극도로 심각했던 상태에서 나온 이런 발언은 프로파간다로서 강력한 역할을 하곤 했습니다. 가사에 레이건이 했다는 말로 나오는 "We will protect you"는 정말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찾을 수가 없어서 확인을 못하겠네요.

1985년 말경 싱글로 발매되어서 빌보드 챠트 16위에 올랐고, 유럽 각국의 챠트에 올랐던 곡입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인기를 많이 끌어서 골드레코드를 획득하기도 했는데, 한국에서는 금지곡 목록에 이름 올리고나서 방송을 제대로 타지도 못하고 라이센스 음반은 이 곡이 잘려서 발매가 되었습니다.

In Europe and America, there's a growing feeling of hysteria
Conditioned to respond to all the threats
In the rhetorical speeches of the Soviets
Mr. Krushchev said we will bury you
I don't subscribe to this point of view
It would be such an ignorant thing to do
If the Russians love their children too

How can I save my little boy from Oppenheimer's deadly toy
There is no monopoly in common sense
On either side of the political fence
We share the same biology
Regardless of ideology
Believe me when I say to you
I hope the Russians love their children too

There is no historical precedent
To put the words in the mouth of the President
There's no such thing as a winnable war
It's a lie we don't believe anymore
Mr. Reagan says we will protect you
I don't subscribe to this point of view
Believe me when I say to you
I hope the Russians love their children too

We share the same biology
Regardless of ideology
What might save us, me, and you
Is if the Russians love their children too



2
  •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재밌어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48 음악종종 찾아듣는 프로레슬러들의 테마곡 5 NightBAya 15/12/23 5637 0
1834 음악세상은 넓고 악기는 다양하다 2 Lionel Messi 15/12/22 6100 1
1828 음악피리연주 2개... 4 새의선물 15/12/21 5858 1
1810 음악The Cars - Hello Again 1 새의선물 15/12/18 5065 0
1806 음악노래나 몇 개... 1 새의선물 15/12/18 4697 0
1805 음악Bruce Springsteen - Highway Patrolman 2 새의선물 15/12/18 4836 0
1798 음악Fred Frith & Evelyn Glennie - A Little Prayer 6 새의선물 15/12/17 4945 0
1774 음악Zazie - J'envoie valser 6 새의선물 15/12/15 4451 0
1745 음악요즘 듣고 있는 해외앨범 10(2015.12.4 Coldplay - A Head Full Of Dreams) 2 김치찌개 15/12/10 6568 0
1734 음악크리스마스 시즌이니... 4 새의선물 15/12/09 5737 0
1724 음악Sting - Russians 8 새의선물 15/12/07 6278 2
1720 음악코찔찔이 시절이 생각나는 음악 5 Beer Inside 15/12/06 5802 1
1719 음악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 list5 12 darwin4078 15/12/06 8112 0
1716 음악Phil Ochs - Here's to the State of Richard Nixon 5 새의선물 15/12/06 4968 1
1691 음악문선길 - 김덕구 4 새의선물 15/12/03 7462 0
1676 음악겨울에 즐겨 듣는 음악 list5 16 darwin4078 15/12/01 6113 0
1634 음악요즘 가장 핫한 여자 혁오 우효' 4 우루추추 15/11/25 8182 0
1627 음악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에 가야한다. 5 Beer Inside 15/11/24 7173 1
1626 음악지금은 복면가왕에서 성대전문가일 뿐이지만 18 Beer Inside 15/11/24 6340 0
1625 음악달달한 사랑 노래 모음 10 *alchemist* 15/11/24 9835 2
1613 음악Jamie Lawson - Wasn't Expecting That 2 까페레인 15/11/22 6458 0
1609 음악쇠뿔도 단김에 빼라!!! 4 표절작곡가 15/11/22 5833 0
1608 음악상큼발랄한 음악 소개 8 *alchemist* 15/11/21 7756 1
1605 음악요즘 듣고 있는 해외앨범 9(2015.11.20 Adele - 25) 6 김치찌개 15/11/21 6543 1
1601 음악Fairport Convention - The Lobster 새의선물 15/11/20 5292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