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2/21 18:04:35
Name   까페레인
Subject   여행후기 복잡한...
여러가지 마음이 복잡한 여행이기도 했는데요.

아이들 없이, 혼자 한국에 4년만에 방문했다가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느낀 마음은,
내 마음의 주파수에 훅~하고 진동이 많이 생겼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태까지 어떻게 난 살아왔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고...
힘들었지만 즐거웠고 환경도 그렇고 좋은 것만 보고 살아서인지..그럴게 살려고 노력해서였는지
완전 온실속의 화초가 따로 없었네 라는 자아반성이 크게 들었어요.

아마도 이때까지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행복하게 잘 살았다했다면 아마도 그 행복은
한국의 가족들의 희생때문에 그들이 나에게 그들의 불행을 전가해주지 않을려고
노력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나의 무책임을 크게 느낀 여행이었습니다.

2주 동안 만난 20-30명 가량의 한국의 가족, 친구, 친척, 선후배들의 인생의 모습에서
느낀 점이 너무나 많네요.

힘들지만 열심히 사는 그들의 모습에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 하는 복잡한 마음에 대한 해답은 없지만..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입국하는데... 출국할때 함께 옆자리에 동행했던 분을 만나게되니..
인연은 뭘까 라는 질문도 새로 생기게 되네요.

집에 도착합니다.
가족이 있어서 좋네요...아이들이 즐거웠어요? 라고 묻고... 아빠의 만행을 아이들에게서
듣고...남편도 아이들이 말 안듣는다는 서로 서로 호소를 하고... 폭탄이 휩쓸고 간 것 같은 집과
2주만에 처음으로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 소파에 앉아서 무한도전 보면서 웃고 있는 아이들

나의 고장난 전화기때문에 새전화기를 미리 주문해놓은 남편, 맛있는 맥주를 또 발견했다하는 남편

여행중에 내가 이제 주당의 길에 들어선 것 같다고...맥주 한 캔/ 와인 한 잔이 꼭 필요하더라는
말에 남편이 동지를 얻었다는 아주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는 모습...

그 중에 멀리있는 꿋꿋하게 혼자 사시는 엄마와 동생들이 오버랩되네요.

나와 남편의 대화 사이에, 엄마 왜 멘털(정신)이 강해져야해요? 라고 옆에서 묻는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은 아들이 묻는 질문에
대답을 못해주는 엄마는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동생들이 험한 세상에서 강하게 잘 살았음합니다.



6
  • 나만 바라보며 걷다가 주변 환경이 보이는 그 순간이 어른이 되는 순간이라는 말이 있지요. 어른이 되신 걸 축하합니다.
  • 감동
  • 따뜻해요. 의도한건 아니실테지만 위로가 될만큼 좋네요.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해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837 경제집을 안사본 분들에게 적는 여러가지 이야기 10 Leeka 22/05/19 5650 12
4664 스포츠대한민국의 이런 저런 야구 소식들을 모아봤습니다. 4 키스도사 17/01/20 5651 1
6291 기타콜라테러 썰 12 OshiN 17/09/15 5651 9
8446 IT/컴퓨터아이패드 프로 새모델이 공개되었습니다. 18 Leeka 18/10/31 5651 1
9603 게임[불판] LCK 2019 섬머 - 결승, GRF vs SKT 135 OshiN 19/08/31 5651 0
9695 사회'우리 학교는 진짜 크다': 인도의 한 학교와 교과서 속 학교의 괴리 2 호라타래 19/09/23 5651 9
10801 꿀팁/강좌[방학수학특강] 캡틴아메리카의 고.조.선. 3주차 공지 (구경꾼 환영!!) 9 캡틴아메리카 20/07/21 5651 3
13312 일상/생각7년동안 끊은 술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29 비사금 22/11/10 5651 42
3858 게임[불판] 시즌6 롤드컵 16강 8일차 불판 109 곧내려갈게요 16/10/10 5652 0
3887 기타모태솔로 11 알료사 16/10/12 5652 6
10777 일상/생각한 가족의 고집, 그리고 나의 고집에 대한 고백 자몽에이드 20/07/14 5652 9
9028 의료/건강의사는 어떻게 사고하는가 - 2. 진단=사후확률Up & 진단의 두 축 6 세란마구리 19/04/03 5653 10
9558 기타홍콩의 안전을 기원하며 3 녹차김밥 19/08/18 5653 13
11998 오프모임오늘밤 mm벙 애매한 시작 시간 8:45PM 15 지금여기 21/08/20 5653 1
1831 일상/생각여행후기 복잡한... 8 까페레인 15/12/21 5654 6
5690 요리/음식식욕터지는 다이어터의 의식의 흐름 - Chicken Wings 20 elanor 17/05/24 5654 2
8483 오프모임11월 8일 목요일 - T.Robin표 타로 리딩 세션 22 T.Robin 18/11/07 5654 4
10775 경제[펌] 착한 사장님들 씨가 마른 이유?? 10 Groot 20/07/14 5655 0
4264 정치 한국에서 유일하게 연금을 받고 있는 대통령 8 Leeka 16/12/01 5656 0
4443 방송/연예소사이어티 게임 파이널 전 후기 7 Leeka 16/12/25 5656 0
10137 일상/생각스펙타클 2019년 마지막 2주.. 8 집에가고파요 20/01/01 5656 0
9450 게임팔왕의 난과 칠보시 5 저퀴 19/07/18 5657 5
13299 기타그날 이태원 거리의 상황 13 토비 22/11/07 5657 0
2177 일상/생각금수저 만능 사회 19 한성희 16/02/05 5658 1
13282 사회이태원 압사사고를 바라보는 20가지 시선 6 카르스 22/10/30 5658 29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