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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1/02 09:52:58
Name   까페레인
Subject   [책] 소유냐 존재냐 그리고 추억
20대 초반에, 고전 소설책이나 삼국지 같은 책 혹은 당시 인기서였던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데미안 같은 책만
알던 무지의 저에게 처음 접해보는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책은 새로운 사상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였습니다.
to be, being 에 대한 물음은 책을읽던 초반 처음은 스스로에게 이해난이도땜에 혼란스럽다가도 나중에 스스로 아하...라고 생각하게 만든... 아마도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나의 가치관 적립에 큰 영향을 끼친 책이 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왜 이 책 이야기를 다시 꺼내게되었냐하면요.

얼마전에 선후배모임이 있어서 참석했는데..
그 중에 후배 여학생 한 분이 참석하면서 저한테 자신을 기억하느냐고 물었어요. 저와의 접점은 몇 개월 정도 밖에 없었거든요.

제 기억의 저장고에서 20년 동안 사라져있었다가 이름만이 희미한 후배님의 단 한마디...

"언니가 저에게 소유냐 존재냐" 책을 선물로 주시고 사라지셨지요... 라는 짧지만 저에게는 훅이 와닿은 멘트였어요.

저는 부끄럽지만, 어릴 때 연탄가스를 너무 많이 마셔서 단기기억력 상실증에 걸린것 같다고 자가진단해 보는데요..
그래서 전혀 그 후배님을 이름만으로는 기억이 안나던 차였는데, 책 제목을 들으니 그 책은 제가 아니면 줄 사람이 없는 책이었어요.
그 당시에 제가 열렬히 좋아했던 책이었구요. 맞어맞어 하면서 기억의 창고에서 희미하게 그때의 후배님이 연결 되더라구요.

다시 생각해보니....
소유냐 존재냐의 책에서의 핵심이었던, 존재형 인간 =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어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마도 저의 20대 이후의 삶의 근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은 집에 있는 어느 풀지 않는 박스속에 있는지....창고속에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왜 사랑하는 동생들에게는 잔소리만 백번이었고 이런 책은 안나눠주었는지 ....

예쁜 후배는 완전  ^^ 멋지게 살고 있더라구요. 전문 프로그래머 엔지니어인데다 홍대에서 밴드도 하고 ... 멋진 그녀였어요.
흐메 부러워라~~ 했슴다.

감히 인생을 바꾸게 만드는 책이라 평하고 싶어요. 나중에 아이들이 배우자를 데리고 오면 물어봐야겠어요. 소유냐 존재냐 읽어봤어요? 라구요....그러면 뭥미하겠지요. 엄마 좀 참아요~~~ 라고 아이들이 그러겠지요.

그리고 올해 후반기에 시간이 남으면...칼세이건의 코스모스책을 읽어봐야겠어요. 영문판 포기하고 한글판을 구해서 ^^;; 그래야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을까 하는 쿡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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