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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1/25 13:22:19 |
Name | 엄마곰도 귀엽다 |
File #1 | 20160125_125239.jpg (2.96 MB), Download : 13 |
Subject | 저마다의 섬 |
사진은 베란다에서 찍은 아파트 정원(?) 뒷산(?) 여기가 시베리아인가봉가. 아기와 하루종일 집 안에 있다보면 24평짜리 섬에 갇힌듯한 느낌이 들곤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기 기저귀 갈고 먹이고 우는거 달래며 놀아주고 재우고 하는 고립된 삶. 남편이 매일 일찍 퇴근해서 아기도 봐주고 주말마다 가는 친정에선 부모님께서 아기를 버선발로 맞아주시는데도 저의 피곤과 우울은 쉽게 가시질 않아요. 처음 아기를 낳아서 조리원에 들어갔을때 친정부모님께서 인천까지 세시간여를 운전하고 오셨는데 밖에 나가서 밥한끼 먹겠다니까 못 나가게 하더라구요. 그땐 반농담으로 수인의 삶이 시작됐다고 얘기하며 웃곤 했어요. 지금은 농담으로라도 그말을 하지 않아요. 농담삼아 한 말인데 언령이 된건지도 모르겠다는 자책아닌 자책을 하거든요. 아기와 함께하는 삶은 너무 행복하고 엄마가 된 것이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셋 만의 섬이 아닌 둘 만의 섬에 갇혀서 잠시 쉬는 시간이라곤 아기가 뽀로로 보는 시간 ( 바로 지금) 뿐이니 저도 좀 지치나봐요. 다들 저마다의 섬에 갇혀서 이렇게 매일을 보내왔고 또 보내고 있을텐데 저는 모든게 버거운 초보 늙은(!) 엄마라 이렇게 하소연이라도 하고가요. 이제 또 힘내서 엄마로 돌아가요. 아자 아자. 참. 추가로. 다들 아기 키우면서 아기보단 나를 우선으로 두고 지내라는 충고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아기와 저를 동시에 케어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아기는 세끼 이유식 만들어먹여도 저는 컵라면 하나 혹은 시리얼 한 사발 말아먹는게 다 거든요. 여기에 남편은 아기 낳고 찬밥(!) 됐다고 서운해할때가 있어요. 남편이 아프다고 해도 제가 '응. 그래.아파서 우째' 이러고 말거든요. 근데 저는 이조차도 너무 버거워요. 저는 저 조차 케어할 수가 없는데 말이죠. 다들 저보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잘 하고 있는거겠죠. 전 요리도 못하고 남편 아침도 안챙겨주는 나쁜아내거든요 :( 노력은 하는데 모든게 잘 안되고 서투르고 그러네요. 서른@@살이면 엄청 어른이고 뭐든지 잘 할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ㅠ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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