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5/01 13:57:52
Name   수박이두통에게보린
Subject   [회고록] 잔느 랑방.
어느 날 이른 오후였어요. 수박이는 운동을 끝나고 갑자기 아이스 타조 차이가 너무 마시고 싶은 것이었어요. 그래서 가까운 스타벅스에 가서 아이스 타조차이 그란데 사이즈를 KT 업그레이드 신공으로 톨 사이즈 가격으로 주문했어요. 수박이는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마침 스타벅스에서 걸스데이의 빤짝빤짝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노래만 들으면 개념 없기 짝이 없는 노래지만 뮤직비디오와 보면 이다지도 훌륭하기 그지 없는 노래가 없거든요. 수박이는 노래를 들으며 뮤직비디오를 회상하기 시작했어요. 소진 이모가 보이는 것 같아요. 수박이는 기분이 더욱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기다리던 아이스 타조 차이가 나왔어요. 알바님이 타조 차이를 건네는 순간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수박이는 좋은 향을 맡았어요. 그 향은 알바님에게서 살살 불어오는 향이었어요.

"알바님, 향수 뭐 써요?"

"왜요?"

"향이 참 좋아서요."

알바님은 수박이의 말을 듣더니 갑자기 빙그레 웃으며 난데없는 이상한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저 남자친구 있는데.."

이런 미친 알바님, 내가 향수 이름을 물어봤지,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본 것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나도 여자친구 있거든요. 알바님이 남자친구가 있던 없던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요. 이런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수박이는 애써 참으며 진지한 눈빛으로 알바님에게 다시 말을 걸었어요.

"그건 내가 알바 아니고, 향수 이름만 좀 가르쳐주면 안되나요?"

알바님이 수박이의 진심 어린 대답을 듣더니 조금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을 하였어요.

"잔느 랑방이랍니다."

"오오, 잔느 랑방. 감사합니다."

대답을 들은 수박이는 가차없이 아이스 타조차이를 들고 집으로 향했어요. 알바님의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대답이 수박이의 기분을 조금 상하게 했지만 그래도 수박이는 기분이 좋았어요. 걸스데이의 빤짝빤짝을 들었고, 원하는 답을 해결했기 때문이에요. 화이트 머스크 이후로 이렇게 좋은 향에 푹 빠지긴 또 오랜만이에요. 수박이는 계란 후라이를 잘하고 화이트 머스크와 잔느 랑방을 즐겨 쓰는 턱이 몽실몽실한 여자와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5년이 지난 지금, 수박이는 그 때와는 달리 솔로랍니다. 갑자기 수박이의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있어요. 더 이상 글을 길게 못 쓸 것 같아요.

99%의 사실, 1%의 픽션.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555 기타[홍터뷰] 예고편: 분노조절잘해 기아트윈스 10 토비 22/02/27 4021 29
    12439 기타[홍터뷰] 예고편: 영업왕 다람쥐 44 토비 22/01/14 5195 71
    12658 기타[홍터뷰] 예고편: 주식부자 알료사 38 토비 22/03/20 5197 47
    12740 기타[홍터뷰] 예고편: 헬리제의우울 33 토비 22/04/19 4122 33
    12772 기타[홍터뷰] 헬리제의우울 ep.1 - 걸잘알 헬리제 27 토비 22/05/03 3763 33
    12824 기타[홍터뷰] 헬리제의우울 ep.2 - 싸우지 말고 순수해 12 토비 22/05/16 3606 25
    8351 과학/기술[확률론] 당신은 암에 걸리지 않았다 - 의사들도 잘 모르는 사실 12 Sophie 18/10/11 6986 10
    2594 일상/생각[회고록] 그 밤은 추웠고, 난 홍조를 띠었네. 43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4/12 4426 10
    5694 일상/생각[회고록] 그녀의 환한 미소 16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5/24 3699 13
    2643 일상/생각[회고록] 그와 그녀의 슬픈 도토리. 8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4/19 3287 0
    2832 일상/생각[회고록] 그의 손길은 애절했고, 눈빛은 날카로웠네. 4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5/18 3062 4
    4583 일상/생각[회고록] 나 킴치 조아해요우 19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1/09 4610 18
    3086 일상/생각[회고록] 우수에 젖어있던 너의 슬픈 눈망울. 2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6/21 3099 1
    2721 일상/생각[회고록] 잔느 랑방. 12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5/01 3429 0
    2799 일상/생각[회고록] 잘못된 암기. 13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5/13 3223 1
    4873 일상/생각[회고록] 터키의 추억 12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2/15 3365 8
    12972 일상/생각[회상] R.A.T.M 그리고 틱광득 소신공양 18 사이공 독거 노총각 22/07/06 4355 11
    107 기타[회전목마의 심야영화] 스파이 9 회전목마 15/05/31 9852 0
    231 기타[회전목마의 심야영화] 악의 연대기 6 회전목마 15/06/06 9446 0
    12921 기타[후기] (사진 주의) 비어-게인: 무명맥주전 전체공개 29 비어-도슨트 22/06/15 3786 22
    2883 의료/건강[후기] Darwin4078님의 April_fool님을 위한 실내 맨몸 운동 루틴 8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5/24 4838 0
    10794 기타[후기] 엠팍을 탈퇴하였습니다.(꽤 오래전) 11 rustysaber 20/07/18 5069 6
    6186 영화[후기] 킬러의 보디가드 14 CathedralWolf 17/08/28 5036 0
    101 기타《노인과 바다》와 실존주의, 그리고 유재석 8 15/05/30 9161 5
    9678 방송/연예《멜로가 체질》은 왜 실패했는가 10 Moleskin 19/09/18 6661 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