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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6/09 00:38:48
Name   DEICIDE
Subject   방금 MBC다큐스페셜 \'나는 나쁜 엄마인가요?\' 좋았던 것 같네요.
방금 끝난 mbc 다큐스페셜 '나는 나쁜 엄마인가요?' 를 아내와 120일된 제 아들과 같이 봤는데요,
참 좋은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범람하는 육아정보와 소위 '좋은엄마되기' 를 강요하다시피하는 수많은 지침들 때문에
엄마들의 육아스트레스가 전에없이 많아졌다는 생각이에요.
아빠인 저도 최대한 육아를 돕고 싶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제 품에서는 앵앵대기만 하는 아들녀석때문에 아내가 아기띠로 아기를 안고 재우는 중입니다.
이렇게 아빠들이 할수 없는 엄마만의 역할들이 있는데, 또한 모성애라는 이름으로 육아에 대한 힘듬을 토로하는 일이 터부시되고 엄마의 행복을 찾는 일이 나쁜 엄마처럼 여겨지는 현상에는 문제가 분명 있는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가 참 좋았던 부분이
이러한 힘든 엄마들에게, '당신은 좋은 엄마입니다' 라고 위로해주었다는것, 이게 제일 마음에 와닿았고요,
주말부부인데 삼남매를 기르고있는 엄마, 쌍둥이를 기르고있는 워킹맘, 아이때문에 퇴직해버리고 아이에게 올인하는 엄마들의 사연과 한마디 한마디가
함께 이시대에 아이키우는 입장에서 참 공감이 많이 가고, 내가 하는 고민과 불안이 단지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육아를 하다보니 베이비페어도 가게 되고 아이 관련 상품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사실 '공포 마케팅' 이 상당히 팽배해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들 부드러운 말투로 겁주더라고요.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후회합니다. 이 때 안하면 다른애들보다 뒤쳐져요. 이거도 안 사시면서 아이 건강 생각하신다고 하시는건 아니겠죠? 하면서 말이죠.
수많은 육아지침서도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을 주기보다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자신들의 방식대로 안하면 아이를 망치는 것처럼 겁을 주니, 육아에 대해 예전처럼 주변 가족들로부터 도움을 얻기 힘든 엄마들은 마케팅이 조성하는 공포 속에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희생합니다.

저도 말로는 나는 아들태어나면 막 굴리며 키울거다 호언장담했지만
일반분유 먹으면 소화 못시키는 아이때문에 특수분유 먹이고 금이야옥이야 벌벌거리게 되더라고요.
뭐 그거야 내새끼 먹는거라 어쩔수 없다지만, 저는 확고한 신념중의 하나는 행복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여야 행복할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특히 아내와의 관계를 신경쓰고 가정의 중심이 부부가 되어야지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요.
하지만 엄마마음은 그런게 아닌지 언제부터인가 아기때문에 안돼, 아들때문에 아니야 하는 아이중심의 결정을 많이 내리게 되고 트러블도 몇번 생기더라고요.
오늘 다큐멘터리를 같이 본건 그래서 도움이 꽤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육아에 대해 자신감도 되찾고, 너무 과도한 집착이나 걱정을 좀 덜수 있었던 것 같네요.

애기 재우는 옆에서 폰으로 적는거라 그냥 생각나는대로 쭉쭉 써내려가서 두서는 없네요.
오늘도 육아로 힘들어하시는 분들 모두 힘내시고 파이팅입니다.
엄마들께는, 잘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시라는 말씀 다시한번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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