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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6/12 21:30:34 |
Name | 레이드 |
Subject | 결혼과 사람과 나 |
1. 얼마전에 지인 결혼식에 다녀왔다. 이번주 지난주, 연달아 있는 바람에 생각보다 축의금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들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하는 말이라곤 여자친구 만들어야지 하는 인사치레에 그래야죠 ㅎㅎ 좋은 사람있으면 소개시켜 주세요 ㅎㅎ 라는 말 뿐이다. 요즘 날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런 말을 한다. 벌써 그런 나이가 됐나 싶기도 해서 참, 이상하다. 지인 결혼식장은 매우 커다랗고 매우 화려했다. 뭐라더라 5성급 호텔 어쩌구 그러던데.. 일반 결혼식장이 아니라 호텔을 빌려서 했나 싶었다. 그런 자리에서, 무언가 두근두근 하다기보다.. 뭐랄까 이거 빌리는데 얼마나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던 걸 보면, 왠지 모르게 서글퍼진다. 2. 일하지 않고 먹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게 참 쉽지 않아서 문제다. 하긴 우리 아버지도 우리가 아니었으면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으셨을 것이다. 요즘 안 그래도 무척 힘들어보이시는 거 같아서 안쓰럽다. 내가 돈이라도 많이 벌면 걱정 없이 그만두시라고 할텐데. 나는 나 혼자 건사하기도 곤란한 벌이다. 이번달 카드값이 얼마더라.. 3. 나는 결혼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진지하게 생각한다. 내 스스로가 너무 모자란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 나랑 함께 할래요? 라는 말을 할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혼하기 위해서(물론 결혼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지만) 내 스스로를 가꾸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거 자체가, 지금은 너무 힘들고 솔직히 귀찮다. 아 혼자 사는게 편하다. 긴장하면 머리랑 전혀 다른 말이 나오는 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게 참 어렵다. 그냥 왠지 모를 짜증과 빡침만 올라온다. 4. 날 제외한 이들은 결국 남일뿐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게 참 어렵고, 지금도 힘들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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