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6/29 02:04:40
Name   선비
Subject   [조각글 32주차] 소유스
주제 _ 선정자 : 마스터충달
연재글의 1화 분량을 써주세요.
새 연재글도 좋고, 이전에 썼던 글에 이어서 쓰셔도 됩니다.

제 선정 이유
글을 쓰다보면 항상 어두워져서, 이런 절 벗어나고싶어져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분량 제한
A4용지 0.5~1.5 사이

합평 방식
합평방식은 자유롭게 댓글에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맞춤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PnuSpellerISAPI_201504/

[권장 과제 - 필사하기]
불참하시는 분들 중에서 가급적이면 권장해드립니다.(의무는 아니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글귀를 최소 노트 반장 분량의 글을 써주세요.
필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문체나 표현등을 익히기에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글쓰기가 어려우신 분은 필사를 통해 천천히 시작하시는 방법도 좋은 방법입니다!
시도 좋고 소설도 좋고 수필도 좋습니다.
혹시 꾸준히 작성하실 분은, 일정한 분량을 잡고 꾸준히 진행해나가시는 것도 좋습니다.
글을 쓰신 분들 중에서 원하신다면 필사 과제를 추가로 더 작성하셔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생긴 '타임라인 게시판'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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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평 받고 싶은 부분


하고싶은 말
경쾌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써보고 싶었는데, 역시 단시간에 좋은 글이 나오진 않네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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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 전화벨이 울린다. 그녀가 아니다. 하늘이 벌써 어둡다. 나는 오래된 모터바이크의 시동을 건다. 웨일스의 겨울날씨는 이방인에게 친절하지 않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동이 한 번에 걸리길 기대하진 않는다. 이미 살면서 너무 많은 기대를 했다. 스쿠터를 처음 살 땐 나도 이맘때쯤이면 렉서스 정도는 타고 다닐 줄 알았다. 석사 학위를 위해 이 나라에 처음 입국할 땐 박사 학위 정도는 딸 수 있을 줄 알았다. 박사과정을 도망치듯 그만두고 가디언에 입사할 땐 퓰리처상이라도 탈 줄 알았고. 지금이라도 편집장 구두를 핥으면 어쩌면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 어쨌든 이제 기대는 하지 않는다.

파크 스트리트에 위치한 킹즈 암이라는 선술집에 들어설 땐 비가 양동이를 붓듯 퍼붓고 있었다. 파란 양복에 파키스탄계 키 큰 남자라. 루크의 정보는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 싸구려 위스키를 한잔 주문하고 나는 그의 옆 비상구 근처에 앉았다.
싱글 샷을 들고 파란 양복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담배를 물고 성냥을 꺼내 그대로 그었다.

"요즘 세상에 성냥을 쓰나?" 그가 관심을 보였다.


삼촌은 한국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였다. IT기업의 사장이기도 한 삼촌은 그러나 자신을 우주비행사로 소개하길 좋아했다.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시대가 왔지만 어쨌든 최초의 칭호는 삼촌의 몫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삼촌은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남이 안 하는 걸 해야 해." 삼촌은 말하곤 했다. "그래야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단다."

지금은 유일하게 우주장을 치른 한국인 우주비행사지만, 어쨌든 삼촌의 조언은 여전히 유용하다.


"성냥 냄새를 맡으면 긴장감이 풀어지거든." 내가 대답했다.

주머니 속에 놓인 그의 오른손이 움찔한 것처럼 보였지만, 내가 잘못 본 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마약이 후각까지 마비시켰나?"

파란 양복의 눈이 불안하게 좌우를 훑는다.

"경찰은 아니군."

"친구도 아니야. 아미르." 그의 손이 이번엔 분명히 움직였다.

“현상금 사냥꾼이군.” 그가 말했다.

“실적 수당제 민간조사원이라고 부르는 거야.”

“저런, 총이 있는데…….” 그가 아쉽다는 듯이 대꾸했다.

“성냥의 불꽃이 어떤 색인지 아나, 아미르?”

“성냥이 아니군.”

“나노봇이야. 총구는 이미 막혔어. 나라면 오른손이 날아간다는 쪽에 걸걸.” 내가 말했다.

아미르가 한숨을 짧게 내쉬고 말했다.

“형량 거래 면허는 있나?”


대공황 이후에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기대가 없이도 사람은 산다. 크레딧이 입금되기까지 3일은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샤워기는 여전히 수도세 알람을 내보내고 현관의 도어락은 열쇠를 꺼내기 전까지 계속 내 홍채를 죽은 사람의 눈으로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전화벨이 또다시 울리면, 나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길 기대한다.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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