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6/16 00:33:51
Name   NightBAya
Subject   PSYCHO-PASS
- 본문에 사용한 이미지는 애니플러스에서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들에서 가져왔습니다.
- 해당 작품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글을 잘 쓰시는 분들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얼마 전 극장판 PSYCHO-PASS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작품이라 이야기를 꺼내는데 제대로 전달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선택의 어려움

모든 사람은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내려야 합니다. 오늘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와 같은 사소한 선택부터 어떤 직업을 택할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와 같은 중요한 선택까지. 이러한 선택 중 하나를 결정하기에는 참 어렵습니다. 저는 자신이 내린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불확실하므로 자신의 결정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하고 이 때문에 선택이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 내게 맞는 선택을 대신 내려준다면 그래서 내가 행복하게 사는 길을 알려준다면 지금의 삶보다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PSYCHO-PASS의 배경은 바로 이런 도시입니다.


PSYCHO-PASS의 사회

PSYCHO-PASS의 사회는 높은 과학기술을 달성한 사회입니다. 홀로그램 기능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하여 집을 원하는 모양으로 꾸밀 수 있기도 하고 원하는 스타일의 옷 역시 직접 입거나 벗지 않아도 홀로그램 기능을 통해 바꿀 수 있습니다. 아침에는 비서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일정을 관리해주기도 하고 식단 역시 알아서 한 끼에 먹을 식사량 역시 열량을 기반으로 알아서 준비해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정점에는 시빌라 시스템이 있습니다.


- 화려한 홀로그램이 꺼지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집. -


시빌라 시스템

이 사회를 유지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시빌라 시스템입니다. 시빌라 시스템은 개개인의 심리상태와 성격 경향을 계측하고 이를 수치화합니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시빌라 시스템은 직업 적성을 기반으로 각자에게 맞는 직장을 제시하기도 하고 각자에게 맞는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 결혼할 수 있도록 주선하기도 합니다. 사회에서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개개인의 범죄계수를 측정하여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미리 조치하여 따로 격리하기도 합니다.


- 엔딩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PSYCHO-PASS의 개념 -

이 작품의 세계관은 전 인류가 혼란에 빠져있는 가운데 시빌라 시스템이 작동하는 구역에서만 평화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라는 주인공 친구의 대사는 시빌라 시스템에 대한 일반 대중의 생각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이야기했던 선택의 고민을 할 필요 없이 행복하게 사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 시빌라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필요한 부분에 적절히 배당하면서 사회가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이상적인 사회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할 수 있는 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

주인공인 츠네모리 아카네는 공안국 형사과에 배속되었습니다. '감시관'으로서 츠네모리 아카네는 동료 감시관인 기노자, 그리고 범죄계수가 일정 수치 이상인 잠재범 중 범죄 수사 및 행동을 함께할 '집행관'들과 함께 여러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 주인공 츠네모리 아카네 -

이들은 도미네이터라 불리는 무기를 이용합니다. 도미네이터는 시빌라 시스템과 통신하여 대상의 범죄계수를 측정하고 대상을 마비를 시키거나 그 자리에서 사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특별한 무기입니다.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는 직접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빌라 시스템이 저 사람이 이 사회에서 필요한 자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도미네이터의 방아쇠를 당기면 됩니다.


- 도미네이터를 손에 들고 있는 주요 인물인 집행관 코가미 신야 -

마키시마 쇼고

이렇게 평온한 나날이 계속되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존재가 있습니다. 마키시마 쇼고입니다. 마키시마 쇼고는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통제되는 사회에 반항하기 위해 여러 범죄를 뒤에서 지원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모아 시빌라 시스템의 범죄계수 측정을 무력화한 후 사회에 폭동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우리의 눈으로 볼 때 이 사람은 분명 범죄인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인물이 존재한다면 체포와 동시에 재판을 받아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것입니다. 하지만 PSYCHO-PASS의 사회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PSYCHO-PASS의 사회에서는 범죄계수만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눈앞에서 살인을 저질러도 시빌라 시스템이 그 사람의 범죄계수를 낮게 평가한다면 처벌할 기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범죄계수가 높아지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치료와 격리의 대상이 되지만 범죄계수만 높아지지 않는다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시스템은 처벌하지 않습니다. 합리적이라 생각했던 시스템이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종이책 예찬론자 마키시마 쇼고 -


진정한 삶? 진정한 행복?

무엇이 옳은 것일까요? 이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일까요? 아니면 홀로그램으로 자신을 숨기며 거짓된 삶을 사는 것일까요? 무엇이든 최적화하여 맞춰주는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사는 우리보다 행복할까요? 진정한 삶과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이 작품에서는 결론을 말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들 각자의 생각이 있을 뿐이고 어느 한쪽의 의견이 아닌 양쪽의 의견 모두를 들려주며 보는 사람들에게 설득하려 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작품의 세계관에 따르면 시빌라 시스템이 없는 다른 지역의 상황이 너무나도 안 좋아서 시빌라 시스템이 주는 사회적 안정을 포기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요? 당신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 애니플러스에서 공개한 PSYCHO-PASS 1기와 2기.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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