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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7/28 13:46:04
Name   王天君
Subject   메진요
1. 7월 27일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신상 유포·모욕, 표현의자유 아냐" 인권침해 피해여성들 집단소송 나서"
http://www.womennews.co.kr/news/96158#.V5lxQ_mLTIU

아마 모르셨던 분들도 많을 겁니다. 온라인 세계에서는 핑크코끼리와 여중생을 걱정했지만, 일베 및 다른 곳에서 추모객들의 도촬사진이 퍼지고 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여자들이 있었다는 걸요. 저는 트위터에서 일베 회원 및 일베를 하는지 안하는지는 알 수 없는 어떤 남성들이 추모 현장에서 이런 저런 위협과 모욕을 했다는 사실을 쉽게 접할 수 있었기에 별로 놀랍진 않았습니다. 저렇게 법적 대응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좀 씁쓸했죠.

물론, 나무위키에 저러한 일들은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께 강남역 추모 현장은 나무위키가 서술한 대로 남혐의 온상지겠죠.

2. 메갈리아에 대해 제가 왈가왈부하는 것보다, 저보다 공부 많이 하신 분의 좋은 글을 읽는 게 더 좋겠지요.

https://www.facebook.com/notes/%ED%95%98%EC%A7%80%EC%9C%A8/%EB%B0%95%EA%B0%80%EB%B6%84%EC%9D%80-%EA%B3%BC%EC%97%B0-%EB%A9%94%EA%B0%88%EC%9D%84-%EC%84%B1%EA%B3%B5%EC%A0%81%EC%9C%BC%EB%A1%9C-%EB%B0%98%EC%82%AC%ED%9A%8C%EC%A0%81-%ED%98%90%EC%98%A4%EC%BB%A4%EB%AE%A4%EB%8B%88%ED%8B%B0%EB%A1%9C-%EB%82%99%EC%9D%B8%EC%B0%8D%EC%97%88%EB%82%98/278353929199431?pnref=story

아마 이 글이 현재 나온 여러 분석 중 사회학적으로 가장 치열하게 작성된 글이라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9462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350&dable=10.1.4

같은 글들이 있겠지요. 오늘 아침에 나온 진중권씨의 논평까지도 합칠 수 있겠네요.

이 글들은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 메갈리아의 "왜"를 따져보라는 것입니다.
정치적 맥락을 제거해버리면 이 세상의 모든 갈등은 그 자체로 악이 될 뿐입니다.

3. 저는 메갈리아에 대한 가치판단 그 자체보다도, 김자연 성우 사건부터 시작된 이번 사건을 둘러싼 여론의 반응이 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가장 뚜렷한 것은 "진영논리"입니다.

메갈리아는 절대악입니다.
메갈리아는 절대악이니 메갈리아 4도 절대악의 한갈래입니다.
메갈리아 4에서 파는 티셔츠를 지지하는 것은 절대악이 됩니다.
메갈리아 4에서 파는 티셔츠를 지지한 성우는 절대악이 됩니다.
메갈리아 4에서 파는 티셔츠를 지지한 성우를 지지한 웹툰 작가들은 절대악이 됩니다.
메갈리아 4에서 파는 티셔츠를 지지한 성우를 지지한 웹툰 작가들을 지지한 정당은 절대악이 됩니다. (이젠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죠)
메갈리아 4에서 파는 티셔츠를 지지한 성우를 지지한 웹툰 작가들을 지지한 언론은 절대악이 됩니다.

심지어 게시판 내에서도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는 절대악에 대한 동조로 비춰지고 규탄받습니다.





나무위키 살생부에 뒤이어 웹툰 작가들을 "걸러내는" 앱이 나왔습니다.
저는 이 정도로 철저하게 어느 작가들을 다른 작가들과 구별하려는 시도를 본 적이 없습니다.

4. 이렇게 구분이 끝나고 나면 사람들의 성토는 비공감과 반대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기어이 조져놓습니다.

저 성우 짤라라
저 웹툰 작가들 짤라라
저 웹툰 작가들은 규제당해야 한다
한경오 이제 더 이상 사지 않겠다
손석희와 진중권에 대한 성토는 딱히 불매나 다른 권력의 과시로 이어지진 않고 있군요. 별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는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황석희 번역가와 다른 웹툰 작가들 역시 명예훼손 및 협박을 고소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5. 어제 오유에 관해 재미있는 트윗이 올라왔더군요.



맨 처음에는 과거 오유의 여혐게시물을 부정합니다. 이럴 리가 없다, 이것은 조작이다!



조작을 부정하는 증거가 제시됩니다.




이는 여시의 여론전이었을 거라고 합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57647

절대로, 저것이 오유의 주류 의견이었을 것이라고는 의심하지 못합니다.
저것보다 더한 여혐게시물들을 하도 많이 봐서 사람들은 학을 뗐는데도요.
소속된 커뮤니티의 자정능력과 회원 개개인의 양심을 철썩같이 믿고 있습니다. 가시적인 증거들을 부정하면서까지요.

오유와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당연한 거죠.
논리적, 윤리적 무오를 보증하고, 가부장제에 길들여져 있던 전세대와의 분리를 꾀하지만.... 글쎄요?
김치녀와 된장녀란 단어는 현재의 이삼십대로부터 나왔습니다. 삼일한, 보전깨 등의 축약어로 여혐이 재생산된지는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닙니다.
굳이 원죄론으로 끌고 가지 않아도 우리 세대는 우리 세대만의 과오를 벌써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이를 지적하는 이들은 "깨시민"이자 "선민사상"을 가지고 있다며 비판받습니다.

6. 많은 이들이 반사회적 집단의 위험성을 성토하고 있습니다만, 어떤 분들은 이해하지 못하실 겁니다.
기껏해야 온라인 세계에서 욕이나 해대는 여자들 사이트의 문제죠.
이 전에도 글을 썼지만, 많은 이들이 위험분자의 소굴로 자가격리시켜놓았던 그 곳은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김자연 성우 사건이 터지던 그 날까지, 메갈리아 사이트는 댓글이 달리지도, 댓글이 보이지도 않았었죠.
커뮤니티들은 사드를 설치하자고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모조리 사적응징해야 한다고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사이트의 위험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남성들의 위기감을 객관적으로 납득시키기 위해, 인터넷 여론이 증거로 내세우는 것은 "스스로의 분노"입니다.
이만큼 열받게하니까, 이렇게 위험하다는 거죠.
그리고 가장 활발하게 써먹히는 비유법은 "테러집단"과 "IS"입니다.
김태훈이 구설수를 일으켰던 바로 그 표현들이 이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차용됩니다. 왜냐하면, 메갈리아는 페미니즘일리가 없으니까요.
페미니즘이냐 아니냐, 그 결정을 내리는 것은 남자들입니다.

7. 이 분노를 객관적으로 납득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인터넷 여론은 원점으로 회귀합니다.

"나무위키 보시면 그런 말 못하실 텐데...."




3
  • 문제를 이런 시각에서도 볼 수 있는 거지요. 안그런가요. 글과 글쓴이와 무관하게 다들 눈을 뻘겋게 뜨고 달려오는 모습이 속상해서 저라도 추천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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