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7/30 00:54:07
Name   Darwin4078
Subject   청소는 한밤중에 해야 제맛.
#. 저녁을 먹고, 와이프는 첫째 아이를 픽업하러 가고, 저는 둘째 아들내미 독서과제를 봐줍니다.
하기 싫어 몸을 배배 꼬지만 숙제를 해야 아이패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합니다.
제가 국민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는 아무 개념없이 노느라 바빴는데, 아들내미는 독서에, 태권도에, 바둑에, 영어학원에 바쁘기만 합니다.
일견 짠해보이지만, 독서 빼고 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게 함정.

#. 첫째 딸내미가 집에 옵니다.
어제는 자기보다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랄로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습하고 자기는 멘델스존 협주곡을 한다고 화가 잔뜩 나있었는데, 오늘은 레슨 선생님한테 덜 혼났는지 기분이 좋아보입니다. 아이들 숙제는 와이프가 맡고 저는 기아 야구를 보고 청소를 하기로 합니다.

#. 야구 중계가 병신스럽게 흘러갑니다.
우천으로 경기가 3번이나 중단되고, 10대6으로 넉넉하게 앞서가는 경기는 명불허전 막장 기아 불펜에겐 아슬아슬한 점수차이입니다. 아직도 LG한테 6점차 경기를 역전 당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행히 SK가 채병용, 박희수라는, 막장 기아불펜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든든한 셋업맨들이 병크를 저지르면서 14대 6으로 벌어집니다. 하지만, 올해 기아의 마무리 임창용은 창용불패가 아니라 창용필패입니다.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오늘 수원경기장에선 9회초 2아웃에 강민호한테 역전투런을 맞은 KT가 있습니다.
다행히 경기는 기아의 승리로 끝나지만 시간은 이미 11시 20분이 넘어갑니다.

#. 그래도 청소는 해야 합니다.
밤이라 진공청소기는 못돌리고, 스카치 브라이트 마른걸레와 물걸레를 사용해서 방바닥을 닦습니다. 청소할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도데체 이 먼지는 어디서 오는 것이며, 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어쨌건 청소를 좋아하는 유부남에게 브라이트 1회용 걸레세트는 축복과도 같습니다. 3M 이 재주꾸러기들 같으니! XT가 처음 나왔을땐 디스켓으로 저에게 복돌이의 꿈과 희망을 주었고, 곧이어 포스트잇이라는 마법같은 제품을 선사해주더니 이젠 스카치 브라이트로 저의 유부청소인생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말년에 요양원에 갈때 쯤이면 아마 디펜드같은 제품으로 또 도와주겠죠.

#. 빨래를 널고, 세탁기를 돌립니다.
여름이라 수건을 많이 쓰고, 속옷도 많이 나오고, 빨래도 많이 나옵니다. 세탁기 안에 있는 빨래를 얼른 널고 세탁기를 돌립니다. 빨래 양을 잘 계산해서 빨아야 건조대가 부족하지 않습니다. 여름 빨래는 겹치게 널면 무조건 쉰내가 나기 때문에 최대한 공간을 확보해서 빨래를 널어야 합니다. 다행히 광주는 비가 오지는 않아서 비교적 습도는 낮습니다. 세탁이 빨리 완료가 되어야 건조대에 걸고 저도 잠을 잘텐데... 아직도 10여분이 남아있습니다.

#. 밥통을 보고 내일 아침식사를 가늠해봅니다.
예전 쿠쿠압력밥솥은 대충 쌀씻어서 취사버튼 누르면 밥이 꼬들꼬들 맛있었는데, 요새 나오는 쿠쿠밥솥은 영 예전 밥맛이 안납니다. 2기압에 IH기능 있는 밥솥이 좀 낫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제 입맛에는 영 아닙니다. 아무래도 휘슬러 압력솥을 하나 사야할 거 같습니다. 밥솥에 밥은 충분히 있으니 아침식사는 먹을 수 있겠습니다.

#. 빨래가 끝났군요.
얼른 빨래를 널고 자러 가야겠습니다. 오늘도 더위에 지친 홍차넷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결혼생활이 이렇게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미혼이신 홍차넷 여러분, 빨리 결혼생활로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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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처럼 커뮤니티 들어오면 피곤해지기 십상인 상황에서 제겐 가뭄에 단비같은 글이네요. 소소한 재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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