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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9/20 22:08:39 |
Name | 기아트윈스 |
Subject | 어느 그리스인의 아들 |
제가 살고 있는 곳은 대학 기숙사예요. 어느날 저녁 애들을 데리고 나와서 마당에서 자전거 타고 놀고 있는데 저쪽에서 어떤 아저씨가 아들 둘을 데리고 오더라구요. 큰 아들은 약 6세, 작은 아들은 2세 정도였어요. 큰 애가 축구화를 신고 유니폼 같은 것도 입고 있는 걸로 보아 하루 이틀 추꾸한 게 아닌 것 같았어요. 이분은 알고보니 학생이 아니라 경제학과 교수였어요. 그리스인이고 미국에서 학위를 했는데 여기서 일자리를 구했나봐요. 큰아들이 축구를 워낙 좋아해서 매일 저녁 이렇게 데리고 나와서 잔디밭에서 축구를 하고 논대요. 그리고 통성명을 했는데 이름이 무려 "나는 소포클레스(Σοφοκλῆς)요." 라네요. 아이쿠야. 대단한 이름이네요. 소포클레스씨가 쓴 작품들은 잘 읽었습니다. "허허, 그리스 고전에 대해 잘 아시나봐요." 그냥 이름만 알지요 ^^; 그럼 아들분들 이름은 어떻게 되나요? "제 둘째는 아레스(Ἄρης)랍니다." 후덜덜. 그거 군신(軍神)이잖아요. 나중에 싸움 좀 하겠네요. 그럼 첫째는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아 그게... 혹시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오레스테스(Ὀρέστης)라고 해요." 아 죄송. 누군지 잘 모르겠네요. "오레스테스는 아가멤논(Ἀγαμέμνων)왕의 아들이에요. 아가멤논의 와이프가 자기 애인과 짜고 아가멤논을 죽이는데 후에 오레스테스가 자기 엄마를 죽여 아비의 복수를 하지요." 우와. 와이프님은 이 사실을 아시나요? "뭐...흐흥.. 드....듣기 좋으니까 된 거 아니에요? ㅎㅎㅎㅎㅎㅎ" " 아 앙대 그것만은 ㅋㅋㅋㅋㅋㅋㅋㅋ"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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