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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1/04 17:11:06
Name   피아니시모
Subject   용의 눈물 '위화도 회군'





용의 눈물의 시작은 위화도에서 시작됩니다. 폭우속에 위화도는 그야말로 지옥같은 상황을 보여줍니다. 역사대로 이성계와 조민수는 우왕과 최영에게 회군하게 해달라는 서신을 보냈지만 우왕과 최영의 대답은 안된다는 거였죠. 그리고 역사대로 위화도에서 회군을 하니 이게 바로 1회에 나온 일입니다.
보통 여말선초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특히나 이성계의 존재감이 높을 경우) 위화도 회군은 1차 왕자의 난과 함께 그야말로 드라마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헌데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위화도회군을 보여줍니다.

보여줄때 그냥 회군 했다 끝! 이건 아니고 이성계부터 시작해 우왕과 최영 정도전과 이방원의 모습을 차례대로 보여주며 그들의 생각을 알려주고 또한 과거 무슨 일이 있엇는 지 정말로 심플하면서도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자칫 회군하는 이성계의 모습이 미화되기 쉽지만 이 드라마에 그런 건 없습니다. 용의 눈물에 나오는 이성계는 대단히 노골적으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소 생각에 잠기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난 날 최영과의 의리문제때문이지 결코 고려에 대한 마음떄문이 아니라는 것도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당장 이성계뿐만 아니라 이성계의 옆에서 그를 항상 보좌해주는 퉁두란(이지란) 역시 이성계에게 "그동안 형님(이성계)이 꿈꿔온 세상을 만들 절호의 기회입니다" 라는 말을 합니다. 즉 이미 오래전부터 뒤엎을 마음이 있었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려주죠 그리고 결국 이성계는 조민수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고 회군을 하게 됩니다.

우왕과 최영은 그 소식을 듣고 난 뒤 평양에서 개경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우왕이 최영에게 자신이 어리석고 바보같아서 최영을 진작에 그들과 함께 보냈어야했는 데 괜히 자기 옆에 해달라고 했다가 이 사단이 났다며 후회합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과거회상으로 넘어가며 2차요동정벌 - 이성계의 반대(4불가론)와 최영의 설전 - 신진사대부들과 최영의 설전 - 그 모습을 보고 신진사대부와 이성계의 커녁센을 의심하고 우려하는 최영과 우왕 대왕대비 안씨의 모습(+ 우왕이 최영에게 자기 옆에 있어달라고 징징)이 대단히 자연스럽고 빠르게 나옵니다.

회군이 진행되면서 동시에 과거의 모습들을 굉장히 빠르게 그리고 핵심적인 부분만 골라서 보여줍니다. 떄문에 전개가 막 질질 끌리는 것도 없으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설명도 굉장히 깔끔하게 보여줍니다.

그렇게 이성계가 10만대군을 이끌고 회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우왕 최영은 물론이고 조정도 난리가 나지만 이 와중에도 정말로 침착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정도전과 이방원입니다. 둘은 정말로 침착하게 정도전의 집에서 장기나 두고 있죠. 장기를 두면서 정도전은 장기의 유례를 알려주면서 장기 룰을 멋대로 파괴해버립니다.(..) 당황한 이방원이 이러는 게 어딨습니까 하면서 묻자 지금 장기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이성계의 상황과 약점을 알려주는 거라며 이방원에게 그 뜻을 파악하게끔 하고 정도전의 뜻을 간파한 이방원은 곧장 집으로 향하여 신덕왕후를 포함하여 모든 가족들을 데리고 동북면으로 피신하게끔 합니다. (그 와중에 방우는 거부합니다.)

동시에 이성계의 회군은 계속됩니다. 당연히 이성계 역시 회상을 하죠. 최영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4불가론을 들어 최영에게 요동정벌의 불가함을 알리지만 최영은 자신의 뜻을 꿉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성계에게 이장군만 나서준다면 자신이 있다면서 그를 설득하죠 결국 둘의 대화는 평행선을 걷는것과 다를 바가 없이 끝나고 맙니다. 이성계는 회군하는 내내 고려라는 나라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가 회군을 하기 전에도 그리고 회군을 하고 난 뒤에도 신경 썻던건 오로지 최영과의 관계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만약 최영과의 관계까 없었다면 진작에 뒤엎었지만 최영떄문에 망설였고 최영때문에 신경을 썻을 뿐이죠. 실제로 도성에 거의 다다랐음에도 불구하고 이성계는 바로 진군하지않습니다. 물론 성을 지키는 장수로 하여금 항복하게 하고 인심을 얻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영이 어떻게 나올지를 보고 있었죠 결국 최영이 자신을 칠거라는 걸 알게 되자 그대로 개경을 함락시켜버립니다.

역사대로 최영은 우왕에게 자신의 잘못을 말하며 사죄한 뒤 이성계에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와중에 이성계쪽에서 최영을 내놓으라 하자 최영을 내놓으면 과인의 목숨은 살려주는거냐?오 그렇다면 당장 최시중(문하시중)을 가라 해라 라고 했다가 대왕대비안씨에게 쿠사리를 먹는 우왕은 덤..)
  
그렇게 최영은 이성계에게 무장은 자기가 언제 죽을 지를 알고 있으며 어떻게 죽는 것이 명예인지 안다며 자신을 죽이라고 하고 조민수를 향해서는 간지나는 썩소와 함께 자네까지 날 배신할줄은 몰랐습니다 라는 대사를 합니다. 그와 함께 병사들이 최영을 체포하고 그를 끌고가고 그 장면을 보면서 이성계가 장군!!! 을 외치면서 1화가 끝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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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나중에 또 글을 쓸 지는 모르겠지만 이 1화를 보고나서도 그렇고 조선을 개국하기 이전 고려시대의 내용을 보면 드라마의 진행속도가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건 하나하나가 전광석화와 같으면서도 어지간한 건 다 담아내려고 하죠 조민수의 실각부터 이색의 실각 정몽주의 항전과 선죽교에서의 죽음까지 이 모든게 단 8화만에 마무리 됩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한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제가 용의 눈물을 정주행하면서 느낀 감정은 바로 이 시기가 가장 재밌었다는 겁니다. 다시 보면서 느낀 건 1차 왕자의 난까지 진행이 다소 느렸고 정종에서 태종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생각보다도 지루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요즘 기준으로 좀 지루하다는 거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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