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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11/08 14:12:20 |
Name | 눈부심 |
Subject | 동심파괴 일본애니 <Ringing Bell> |
안타깝게도 더빙이 영어예요. < Ringing Bell >은 1978년 미일합작 애니매이션인데 흥미로운 점이, 맑고 밝은 어린이만화로 시작하다가 신파조가 되는 듯하더니 후반부에서 무지막지하게 다크해지면서 홍콩성인느와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는 거예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애니지만 후반부의 음울한 스토리전개 때문에 세계 여러나라에서 상영이 금지됐었죠. 금기된 모든 것은 더 보고 싶어지는 것. 이거 상당히 재밌어요. 대충의 스토리는 엄마가 늑대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이에 분노한 아기양이 늑대를 찾아가죠. 더 이상 울타리 안에 갇혀서 공포에 떨며 살고 싶지 않다며 자기도 무섭고 강인한 늑대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침을 달라 졸라요. 늑대의 가르침을 하사받은 아기양 치린은.... 전 옛날부터 영화의 장르가 또렷하게 구분되는 것이 좀 신기했었어요. 로맨틱 코메디, 호러/공포, 액션, 엽기 컬트, 느와르, 다큐 등.. 이미 구분된 장르가 영화의 재미를 한꺼풀 꺾는 느낌이었거든요. 로맨틱 코메디영화를 보면서는 누구도 잔혹영화에서나 느끼는 공포와 긴장을 느끼지 못해요. 이미 장르가 로맨틱 코메디영화인 걸 알고 보니까요. 그런데 하나의 영화가 관객에게 로코의 명랑함을 온전하게, 호러영화의 공포도 온전하게 전달하기도 할까요? 성룡의 코믹액션영화를 보면서 누구도 공포에 질리지는 않을 거잖아요. 그런데 바로 이 애니매이션이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한다는. 어린이 만화영화다~하고 엄마랑 손잡고 영화 보러 간 아이들은 극장을 나설 때면 다들 울음을 터뜨리며 무지하게 우울해질 거예요. 그래서 참 탁월한 영화. 디즈니식의 마냥 꿈결같은 동화가 아닌 이런 감성적으로 역동적인 만화는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잊혀지지 않는 만화가 될 거란 건 분명하고 그런 각인은 인생에서 재미있는 요소가 될 거예요. 그런 맥락에서 전 애들에게 1948년 이탈리아 영화 < 자전거도둑 > 적극 추천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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