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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1/29 18:22:10
Name   피아니시모
Subject   탄핵으로 실각한 이후 대원군의 행보 간단히 알아보기


대원군의 집권명분은 그가 왕의 친부이며 왕의 나이가 아직 어리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 명분은 결국 왕이 성인이 되면 박살날 명분이었죠
10년의 집권기간동안 여러가지 일들을 해왔지만 끝내 그는 그 명분 외의 자기가 권력을 잡을 명분을 만들진 못했습니다. 송시열 이후 최초로 "대로"의 칭호를 얻긴했습니다만 그 칭호를 얻은 지 4개월만에 고종의 카운터펀치를 맞고 나가떨어지고 말았으니깐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 10년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10년의 기간동안 그는 종친들을 정계에 등용하면서 자신의 친형인 흥인군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종친들이 흥선군의 편을 드는 상황을 만들었고 세도가문 (노론시파에 해당합니다. 지난번에 글을 잘못 썻었습니다.)을 포함한 노론게열뿐만 아니라 다른 정파사람들을 많이 찾아 등용했고 서얼같이 신분상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많이 써먹었죠
이러한 대원군의 행보는 그의 정적들에게 공격의 빌미가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대원군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반대로 고종에게는 큰 위협중 하나였고요

탄핵으로 실각한 이후 대원군의 행보는 간단합니다. 그는 재집권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손을 잡는 걸 마다하지 않았으며 재집권을 위해서라면 역모를 꾀하는 것조차 서슴치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 1881년 이재선역모사건이 터집니다. 대원군이 자신의 서장자인 이재선을 고종대신 왕위에 올리려다가 사전에 발각된 사건으로 이재선과 그 일에 연루된 사람들이 죽어나갑니다. 이재선은 고종이 제주로 귀양보내는 것으로 마무리지었으나 계속해서 상소가 올라오자 사약을 내립니다. 대원군은 왕의 친부라는 이유로 면책

-> 1882년 임오군란이 터지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를 기회삼아 대원군이 재집권하는 데 성공합니다. 집권명분은 군란의 소요를 막는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는 여기서 군대편제를 구시대로 돌리면서 자신의 집권을 노렸지만 청나라가 개입하여 대원군을 납치함으로써 한달만에 집권의 꿈은 수포로 돌아가고 맙니다.

-> 1884년 갑신정변이 일어나는 데 이 정변의 주도세력들은 대원군의 귀국을 추진합니다. 개화파가 되었든 수구파가 되었든 외세가 되었든 혹은 일반 민중들이 되었든 한가지 특징이라면 모두 대원군을 전면에 내세우려고 했다는 데 있습니다. 청나라에 묶여있었던 이때를 제외하면 대원군은 언제나 콜을 외쳤고요(..)

-> 1885년 3년만에 조선으로 귀국한 대원군은 2년뒤 1887년 위안스카이 (원세개)와 공모하여 고종을 폐하고 자신의 장남 이재면을 왕위에 앉힌 뒤 섭정을 하려했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대원군과 이재면은 왕의 친부 친형이라는 이유로 또 면책됩니다.

-> 1894년 근성가이 대원군은 포기하지 않고 이번엔 동학농민운동을 빌미삼아 재집권을 노립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고종의 밀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도 갖습니다..(..) 그걸 빌미삼아 이번엔 이재면의 아들 즉 자신의 손자이자 고종의 조카인 이준용을 왕위에 앉히려고 합니다만 실패합니다. 이준용의 경우 이재선이나 이재면과 달리 본인부터가 야심이 대단해서 자기라고 못할 게 뭐가 있느냐?라는 겁없는 말을 함부로 하고 다녔습니다. 결국 이준용은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만 대원군이 떙깡을 부리는 바람에 결국 없던일이 됩니다.

-> 이후로도 이준용은 일본공사관에 들락날락거리면서 왕이 되려는 야심을 포기하지 않았고 덕분에 고종은 이준용은 물론이고 그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친형인 이재면에게도 엄청난 증오심을 갖게 됩니다. 대원군은 이미 이전부터 극렬하게 척을 지고 있었고요

-> 1894년 갑오개혁때 일본이 얼굴마담으로 대원군을 내세웁니다. 드디어 꿈을 이뤘다고 기뻐한 대원군을 바로 콜을 외치지만 실권 없는 허수아비가 되었죠(..) 결국 실권은 고종도 대원군도 아닌 국군기무처라는 기관이 갖고 있었고 그 기관의 책임자는 김홍집이었습니다. 네 그냥 얼굴마담으로만 쓰였던거죠 결국 얼마 안가 삼국간섭이라던가 일련의 일들로 인해 일본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갑오개혁도 물거품이 되고 대원군의 (얼굴마담이지만) 집권도 물거품이 됩니다.

-> 그 외 을미사변에도 연루되어있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거기까진 잘 모르겠으니 패스

-> 앞서 설명한대로 누가 정권을 잡으려하든 언제나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려고 할 만큼 흥선군은 (여러 의미로) 조선의 슈퍼스타였습니다-0-
그리고 대원군 역시 그 세력이 누구든 자신의 집권을 도와준다면 그 누구와도 손을 잡았쬬

고종이나 대원군이나 서로가 서로를 지목해서 싸울 수가 없었습니다. 고종 입장에선 친부와 싸우는 불효자라는 소릴 들어선 안되었고 (조선말이라곤 하지만 엄연히 조선시대였으니..) 대원군 입장에서도 왕을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 없었죠 아무리 친부라해도 신하의 입장이었으니깐요

결국 이 둘이 이용한건 명성황후였습니다. 고종은 대원군을 견제하기위해 명성황후를 앞장세웠고 대원군 역시 고종을 직접적으로 공격못하니깐 허구헌날 명성황후에게 쉐도우복싱을 했죠. 일반 백성들의 경우 자기들 고혈 짜고 사치를 피는 명성황후가 죽도록 미웠기때문에, 개화파 입장에선 자기들이 생각하는 개화를 위해선 친청수구파였던 명성황후를 견제하기 위해, 외세는 외세대로 자기들의 상황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대원군을 앞장세웠습니다. 딱 그림이 되자나요?(..)

권력욕에 눈이 먼 대원군과 그런 대원군을 상대로 명성황후를 이용한 고종 그리고 그 틈에껴서 온갖 사치를 다 하면서 백성들의 고혈을 짜는 명성황후까지 나라가 아주 정의롭습니다 그려 결국 이렇게 분열된 왕실은 외세 (일본 청나라 러시아)가 이용해먹기 딱 좋았고 결국 그 마지막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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