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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2/16 15:17:55
Name   사슴도치
File #1   판형.jpg (55.2 KB), Download : 10
File #2   판형2.jpg (131.2 KB), Download : 7
Subject   [사진]판형에 대해 알아봅시다.




1. 들어가며

 이틀 연속 사진에 대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살짝 잠도 오고 해서 잠도 깰 겸, 몇자 적어볼까 해서 오늘은 "판형"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요새야 그런 풍조가 조금 사라진 느낌도 들지만, 사진을 조금 진지하게 취미로 시작하게 되면 신경쓰이는 부분이기도 하고, 미묘하게 위험한 주제기도 한데요. 
 그래도 판형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으면 사진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아서 오늘도 최대한 쉽게 써보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2. 판형이란 무엇인가?

Film Format / Sensor Size Format : 카메라에서 그 카메라가 사용하는 필름이나 촬상소자의 크기를 말하는 용어.

  판형을 정의하면 이렇게 나오는데요, 간단하게 말해서 상이 맺히는 촬상면의 물리적인 크기를 의미합니다.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센서의 크기"를 의미하는 것이죠. 필름카메라 시절에는 대부분 35mm(135포맷) 필름을 써서 사실 판형이란 것이 취미계에서 일반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았었는데요. 사진의 프레임이 필름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사이즈의 판형을 가지는 카메라들이 출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상이 맺히는 카메라 내부의 물리적인 판(디지털에서는 "센서"에 해당)의 크기가 다양하게 나오기 시작한거죠. 

  왜 필름시절에는 획일적인 포맷이었는데, 디지털에서 필름에 해당하는 센서의 크기가 다양하게 된 걸까요?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단가"의 문제입니다.

  센서는 원형의 반도체 웨이퍼를 잘라서 만드는데, 그 센서의 크기를 줄여버리면 웨이퍼 한판에서 더 많은 수의 센서를 찍어낼 수가 있죠. 그러다보니 원래 필름사이즈에 해당하는 135포맷의 필름의 사이즈(36x24mm)보다 작은 사이즈의 센서를 채용한 카메라들이 디지털 시대에 출시되게 되었습니다.

3. 센서의 크기가 달라지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두번째 첨부사진에서 보듯이 센서의 크기가 줄어들면, 동일한 조건 하에서 사진의 가장자리가 잘리게 됩니다. 즉 상대적으로 "망원"의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죠. 판형 차이로 표현에 있어 눈에 띄는 차이는 바로 이렇게 "잘려버리는" 현상일 것입니다. 같은 렌즈를 쓸 경우 큰 센서의 카메라에서는 더 넓은 풍경을 담을 수 있던 것이, 작은 센서의 카메라에서는 더 좁은 풍경을 담을 수 밖에 없게되는 것. 이것이 가장 유의미한 차이일 수 있겠습니다. 

4. (디지털) 판형의 종류

 그렇다면 판형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와 같은 판형의 종류에 대해서는 반도체를 자르는 크기에 따라 다종다양할 수 있지만, 그래도 시스템카메라의 대표적인 판형 3가지를 제맘대로 선정해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1) 135 Format (Full Frame) ; 36mm x 24mm

 소위 "풀프레임"이라고 불리우는, 소형판형의 끝판왕 포맷입니다. 필름 시대의 135필름규격의 크기와 대동소이한 센서크기를 가지고 있어서 필름 시대의 렌즈를 그대로 사용해도 이미지의 잘림 없이 쓸 수 있는, 취미 사진사들의 로망(이라고 하기엔 최근에 꽤 많아진)이라 하는 포맷입니다. 센서가 크기 때문에 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저조도 상황에서도 작은 판형들에 비해 유리한 점도 있으며, 센서가 크다보니 광각에 유리하며, 일정한 상황에서 낮은 심도의 사진을 찍기 유리한 점 때문에 아웃포커싱에도 이점이 있습니다(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글을 하나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카메라 브랜드들이 이 포맷의 카메라를 플래그십으로 찍어내고 있고 몇년전에는 미러리스에서도 풀프레임 센서를 채용한 소니의 a7이 나와서 꽤 대중화된 포맷이기도 합니다.

 장점으로는 위에서 열거한 것들이 외에도 큰 판형에서 나오는 공간감(ambience), 고화소의 기종이 많아 대형 인화에 유리한 점 등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단점으로는 바디와 렌즈의 높은 가격, 크기와 무게, 렌즈를 구석구석 사용하기 때문에 수반되는 주변부 화질, 광량저하, 어려운 포커싱 등을 들 수 있겠네요.

 (2) APS-C format (Crop)

 소위 크랍이라 불리우는, 사실 디지털 판형에서는 풀프레임보다 늦게 나온 판형입니다. 가장 대중화된 포맷이기도 하구요. APS-C 판형의 포맷을 쓴 카메라들의 경우 풀프레임 포맷에 비해 1.5배정도 더 작은 면적을 가집니다. 그만큼 같은 위치에서 같은 렌즈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1.5배정도 가로세로가 작은 면적을 찍게 되구요. 상대적으로 망원으로 당겨찍은 느낌을 주게 됩니다.
 
 캐논의 크랍센서는 1.6크롭 이라 22.7x15.1mm~22.2x14.8mm 사이의 크기를, 니콘이나 소니 혹은 펜탁스 같은 브랜드들의 센서는  1.5크롭이라 23.7x15.7~23.3x15.5mm 사이의 크기를 가집니다.

 대부분 이 판형의 카메라는 상위 기종으로 풀프레임을 채용한 바디를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풀프레임을 잘라냈다는 의미에서 크랍바디라는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크랍바디의 카메라는 같은 회사의 풀프레임 카메라의 렌즈를 호환해서 쓸 수 있죠. 상대적으로 망원의 효과를 가져오지만요.

 APS-C 판형의 카메라는 용이한 접근성, 상대적으로 가벼운 바디의 무게, APS-C포맷 전용으로 설계된 렌즈의 경우 비슷한 스펙의 풀프레임보다 낮은 가격(이미지 서클이 작아서 렌즈를 더 작게 깎을 수 있습니다), 풀프레임용 렌즈를 사용할 경우 렌즈의 중심부만 사용하기 때문에 중앙부의 좋은 화질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센서가 작다보니 공간감이나 표현력에 있어서 풀프레임에 비해 불리한 점이 있고, 풀프레임이 광각에 유리한 만큼, 크랍 센서는 광각에서 불리한 점을 갖습니다.

 (3) 마이크로 포서드

 마이크로포서드는 파나소닉/올림푸스에서 만드는 미러리스 카메라 센서의 규격입니다. 원래 파나소닉/올림푸스에 찍어내던 DSLR 포맷인 포서드 규격을 그대로 미러리스로 옮겨온 규격인데, 사실 파나소닉과 올림푸스에서는 포서드 규격을 기반으로 렌즈를 설계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파나/올림에서는 포서드 규격이 곧 풀프레임입니다. 애초에 필름규격이 아니라 새로운 디지털시대의 규격으로 설계된 거라 crop되는 원본 판형이 없거든요.

  크기는 17.3x13.0mm의 크기를 지니는데 이 크기는 APS-C포맷보다도 작습니다. 그래서 센서의 한계가 명확하죠. 수광량이 부족해서 조도가 낮은 환경에 불리하기도 하고, 표현력에 있어서도 부족한 부분도 있구요(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그리고 심도 표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화질 렌즈를 작고, 더 작게 깎을 수 있다는 장점, 바디와 렌즈의 경박단소화, 압도적인 망원렌즈의 크기, 휴대성(어째 전부 크기의 장점밖에 없는 듯 하네요), 낮은 조리개에서의 깊은 심도 등등 적지 않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크랍한 센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포서드 규격은 풀프레임보다 가로세로가 딱 2배 작습니다. 그래서 풀프레임 대비 2크롭의 크롭팩터를 갖게 되긴 합니다만...

 옛날에는 포서드 유저들에게 크랍센서라고 하면 꽤 전투적으로 변하는 커뮤니티도 많았습니다. "전투민족 포서디안"이라고 불릴 정도로요.

 여튼 포서드는 꽤 매력적인 포맷입니다. 제가 포서디안이라서 그런것만은 아니구요.

 (4) 기타 판형들

 기타 판형들은 첨부한 이미지를 보시면 그보다 더 작은 판형들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주로 똑딱이나 핸드폰에 들어가구요. 물론 풀프레임 판형보다 더 큰 중대형 판형들도 있지만, 사실 이부분부터는 취미의 영역을 넘어가는 것이긴 합니다.

5. 종합해봅시다.

 판형이란 센서의 크기다.
 센서의 크기가 클수록 저조도에서 유리하며 표현력이 좋아지고, 광각에 유리하다. 낮은 심도표현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비싸다. 
 센서의 크기가 작을수록 저조도에 불리하고 망원에 유리하고, 화질에 있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깊은 심도 표현에서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6. 사견

 판형이 민감한 주제인 것은, 취미사진계에서 카메라가 취미가 되다보면 풀프레임 만능론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꽤 많은 사진 동호회에서는 어떤 판형의 카메라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사람을 무시하는 경우도 왕왕 있구요. 

 풀프레임 카메라는 성능적으로 좋습니다. 자동차의 배기량과 같은 거죠. 다만 취미영역에서 그만큼의 성능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판형의 크기에서 오는 차이는 그림 그릴때 몇 종류의 붓으로 그림을 그리느냐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구는 거들 뿐인 것이죠.

 풀프레임은 풀프레임대로, 크랍은 크랍대로, 포서드는 포서드대로 찍고 싶은 순간,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담을 수 있다면, 그리고 항상 손에 닫는 곳에 두고 언제든 셔터를 누를 수 있다면 오래된 똑딱이가 안쓰고 모셔둔 풀프레임보다 더 가치롭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풀프레임을 사용하게 될 경우 얻는 이점과 만족감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어떤 판형의 카메라를 사용하든 취미로 사진을 하기엔 충분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각자의 필요에 봉사할 수 있는 최고가 아닌 최적의 수단일 뿐인 것이죠.

 조금은 민감한 주제를 건드린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자신의 카메라가 어떤 판형의 카메라인지를 파악해보는것도 사진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꽤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어떤 판형이든 결국엔 사진 찍는 사람의 마인드와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는 말로 끝맺음을 해볼까 합니다. 



 



10
  • 원래 이런건 일단 추천하고 감상하는거임.
  • 포서디안은 추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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