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4/22 20:02:39
Name   황금사과
Subject   2017년 3월 여행기 1편 "그냥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을 뿐"
안녕하세요, 황금사과입니다. 시간이 이상하게 나지 않는 한 달을 보내고 있는데요, 잠깐 틈을 타서 시작이라도 해보려고 급히 글쓰기 버튼을 눌러봤습니다. 홍차넷을 올 때 마다 여행기를 시작하지 못해 맘 한구석이 항상 찔렸답니당 (oh compunction, how I can overlook thee).

주저리주저리 만담 형식으로 가는걸 양해해 주세요.

예전 제 소개에서 밝혔듯이 저는 늦깎이 (-_-) 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탐라를 통해 짐작하셨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현재 미국 북동부에서 공부하고 있고, 이리저리 먹는 걸 찾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지 1년이 지나가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연초에는 제가 따로 하는 일과 관련해서 이리저리 풀리지 않아 참 기분이 씁쓸하더하구요.

방 구석에 앉아봤자 무얼 하나 싶기도 해서, 인생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을 가기로 하고,  큰 맘 먹고 질르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래서 2월에 무턱대고 지도를 열어서 어디를 갈지 웃픈 (크흐흐) 고민을 했었습니다.

서유럽 – 몇번 (레이오버 포함) 가봤잖니?
동유럽 – 요즘 분위기 괜찮으려나…
중동 – -_-;; 미쳤어?
인도 – 혼자 가긴 좀…
남미 – 비싸!
동남아시아 – 차라리 한국을 가는게…
호주 – 어차피 한국을 거쳐 가는데…
북부아프리카 – 이집트는 좀 관심이 있는데…
중부아프리카 – …뭐가 있더라?
남부아프리카 – 남아공은 좀 가보고 싶긴 했는데…

아프리카는 인생에서 한번도 가본 적이 없기도 해서, 아프리카로 맘이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북부를 갈까, 남부를 갈까 고민했는데, 동전 던지기로 결정했습니다.

쿼터를 튕겼더니… 엄훠나 독수리가 나왔네!? Tail이니 남쪽, 그럼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리하여 남아공을 가게 됐습니다.

참 쉽죠?

그런데, 한번도 안 가본 지역을 조사하려니 좀 후달리더군요. 관광지로는 케이프타운이 와따인데, 역사적인 것을 배우려면 요하네스버그도 들려야하는거 같더라구요. 2주 정도 둘러보기로 결정하는데, 책으로만 계획을 짜니 약간 불안함이 남는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학교 친구하고 우연히 여행 얘기를 하게 됐었는데, 제가 남아공을 간다니, 자기 절친이 남아공 출신이라면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절친답게 답문이 금방오고, 말 그대로 꿀팁을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거기에다 좋은 투어가이드까지 소개시켜줬는데, 결과적으로 여행이 많이 편해지게 됐었구요.

비행기표를 사려고 보는데, 직항편을 사기엔 좀 아까운 거에요. 해외 나가는건데, 최대한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비행기표 파는 사이트들을 둘러보니, 중간에 경유하는 곳으로 프랑크푸르트, 파리, 런던 이렇게 세 곳이 있었어요.

런던 경유표가 가장 싸서 (헤헤), 런던에 가기로 했습니다.

런던에서는 12시간 정도 머물렀었습니다. 아침에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런던 튜브를 타고 도심으로 가서 버킹엄 궁전 앞을 돌아봤습니다. 비 내리는 런던이라더니, 다행히도 날씨는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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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는 기마근위대가 있는 Horse Guard Parade에 가서 기마근위대가 교대하는 것을 봤습니다. 말 타는 모습이 멋있긴 했는데, 중간에 몇 마리가 시원하게 볼 일을 보고 가는 것을 보고 나서 어…음-_-;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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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에서 사진 한장 박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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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마구마구 걸어다녔습니다. 구경할 거리도 많고, 다요트도 좀 하고 싶었거든용. 과학기술 명문대로 유명한 임페리얼 칼리지를 지나고, 자연사 박물관을 지나치니 Harrods가 딱 보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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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관을 볼때 명동 신세계 본점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안의 모습도 명품관 같이 생겼구요. “유명하다더니 비싼 곳이구나. 우와아아” 하면서 촌놈 같이 구경을 했지요. 그리고, 그 위에 있는 The Tea Room을 갔어요. 차 하면 영국, 영국 하면 차니까 지나치지 않을 수 없었죠.

큰 맘 먹고, 가장 비싸다는 The Wedgwood 세트를 시켜봤어요. 이것저것 포함해서 36 파운드니까 대략 5만원 정도 하는데, 멋이 나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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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 샌드위치는 세 종류 (쇠고기, 연어, 마요와 야채), 잼과 크림이 함께 제공되는 스콘, 그리고 디저트를 시킬 수 있는데 전 나폴레옹을 골랐습니다. 바닐라 무스와 페이스트리가 겹겹히 쌓인 고전적인 후식이죠. 차도 역시 고전적인 42번 얼 그레이 블랜드로 마셨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차를 즐겼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니 식품관 같은 곳이 있었는데, 종류가 엄청나게 많더라구요. 우리 나라 백화점 지하에 있는 식품관이 여기 보고 배운 건지… 아니면 거꾸로 이쪽이 배운건지 분간이 가질 않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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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차를 파는 곳도 있었구요! 저에겐 기쁨의 순간 이었답니다. 사진에 보이는 주석 통 안에 귀한 차들이 가득 들어있었어요. 다즐링을 질렀답니다 (으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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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로즈에서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비행기를 탈 시간이 다시 다가오더라구요. 히드로로 돌아가서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남아공으로 출발!

#여행의찰나
#만담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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