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7/05 07:16:56
Name   Zel
File #1   1499206655_IMG_8667_s2.jpg (1.95 MB), Download : 13
Subject   병문안 문화 개선, 가능한 일일까?


7월 1일부터 의료계쪽에선 소소하지만 나름 중요한 변화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로 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을 무척 도외시한 정책들이 있는데요 뭐 그게 원투데이도 아니고 그러려니 합니다. 이바닥의 변화는 정권따위의 변화는 미시적인 변화일 뿐이고 큰 흐름은 78년 이후 변하지 않고 있거든요. 뭐 그건 이 업계의 일이니깐 여기서 논하고 싶진 않고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건 병문안 문화에 대한 것입니다.

네이버에서 '병문안' 이라는 기사를 치면 특정의료기관의 홍보자료를 빼곤 딱 하나가 링크됩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508083&ref=A

물론 뭐 다른 키워드로 찾으면 더 나올거 같긴 합니다만 19분 뒤에 컨퍼런스라 시간이 없다 보니.. 여튼 그렇습니다.

업로드된 사진은 저희 병원 병실에 붙어있는 입간판입니다. 당장 이번 주 주말부터 나름 실랑이가 예상됩니다. 이 병문안 개선에 관한건 제가 알기로는 행정지도라던지 법령이라던지 그런 부분은 아닙니다. 단지 '병원 평가'기준에 이 환자 보호자 통제가 들어가고 이 점수가 낮을 수록 수가가 떨어지게 되는 실제적인 규제인 것이지요. 면회시간 제한, 면회인 제한, 병실 진입 차단문 설치, 경비원 유무 등이 주요 평가기준입니다.

병문안 시간 제한도 그렇지만, 문병 1인만 가능이 크리티컬합니다. 네 이제 직장 상사가 입원했다고 주루룩 가서 찾아뵙는거 하면 안됩니다. (올레~) 근데 과연 그럴까나요. 이건 그렇다 칩시다. 목이 다친 아빠의 문병을 가기 위해 엄마와 애기 둘이 병실에 방문할 수는 없습니다. 아빠가 내려오면 모르겠지만.. 허리가 아파서 못움직이는 아빠는 애들은 볼 수가 없습니다 ㅠ  그럼 엄마 혼자 문병가야 하는데 애들은 누가 봐주고.. 등등. 연쇄적 문제가 생기죠. 간병인과 보호자간의 문제 (2인 상주가 안됩니다) 등등도 또 다른 문제겠죠. 현 간병시스템에서 1인이 하기엔 무리한 경우가 꽤 있습니다.

암병동은 각종 종교단체의 중요한 배틀그라운드입니다. 찾아가는 서비스이기도 하고, 일종의 선교수단이 되기도 합니다만 여러 기도팀들이 와서 환자/보호자 손을 붙들고 병실에서 기도하는건 흔히 보던 풍경입니다. 예 이제 이것도 원천 차단이 되었지요. 환자를 불러 내리면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환자가 제때 제 자리에 없으면 환자 치료는 어떻게 될까요.

이 정책은 물론 좋은 정책입니다. 좋은 의도에 기인한 정책이고 의학적으론 좋은 결과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뭐 모든걸 차치하고 '홍보'가 너무 안되어 있습니다. 아 이번 주말에 근무할 병원 직원들의 안위가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61 일상/생각고강도 '선택적' 거리두기 2주 연장확정 소식과 이상한 의문점들 54 호에로펜 20/04/04 7376 2
    1686 정치안철수, 혁신전대 수용이 되지 않으면 탈당 시사. 44 Beer Inside 15/12/02 7378 0
    7950 일상/생각진영논리에 갇힌 모 토론회 참석자들에 대한 소고 11 烏鳳 18/07/26 7378 16
    12386 일상/생각배달비 인상에 대해서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45 탈론 21/12/27 7378 0
    3745 기타팡팡 우럭따. 66 관대한 개장수 16/09/21 7380 0
    11543 철학/종교사는 게 x같을 때 떠올려보면 좋은 말들 32 기아트윈스 21/04/02 7380 26
    1224 일상/생각... 8 키배 15/10/11 7381 0
    1605 음악요즘 듣고 있는 해외앨범 9(2015.11.20 Adele - 25) 6 김치찌개 15/11/21 7381 1
    8346 음악 쉬어가는 페이지 - 음악으로 이어 보는 근대 유럽사의 한 장면 호타루 18/10/10 7381 5
    9392 경제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관련하여 33 파이어 아벤트 19/07/04 7381 3
    2468 방송/연예[프로듀스 101] 직캠 순위로 보는 변화 2 Leeka 16/03/24 7383 0
    8024 스포츠복싱을 잘해봅시다! #3 : 펀치학개론 15 Danial Plainview 18/08/09 7383 18
    4775 일상/생각백인으로 산다는 것 32 은머리 17/02/05 7386 7
    5892 의료/건강병문안 문화 개선, 가능한 일일까? 33 Zel 17/07/05 7387 0
    7699 오프모임6/18(월) 저녁 7시 서울대입구 맥주 드링킹 59 깊은잠 18/06/16 7387 14
    1697 기타imgur 업로드.jpg 5 김치찌개 15/12/03 7389 0
    9971 일상/생각여자친구에게 뒷통수 맞은 이야기 31 지오누즈 19/11/10 7390 13
    12757 사회왜 요즘 페미니즘은 성적으로 덜 개방적인가 52 카르스 22/04/28 7391 14
    5164 일상/생각홍차상자 마지막 이야기 :) 94 새벽3시 17/03/13 7394 46
    283 기타창작 오페라 들어보실래유?? 10 표절작곡가 15/06/10 7395 0
    7194 게임스타크래프트1 종족 밸런스 논쟁에서 논의되는 것들 25 벤쟈민 18/03/05 7395 0
    10380 방송/연예게임방송국 OGN이 위기에 빠진 이유 16 토끼모자를쓴펭귄 20/03/13 7395 4
    10933 게임크루세이더 킹즈 3 리뷰 6 저퀴 20/09/06 7395 9
    5236 과학/기술과학계에 업적을 남긴 여성학자중에는 수학자가 참 많아요. 48 barable 17/03/19 7396 3
    9256 오프모임성북동에 놀러 갈까요? (마감) 45 은목서 19/05/30 7396 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