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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12/08 01:17:02 |
Name | Jannaphile |
Subject | [뻘소리] 강남졸부 이야기 |
글을 뭔가 길게 쓸까 하다가 오래돼서 디테일이 가물가물하고 관련 자료도 찾아보기 귀찮아 가볍게 씁니다. 그냥 횡설수설 글입니다. 소소한 부분 좀 틀려도 그러려니 해주세용. 코-챠넷 경로당 여러분은 8~90년대 유행한 오렌지족 기억하시죠? 강남졸부 아들내미들을 주로 일컫는 말이었죠. 이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아시나요? 8년 전 석사과정 나부랭이일 때 서울시정연구원에서 조사원 알바를 몇 달 했습니다. 1960~70년대 서울 영동지역 발전사 연구의 일환이었습니다. 영동지방이면 영등포 동쪽, 주로 지금의 강남 3구를 말합니당. 1960년대는 서울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습니다. 50년대 100만이던 인구는 60년대에 400만을 돌파했고 70년대 인구 600만 돌파가 기정사실인 상태였죠. 서울시는 강북만으로 도저히 인구과밀화를 막을 수 없어 인구 60만을 수용하기 위한 영동지역 개발 계획을 추진합니다. 신도시 건설이었습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영동지역에서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실시되고, 어수선했던 필지가 정리됩니다. (1968년 영동1지구, 1971년 영동2지구 개발이 실시되고 1985년에 다 같이 마무리됩니다.) 나라가 가난하던 시절이라 개발할 돈이 없어 체비지 매각을 통해서 개발비를 충당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토지를 분할하여 국가는 공공용지를 위한 체비지를 일정비율 거둬가고 나머지 분할지를 기존 주민에게 재분배합니다. 그렇지만 토지 분할은 기본적으로 지도상에서 선긋기로 이뤄지는 것들이기에 실제 시행 과정에서 수많은 진통이 이어집니다. 당시 거주민의 탄원서가 빗발치고, 국가를 상태로 한 소송이 줄을 잇습니다. 서울시 기록보관소에 뺀질나게 드나들 때 40년도 넘은 기록들이 대단히 온전히 남아있던 게 기억납니다.(현대건설 사장 MB氏의 서명도;;) 아무튼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 무진장 고생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하튼 토지구획이 정리되면서 심시티가 열심히 이뤄집니다. 도로가 깔리고 기관들이 움직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깡촌이던 영동지역이 개발되면서 지금의 강남지역 땅값이 무지무지무지 오릅니다. 이때 돈벼락을 맞은 사람들이 그 유명한 강남졸부들입니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토지구획정리사업 진행 중 땅값이 최소 100배에서 최대 20,000배(!)까지 치솟았습니다. 평당 100원짜리 땅이 200만원이 됐단 말이죠. 이때 이 기록들을 보면서 [우와!!!] 탄성을 내지른 기억이 선합니다. 얼마 전 친구들 몇과 만나 시시껄렁한 잡담을 하다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뭘 할 거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단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빚을 수 억 내서 비트코인을 사겠다고 했습니다. 오르는 게 증명이 됐으니까요. 크크크 물론 아직 비트코인은 10년까진 안 됐으니 1년여는 삼성주식이라도 사놔야 할까요? 한데 왜인지 이 말을 뱉으면서 영동지역 땅값 상승 생각이 연관검색어로 떠오르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세는 영동지방 [따위]로 폄하될 것이 아닌데! 20,000배? 풋. 비트코인을 한 번도 사지 않아서 괜히 배가 아파 푸념을 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데헷. 비트코인을 살 절호의 기회를 놓쳤으니 앞으로 평생동안 살 일이 없겠... ㅠ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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