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12/18 19:18:33
Name   기아트윈스
Subject   푸른행성 2 (The Blue Planet 2)
BBC에서 제작하는 많은 동물다큐 시리즈 중에 푸른행성이라는 놈이 있어요. 바다생물만 나와서 제목도 푸른행성이에요. 근자에 2편이 모두 공개됐는데 기아트윈스는 그 중 3번째 에피소드를 특히 재밌게 봤어요.

에피소드 3은 산호초 생물들에 관한 거예요. 그 중 남태평양 모처에 사는 그루퍼라는 물고기 이야기가 나와요.



몬생긴게 참 정감가네요. 얘들이 평소에 저렇게 산호초 위에 납작 엎드려서 사는 건 아니고, 일생 한 번 딱 저자리로 찾아올 일이 있어서 온 거랍니다. 동물한테 일생에 한 번 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번식 밖에 없지요 ㅎㅎ



이렇게 그루퍼 수천 마리가 모여서 대기타는 중.



물고기가 저렇게 많이 모여서 대기타는데 손님이 없을 수 없습니다. 활어회 맛좀 보려고 손님들도 수백마리가 모여서 대기탑니다. 그루퍼는 아래층, 상어는 위층에 옹기종기 모여서 저렇게 며칠 쯤 대기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간/만이 바뀌면서 조류의 흐름이 변하는데, 그걸 신호로...



지금이 아니면 언제하리 (It's now or never)



그루퍼들이 솟구쳐 오르면서 정자와 난자(알)을 발싸합니다.



공격하라! 발싸! 발싸아아앙ㅇ아아아아!!



히히 벌써 식샤시간이야? 우걱우걱.

용감하게 수면으로 돌진해서 정자난자를 발싸한 친구들은 장렬하게 전사합니다.





절대로 물러서지마라!! 발싸아아!! 계속 발싸아아아아아앙!!!



그러다보면 저렇게 발싸도중에 잡혀서 먹혀가면서도 계속 발싸하는 애들도 나옵니다.



격렬한 전투의 현장엔 포연만 가득합니다. 인근 바다가 그루퍼의 정자, 난자, 그리고 피로 물듭니다. 그야말로 혼파망.



그루퍼의 경우가 좀 많이 극적이긴 하지만, 동물다큐란게 가만보면 전부 저런 식입니다. 모두가 죽을 힘을 다해 살다가 죽을 힘을 다해 싸고, 그리고 죽습니다.

그런데 사실 역사책도 가만보면 전부 저런 식입니다. 모두가 죽을 힘을 다해 살다가 죽을 힘을 다해 싸고, 그렇게 새끼 쳐놓고 죽습니다. 새끼를 더 많이 쳐보려고 이런 난리 저런 난리를 치다가 끝내는 발싸아아아앙 하고 장렬히 전사하지요.

재생산개념이 전혀 없는 외계인이 와서 지구다큐를 찍고 가면 에피소드 3에 그루퍼를, 에피소드 4에 호모사피엔스를 넣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6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489 스포츠[MLB]내셔널스의 심장, 라이언 짐머맨 16 나단 17/04/21 4472 0
6681 IT/컴퓨터애플, High Sierra 초 긴급 보안 업데이트 배포 8 Leeka 17/11/30 4472 0
7021 게임하스스톤 밸런스 패치 예정 5 저퀴 18/01/30 4472 0
12154 오프모임10월 15일 금요일 7시 선릉역 뽕족에서 같이 돼지발 뜯으실 분 모집합니당. 17 양말 21/10/11 4472 0
12844 음악둘이서 한잔만 8 바나나코우 22/05/20 4472 8
13777 꿀팁/강좌프로그램 추천: 키워드 검색에 유용한 PDF 뷰어 1 OshiN 23/04/22 4472 5
9069 일상/생각미국 고등학생 - 여름 과학 프로그램 신청후기 3 풀잎 19/04/13 4473 7
14553 정치지금 판세가 어떨까요 를 가늠할수 있는 지표 32 매뉴물있뉴 24/03/22 4473 0
2934 정치우린 세월호 선장이 아니다 11 Toby 16/06/01 4474 1
12724 스포츠[야구] SSG의 신기록 도전이, 역대급 오심과 함께 끝났습니다. 9 Leeka 22/04/15 4474 0
5412 기타우리 곁을 떠난 故 김영애 님을 추모하며.jpg 2 김치찌개 17/04/11 4475 2
7146 일상/생각가상화폐에 대한 개발자의 단상 집에가고파요 18/02/23 4475 1
7554 스포츠180519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추신수 시즌 6호 만루홈런) 김치찌개 18/05/19 4475 0
14436 사회10년차 외신 구독자로서 느끼는 한국 언론 32 카르스 24/02/05 4475 12
6352 게임[LOL] 롤에서의 자원분배 이야기를 비롯한 잡설 6 Leeka 17/09/27 4476 3
7828 일상/생각한이 이야기 1 마녀 18/07/11 4476 10
14581 정치MBC 여론M 최종 버전 14 당근매니아 24/04/07 4476 2
7606 스포츠180529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추신수 시즌 9호 솔로 홈런) 김치찌개 18/05/31 4477 0
11702 역사(1) 뮤지컬 해밀턴 속의 역사 1막-1 2 매뉴물있뉴 21/05/21 4477 3
4245 일상/생각누군가가 일깨워 주는 삶의 가치 13 까페레인 16/11/28 4478 1
2472 기타자문단 신청 부탁드립니다. 7 Toby 16/03/25 4478 0
5116 스포츠한국이 홈에서 진행된 WBC를 광탈했습니다.. 14 Leeka 17/03/08 4478 0
3726 게임[WOW]보름정도 플레이한 감상평 9 쉬군 16/09/19 4479 0
11838 음악[팝송] John Legend - Ordinary People 1 마음아프다 21/07/02 4479 0
8445 사회죽음도 못 바꾼 판결 키즈 18/10/31 4479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