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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2/25 03:16:46
Name   기쁨평안
Subject   크리스마스 이야기 두개
이 글은 종교글입니다. 불편하신 분은 뒤로 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뻔한 종교글은 아닐 것입니다. 큰 틀에서 이해의 폭을 넓히실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실제로 당시 달력상 12월 25일에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그 사건,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라는 것이죠.

동방정교는 매우 오랜 기간동안 1월 6일을 성탄절로 지켰습니다.
그러다가 AD 379년에 동로마, 서로마 교회의 기념일 통합작업으로 12월 25일을 성탄절로 기념하게 되고 지금까지 이르렀습니다.
러시아 정교회는 지금도 1월 6일을 성탄절로 지킵니다.

성탄절이 12월 25일로 지키게 된 이유는, 사실 해당 시기는 로마시대의  토속신앙인 농신제((Saturnalia)의 기간이었는데,
그 기간의 풍습이 매우 문란하였기로, 기독교인들끼리 모여서 조용하고 경건하게 지내게 되 것이 시초라는 설이 있습니다.
로마의 국교가 된 이후에도 그러한 방탕한 문화를 억제하는 수단으로써 성탄절을 지키는 것이 더욱 강화되었다고 하는데요.

로마시대와 몇천년이 지난 지금도 크리스마스라는 시기가 종교유무와 관계없이 쾌락과 경건이 공존하는 것을 보면,
어떠한 초자연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하나, 흔히들 생각하기로는 아기 예수가 태어났을 때 동방박사 세사람이 와서 경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에 대해서 천사는 그 당시 야근을 하고 있던 가난한 노동자(...) 양치기 목자들에게 최초로 알려줍니다.
그래서 그들은 당시 여관방에 자리가 없어서 [마구간]에서 태어나 말구유에 뉘여진 메시야를 보고 경배합니다.

[목자들은 자기들이 듣고 본 모든 일이 자기들에게 일러주신 그대로임을 알고, 돌아가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를 찬미하였다.(누가복음 2:20)]

동방박사는요? 네 동방박사는 일단 이스라엘 기준으로 동쪽에서 온 점성술사들입니다.
당시의 주력산업이 농업과 목축업이었던만큼 천문을 관측하고 지리를 측정하는 자들은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라고 할 수 있죠.

어쨌든 이들은 아기 예수가 태어났을 때 밤 하늘에 기존에 보지 못했던 큰 별을 봅니다. 그리고 그 별을 따라 길을 나섰죠.
그래서 이스라엘까지 온 그들은 일단 수도 예루살렘으로 들어갑니다.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는데 어디계십니까?"
이러고 들어오니 기존의 왕 헤롯은 기겁을 합니다. 내가 왕인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그러고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예언서(구약성서의 일부)를 다 뒤집어 깝니다. 그리고는 알게 되죠.

예언에 기록된 왕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난다는 것을요.
그래서 헤롯왕은 동방박사들에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베들레헴에 있으니 그리로 가고, 돌아올 때 꼭 자신에게 와서 어느집인지 알려달라고 말이죠.

사실 헤롯왕은 정통 유대인이 아닙니다. 로마와 정통유대인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노련한 정치력으로 조율하면서 왕이 된 인물이죠.
그래서 그는 치세기간 내내 정통성에 대한 도전을 심각하게 받아옵니다.

그랬던 그에게 갑자기 예언서에 기록된 왕이 태어난 것이죠.
그래서 그는 동방박사를 통해 그 태어난 왕이 누구인지 알아내어 죽이려고 했던 것이죠.

아무튼, 동방박사들은 계속해서 별을 따라 베들레헴의 [집]에 들어갑니다.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리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마태복음 2장 11절)]

집이라뇨? 마구간이 아닌데?

아무튼 경배를 마친후 동방박사는 꿈에 헤롯왕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계시를 받고 도망갑니다.
그리고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예수 역시 이집트로 도망가라는 계시를 받고 피하게 되죠.

뒤늦게 동방박사가 도망친 사실을 안 헤롯왕은 베들레헴 지역에 2세 이하의 남자아이들을 모조리 학살을 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별을 보고,
그 별을 따라 실제 베들레헴에 거주하고 있던 아기 예수를 영접했을 때까지 대략 만 2년이 걸렸다는 것이죠.
그러니 마굿간이 아니라, 집에서 있던 아기 예수의 가족을 만나게 된 것이죠.

사실 그래서 걸어서 2년이나 걸리는 지역에서 온 동방박사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우디나 이란쪽 점성술사라고 하는 것이 정설이기는 하나, 그곳은 그렇게 먼 지역은 아니거든요. 2년이나 걸리지는 않습니다.

또 하나, 동방박사가 3명이라는 기록은 성경에 없습니다. 그냥 동방박사들이라고만 나와있죠.
다만 카톨릭의 전승에 의하면 3명이라고 하길래 3명이라고 알려진 것 뿐입니다.
물론,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에게 바친 예물이 3가지이기 때문에 3명이라는 추정에 좀 더 힘이 실리기는 합니다.
여기서 예물인  황금, 유향, 몰약은 각각
물질적인 통치권(황금, 권력자가 사용하는 물건),
정신적인 통치권(유향, 제사장이 사용하는 물건),
그리고 인류를 위해 죽을 것임(몰약, 장례를 치를 때 망자에게 사용되는 약품)
을 상징합니다.
우리식으로 따지면 태어난지 두돌된 아기에게 장례용 삼베옷을 준 것이나 다름업죠.

이상 사람들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살며시 올려보았습니다.

모두들 평안한 성탄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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