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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05/17 10:38:28 |
Name | 뒷장 |
Subject | 지난 가을에 봤던 전시회 |
작년 가을 요즘만큼이나 줄기차게 비가 오던 날 과천미술관에서 리차드 해밀턴(Richard Hamilton)의 '연속적 강박'전을 보고왔었습니다. 책에서만 봤고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작가인데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특히 보고싶었던 작품은 'swingeing london 1967' 1967년 키스 리처즈의 집에서 파티를 벌이다 불법 약물 소지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는 믹 재거와 아트딜러 로버트 프레이저(Robert Fraser)의 신문에 게시된 특종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리처드 해밀턴이 전시 제목처럼 진짜 강박적으로 다양하게 변주한 작품이죠. 페인팅, 드로잉, 동판화, 실크스크린, 콜라주에 설치미술까지 롤링스톤즈가 딸려나왔으니 그들의 노래 하나는 듣고 갑시다. 우디알렌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는 19세기 유럽의 꿈같은 시절인 '벨 에포크'가 1차대전으로 박살나고 'lost generation'이라고 불리던 192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데, 작가나 화가 등 예술가들의 모임장소를 제공하고 후원하기도 했던 콜렉터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이 등장합니다. 파리 플레뤼 27번지 그녀의 아파트에 모여들어 밤새 파티하고, 토론하고 난장을 피우던 이들이 피카소, 달리, 헤밍웨이, 핏제럴드,만레이, 에릭사티......그리고 매우 매우 많은 천재들 시간이 흘러, 영국이 잠시 문화와 예술로 세계사에 등장 선두에 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게 'swinging london'이라고 불리던 1960년대의 런던. 대중문화예술의 중심에서 20년대 거트루드 스타인 역할을 했던이가 아트 딜러 로버트 프레이저였네요.예술에 대한 빠르고 본능적인 이해가 가능했다고 하는 그는 롤링스톤스나 , 비틀즈 , 오노요코, 마리안느 훼이스풀 등과 어울렸고, 대중음악과 미술계 특히 태동기 팝아트가 등장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예를들면 후원하던 젊은 신진 피터 블레이크(Peter Blake)와 리처드 해밀턴를 비틀즈에 소개하여 각기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과 'white'앨범 커버를 만들도록 한 것도 그였고, 비틀즈 전속 레코드사인 애플사의 이름과 로고를 정하는데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참고하라고 조언했던 것도 그였죠. 이 사과는 후에 애플레코드사와 애플사간에 저작이미지권 관련 소송으로도 등장하네요. http://news.joins.com/article/2621465#none 이건 내가 좋아하는 르네마그리트의 사과 디따 큼ㅎㅎ 전에 뭔가를 잘못하고 어떤 애한테 메일을 보내며 딸려보냈었다. 로버트 프레이져는 1986년 죽었는데 그 시대 그 이력을 가진 이에게 제법 잘 어울리는(?)형태의 죽음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병명은 AIDS였네요. 죽기직전 그가 후원했던 화가가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와 키스 해링(Keith Haring). 문화,예술의 흐름을 본능적으로 알아보는 눈이 밝았던 건 확실한 듯 하네요..... 아래 사진들은 모두 ‘스윈징 런던 1967’의 베리에이션들입니다 리처드 해밀턴은 작품 제목을 '스윙 런던'에서 따오면서 스펠 하나를 첨가하여 의미를 완전하게 전도시키고 있네요. ‘swinging'과 ’swingeing' 그 뉘앙스의 차이를 나는 잘 모르겠군요. 모국어가 아닌바에야. 그나저나 트러블 메이커 믹 재거옹도 '스윈징 런던 1967' 시리즈의 작품을 한 점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명인들에겐 추문도 하나의 커리어인 건가? ㅎㅎ 사전에 어떤 작품은 재료로 인체배설물을 사용했다는 지식을 갖고 있었네요. 비위가 무척 약한 편이라 짐작되는 작품인 '스윈징 런던' 중 한 작품을 재빨리 건너 띄고 예쁜 꽃그림 연작에서 아 예쁘다 예쁘다 속으로 생각하며 한참을 머물렀는데 그랬는데........ 예술의 전당과 달리 국립현대미술관은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사진찍는 걸 금지하지 않아서 좋아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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