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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05/30 13:56:10 |
Name | 염깨비 |
Subject | 쉬는날이 두려운 이유. |
나는 연애와는 거리가 먼 사람인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 2년동안 여러 사람과 연애를 했다. 혼자 지내는 기간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러다보니 혼자 지내는 법을 까먹었다. 상대가 누가 되었건 맛집을 알아보고 예약을 했고, 재미있는 영화는 무엇인지, 같이 볼 만한 전시회는 뭐가 있을지. 같이 즐거운 주말을 보기 위해 애썼다. 항상 내 옆에 있는 누군가와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준비를 했었고, 쉬는 날에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 이제는 누군가가 옆에 없으면 습관적으로 누군가를 만들거나 찾게된다. 그래야 주말에 멍청하게 혼자 있지 않을 수 있으니까. 전에는 주말에 게임을 하거나 맛있는걸 만들어 먹거나, 영화나 예능을 보면서 지냈던 것 같다. 지금 전과 같은 주말을 보내면 외롭다. 처음 만났던 사람에게 주었던 마음이 회수되지 못해 생겨버린 작은 구멍이 짧은시간 여러 사람을 만나며 더 큰 구멍으로 넓어져 버렸다. 술만 먹으면 사람좀 소개시켜달라며, 징징 거리던 내 친구가 있었다. 쟤는 왜 저렇게 외로워 하고 타인을 통해서 외로움을 달래고 싶어할까. 왜 맨날 누군가를 만나지 못해 안달일까 싶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 버린것 같다. 이별은 슬프다. 사랑하는 사람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슬프다. 하지만 더 힘든건 혼자 그 모든걸 감내하며 보내야하는 시간들이 무섭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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