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6/13 16:47:55
Name   Erzenico
Subject   [Cafe Carioca - 1] 나는 어쩌다 커피를 마시게 되었는가?
* Carioca는 Rio de Janeiro의 해변 이름으로
한 홍차클러께서 카페를 차린다면 어떤 이름으로 차릴 것이냐는 말씀에 생각 끝에 결정한 이름입니다.
스펠링은 다르지만 도쿄에는 Cario'k'a 라는 카페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요코하마에도 cafe carioca가 있고요.

==========================================================================

어찌어찌하다보니 커피 글을 쓰게 된 Erzenico입니다.
서브리미널 효과라는 것에 의해 몇번의 권유만에 각인이 되어버렸나봅니다.
하지만 저 역시 커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있고, 일 때문에 쓰는 글과는 달리
취미삼아 쓰는 글은 비교적 술술 써내려가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걸 쓰는 것 때문에 일을 못하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워낙에 저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았습니다.
달짝지근한 믹스커피는 물론, 학창시절 초기에 많이들 마시던 라떼나 카페 모카 등의
에스프레소 믹스 음료 메뉴들 역시 아주 드물게, 친구들과 같이 뭔가 마셔야 할 때에만 마시는 편이었지요.
주된 이유는 돈 때문이기는 했지만, 그보다도 다른 종류의 메뉴가 더 입맛에 맞다고 해야할까요?
예를 들자면, 녹차 라떼 류의 드링크나 프라푸치노 류의 아이스 블렌드 음료 같은 것이나
아니면 빙수 같은 메뉴들 말이죠.
이런 소비는 돈이 없어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의 소비행태와는 좀처럼 맞지 않지만
평소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니 한 번 마실 때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라는 사고구조를 거친 뒤 이루어지는 소비였지요.

그러다가 잘 어울려 점심이나 저녁을 먹던 친구 중 하나가 커피를 즐겨 마시는 관계로
스타벅스니 커피빈이니 하는 프랜차이즈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어느 정도 적응해가던 중,
그럭저럭 커피에서 고소함과 약간의 산미 등이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아메리카노에서는 왠만해선 느껴지지 않는 맛이지만
학교 앞에 커피빈이 처음 들어왔을 때의 맛(요즘은 바뀌었는지 안 바뀌었는지 안 가봐서 몰라요)을 기준으로 보면
그럭저럭 쓴맛은 덜하고 마일드한 맛을 잘 살렸다고 할 수 있는 맛이었어요.

그러던 와중 동아리에서 알게 된 친한 동생의 영향으로 학교 앞 드립커피 전문점을 종종 방문하게 되면서
드립을 종종 곁눈질로 배우기도 하고, 그 친구가 또 그 가게에서 드립하는 법을 배우기도 하면서
그럭저럭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 드립이구나- 하는 생각에
드립세트를 바로 사지는 않았지만 종종 그 자취방에 놀러가서 먹기도 하고, 동아리 방에서도 즐기기도 하였지요.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매일 커피를 마신다'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만 즐겼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언제부터 몸이 커피에 절여지듯 하게 되었는가를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역시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를 거치면서 병원에 있는 카페에서 노동용 각성제로서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하면서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직접 사서 마시는 것도 있고, 선배들이 사준 것도 있고, 각종 컨퍼런스에서 제공되는 것도 있었으니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는 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잔 수가 되기 시작했고
점점 더 카페인이 안 들어가면 몸이 나른하게 늘어지는 효율이 떨어지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많은 홍차클러님들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만약 몸이 이런 상태가 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커피를 되도록 중단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현명한 방법을 생각하거나 선택할 만한 두뇌회전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저는
마침 같은 방을 쓰던 의국 동기의 드립세트를 이용해서 드립을 하기 시작했고,
로테이션을 하며 병원을 옮기면서 숙소를 같이 쓰지 않게 되면서 비로소 드립세트를 구매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음 편에 계속)

==========================================================================

첨언
1. Pour over coffee 지상주의자는 아닙니다. 저는 에스프레소, 배리에이션, 믹스 등의 다양한 커피 음료에 열려있습니다.
2. 현재는 커피를 하루 3-5잔 정도 마시고 있습니다. 주로 pour over이며 전문점, 체인점의 음료가 간혹 포함됩니다.



7
  • 코-히 마이쩡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547 1
15997 일상/생각소유의 종말: 구독 경제와 경험의 휘발성 2 + 사슴도치 26/02/02 387 7
15996 오프모임참가하면 남친여친이 생겨 버리는 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63 트린 26/02/02 982 4
15995 일상/생각팀장으로 보낸 첫달에 대한 소고 6 kaestro 26/02/01 548 6
15994 일상/생각와이프란 무엇일까? 2 큐리스 26/01/31 569 9
15993 영화영화 비평이란 무엇인가 - 랑시에르, 들뢰즈, 아도르노 3 줄리 26/01/31 365 4
15992 IT/컴퓨터[리뷰] 코드를 읽지 않는 개발 시대의 서막: Moltbot(Clawdbot) 사용기 24 nm막장 26/01/31 716 1
15991 일상/생각결혼준비부터 신혼여행까지 (3/청첩장 및 본식 전, 신혼여행) 5 danielbard 26/01/30 375 4
15990 정치중국몽, 셰셰, 코스피, 그리고 슈카 15 meson 26/01/29 1117 7
15989 IT/컴퓨터램 헤는 밤. 28 joel 26/01/29 821 27
15988 문화/예술[사진]의 생명력, ‘안정’을 넘어 ‘긴장’으로 8 사슴도치 26/01/28 422 20
15987 IT/컴퓨터문법 클리닉 만들었습니다. 7 큐리스 26/01/27 566 16
15986 게임엔드필드 간단 감상 2 당근매니아 26/01/26 552 0
15983 스포츠2026년 월드컵 우승국//대한민국 예상 순위(라운드) 맞추기 관련 글 6 Mandarin 26/01/26 354 0
15982 오프모임2월 14일 신년회+설맞이 낮술모임 (마감 + 추가모집 있나?없나?) 18 Groot 26/01/26 713 3
15981 정치이재명에게 실망(?)했습니다. 8 닭장군 26/01/25 1015 0
15980 IT/컴퓨터타롯 감성의 스피킹 연습사이트를 만들었어요 ㅎㅎ 4 큐리스 26/01/25 429 0
15979 정치민주당-조국당 합당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14 Picard 26/01/23 887 0
15978 오프모임1/23 (금) 용산 또는 서울역 저녁 모임 8 kaestro 26/01/23 691 1
15977 스포츠[MLB] 코디 벨린저 5년 16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6/01/22 326 0
15976 정치한덕수 4천자 양형 사유 AI 시각화 11 명동의밤 26/01/21 1179 11
15974 오프모임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하실 분? 21 트린 26/01/20 892 5
15973 도서/문학용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테니까 7 kaestro 26/01/19 1034 9
15971 꿀팁/강좌나노바나나 프롬프트 - 걸리버 소인국 스타일 음식 이미지 3 토비 26/01/17 734 1
15970 의료/건강혈당 스파이크란 무엇일까? 12 레이미드 26/01/17 1018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