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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10/09 18:28:59 |
Name | 化神 |
Subject | 슬럼프가 나에게 찾아 왔다 |
슬럼프가 나에게 찾아 왔다. 벌써 몇 주 째 글을 쓰기가 힘들다. 글이 써지지가 않는다. 책을 읽기가 힘들다. 책이 손에 붙지 않는다.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정리해놓은 목록을 살펴보다가도 이내 덮어버리고 만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있었는지조차 모르게 지나가버리는 주말 하지만 시간은 내가 어떤 상황인지 신경도 안 쓰고 자기 할 도리만 하는터라 어느새 연말 모임이야기를 하는데까지 이르고야 말았다.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기에 가장 최적인 게임들을 켰다가도 금방 끄고 만다. 그동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쳐다보던 인터넷 방송들도 이젠 별로 흥미가 없다. 재밌는건 없는데 왜 이렇게 시간은 빨리 가는걸까. 그나마 하던 게임도 진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려면 기본적인 것들을 좀 알아야 하는데 그것도 귀찮다. 내 전성기는 20, 21살 때인가보다. 프로의 수준을 바라보기도 했고 내가 그에 못 미치는 것도 알게 되었던 때도 있었는데 이젠 점점 못 한다. 승리에 대한 열망이 넘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져도 그러려니 하고 만다. 약관의 시절에는 에너지가 넘쳤는데 불과 10년 만에 그 에너지는 나에게 있었는지도 모르게 어디론가 가버리고 말았다.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고 글도 쓰고 동아리도 하고 술도 마시고 사람도 만날수 있게 하던 그 에너지를 더 이상 느낄 수 없다. 그렇게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흘려보내고 흘려보낸 시간을 돌이켜 아쉬워할 뿐이다. 문득 처음엔 그냥 슬럼프인가 했는데 그게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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