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19/01/30 10:05:18 |
Name | goldfish |
Subject | 낙서 1 |
* 그림은 보는 거지 그리는 게 아니었던 사람이 우연히 시작한 낙서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몇 편까지 이어질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ㅎㅎ 1. 오래 전 진보누리에 J라는 사람이 있었다. 연극연출인가 하다가 일체의 경제활동을 하지 않겠노라 선언하고 어머니 집으로 회귀(좀 고답적인 표현일지 모르지만 적정한 단어같다)하여 문밖 출입도 잘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얘기가 나온김에 대금연주나 한 곡 듣고 갑시다. 음, 만월에 대취하여 스트리킹을 하면서 이런 소리를 내고 다녔다는 건데....그 동네 사람들은 어쩔 크흡 (잘 살고 있는지 진짜 몹시 보고싶네요. ) 2. 지난 여름 한참 더울 때 독일에 사는 친구가 드로잉을 한번 해보라고 했다. 아주 아주 오래 전 내가 한 낙서처럼 끄적인 삽화가 인상적이었다고, 마침 무료했고, 귀가 습자지처럼 얇은 편이라 혹해서 그려봤는데 의외로 내가 의도한 것과 비슷하게 결과물이 나온다. ㅠㅠ 공도 처음 그리는데 찌그러지지 않고 동글동글 예쁘게 나오고(조명의 각도와 그림자의 방향이 언발란스지만 생전 처음 그려본 공이니 패스) 고양이 내딪는 앞발도 생각처럼 나왔다. 엉덩이가 너무 치켜들려진 건 맘에 안 들지만... 나는 가을비 내리는 풍경. 창밖 산허리의 나무들 잡초들 모든 잎사귀들이 변색되는 것, 수심에 따라서 달라지는 바다의 색을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지금까지는 렌즈의 눈을 빌어 것들을 봤는데, 오래전 진보누리의 J처럼 십년을 잡고 그리다 보면 최소한 내가 본 것을 표현할수있는 또 하나의 방법을 갖게되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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