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3/15 11:37:39
Name   goldfish
Subject   두 편의 시.



*
구글플러스를 비공개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사업성이 신통찮은지 서비스를 포기한다고 하네요.  뭐 기존의 자료를 다운로드 받게 해 준다는데 그냥 날려버리려고 합니다.  훑어보는데 좀 아까운 것들이 보이네요.



1.

구소련 출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들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아버지에 관한 얘기죠. 심지어 그의 영화 '거울'에는 실제 아버지 목소리로 아버지의 시가 낭독되고 있기도 합니다. 자막이 아주 마음에 들어 찾아 본 건데, 영역된 시와 대조해도 꽤 잘 된 번역같아요.

http://poetshouse.blogspot.kr/2006/03/six-poems-of-arsenij-tarkovsky.html?m=1


First Meetings
            
- Arsenij Tarkovsky

We celebrated every moment
Of our meetings as epiphanies,
Just we two in all the world.
Bolder, lighter than a bird's wing,
You hurtled like vertigo
Down the stairs, leading
Through moist lilac to your realm
Beyond the mirror.

When night fell, grace was given me,
The sanctuary gates were opened,
Shining in the darkness
Nakedness bowed slowly;
Waking up, I said:
'God bless you!', knowing it
To be daring: you slept,
The lilac leaned towards you from the table
To touch your eyelids with its universal blue,
Those eyelids brushed with blue
Were peaceful, and your hand was warm.

And in the crystal I saw pulsing rivers,
Smoke-wreathed hills, and glimmering seas;
Holding in your palm that crystal sphere,
You slumbered on the throne,
And - God be praised! - you belonged to me.
Awaking, you transformed
The humdrum dictionary of humans
Till speech was full and running over
With resounding strength, and the word you
Revealed its new meaning: it meant king.
Everything in the world was different,
Even the simplest things - the jug, the basin -
When stratified and solid water
Stood between us, like a guard.

We were led to who knows where.
Before us opened up, in mirage,
Towns constructed out of wonder,
Mint leaves spread themselves beneath our feet,
Birds came on the journey with us,
Fish leapt in greeting from the river,
And the sky unfurled above...

While behind us all the time went fate,
A madman brandishing a razor.


첫 만남
                             아르세니 타르코프스키

우리 만남의 순간 순간이 계시의 순간으로 기념되었다. 이 세상에서 홀로 남은 당신은 나래치는 새보다 용감하고 가벼웠다. 당신은 환영처럼 계단을 내려와 비에 젖은 라일락을 지나서 나를 거울 저편의 당신의 왕국으로 받아들였다.

밤의 어둠속에서 나는 은총을 받았다 제단의 문이 활짝 열렸고 어둠속에서 빛이 보였다 벌거 벗은 몸이 내 곁에 천천히 미끄러지듯 내렸다 잠에서 깨어난 나는 '신의 축복을!'하고 말했지만,이 축복이 주제 넘은 것임을 나는 안다. 당신은 잠이 들고 당신의 눈꺼풀을 하늘의 푸른 빛으로 건드리려고 라일락은 식탁에서 당신을 향해 가지를 뻗어내렸다. 푸른빛에 스친 당신의 두 눈은 고요했고 당신의 손은 따뜻했다.

강물은 수정빛으로 물결치며 흐르고 산들은 연기를 토하고 바다는 희미하게 빛났다. 당신은 수정으로 만든 지구를  손에 들고 옥좌에서 잠을 잤다. 하느님께 맹세코 당신은 나의 전부였다. 당신은 잠에서 깨어났고 인간의 언어는 변했다. 어제까지 희미하고 잠잠하던 소리가  이제는 낭랑하게 울렸다. 그리고  당신이란 말은 새로운 의미를 드러내고 당신은 이제는 왕을 의미했다.  우리 사이에 고요한 물결이 마치 교대로 보초를 서듯 흐를 때 세상과 그 안의 모든것이 모습을 바꾼다. 심지어 、 대야처럼 사소한  것들조차 변해 버렸다.

우리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흘러갔다. 기적으로 세워진 커다란 도시들은  마치 신기루처럼 우리 앞에 펼쳐졌다. 향기로운 박하풀이 우리들 발밑에 놓여 있었고

머리 위에는 새들이 우리를 따르고 물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우리 눈앞에 하늘이 열렸다...

운명이 우리 발자국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쫓아올 때 면도칼을 휘두르는 미치광이처럼  우리 뒤를 쫓아 올 때,




2.






이 노래의 가사를 좀 찾아보는데 누가 느낌이 매우 비슷하다고 해서 알게 된 시입니다. 해석은부족하지만 제가,




Porphyria's Lover

                               Robert Browning


The rain set early in to-night,

The sullen wind was soon awake,
It tore the elm-tops down for spite,
And did its worst to vex the lake:
I listened with heart fit to break.
When glided in Porphyria; straight
She shut the cold out and the storm,
And kneeled and made the cheerless grate
Blaze up, and all the cottage warm;
Which done, she rose, and from her form
Withdrew the dripping cloak and shawl,
And laid her soiled gloves by, untied
Her hat and let the damp hair fall,
And, last, she sat down by my side
And called me. When no voice replied,
She put my arm about her waist,
And made her smooth white shoulder bare,
And all her yellow hair displaced,
And, stooping, made my cheek lie there,
And spread, o'er all, her yellow hair,
Murmuring how she loved me — she
Too weak, for all her heart's endeavour,
To set its struggling passion free
From pride, and vainer ties dissever,
And give herself to me for ever.
But passion sometimes would prevail,
Nor could to-night's gay feast restrain<
A sudden thought of one so pale
For love of her, and all in vain:
So, she was come through wind and rain.
Be sure I looked up at her eyes
Happy and proud; at last I knew
Porphyria worshipped me; surprise
Made my heart swell, and still it grew
While I debated what to do.
That moment she was mine, mine, fair,
Perfectly pure and good: I found
A thing to do, and all her hair
In one long yellow string I wound
Three times her little throat around,
And strangled her. No pain felt she;
I am quite sure she felt no pain.
As a shut bud that holds a bee,
I warily oped her lids: again
Laughed the blue eyes without a stain.
And I untightened next the tress
About her neck; her cheek once more
Blushed bright beneath my burning kiss:
I propped her head up as before,
Only, this time my shoulder bore
Her head, which droops upon it still:
The smiling rosy little head,
So glad it has its utmost will,
That all it scorned at once is fled,
And I, its love, am gained instead!
Porphyria's love: she guessed not how
Her darling one wish would be heard.
And thus we sit together now,
And all night long we have not stirred,
And yet God has not said a word!

 

 


포프리아의 연인

                                                   로버트 브라우닝

초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사나운 바람이 뒤를 이었다,
느릅나무 가지끝이 갈라지며 부러지고,
호수는 거칠게 요동쳤다:
나는 터져나갈 것 같은 마음으로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때 포프리아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 곧바로
찬기와 폭우를 밀어내고,
무릎을 꿇어, 칙칙한 벽난로 속 쇠살대 위에 불을 피워,
오두막을 따뜻하게 했다;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망토와 숄을 벗고,
지저분해진 장갑을 옆으로 두고 ,
모자끈을 풀어 젖은 머리가 흘러내리게 하곤,
내 곁에 앉아 말을 걸었다.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그녀는 내 팔을 당겨 자신의 허리에 두르고,
미끈하고 하얀 어깨를 드러내고,
금발의 머리를 한쪽으로 제치고, 그리고,
몸을 구부려, 내 뺨을 그곳에 갖다 대고,
그녀의 금발머리를, 그 전부를, 퍼트리며,
그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속삭였다—
그녀는 너무도 나약해서, 인내심을 다해서 애를썼음에도,
억누를 수 없는 열정에 자존심을 버리고,
헛된 속박들을  잘라내고,
그녀 자신을 내게 완전히 내주었다.
때로는 열정이 우세하여,
오늘밤과 같은 즐거운 잔치에도 그녀는 이룰수없는 사랑에 지쳐버린,
연인에 대한 갑작스런 열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비바람을 뚫고 내게로 왔다.
그녀의 기꺼움과 자부심에 가득찬 눈빛을 보고 나는 확신했다; 드디어
포프리아가 나를 숭배하고 있음을: 놀라버린
내 심장은 부풀어 올랐고,
무엇을 해야 할 지 갈등하는 동안에도 흥분은 계속 되었다.
그 순간의 그녀는 나의 것이었다, 내 것, 온전히,
완벽하게 순수하고 선하게;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다,
그녀의 머리칼 전부를 하나의 노랗고 길다란 끈으로 하여,
가녀린 목에 세 번을 감고, 목을 졸랐다.
그녀는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벌을 가둔 채 닫혀버린 꽃봉오리같이 감겨진 그녀의 눈을 쓸어올렸다: 다시
더렵혀지지 않은 푸른 눈동자가 웃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그녀의 목에 둘러진 머리단을 풀었다;
그녀의 뺨은 한 번 더 나의 불같은 키스 아래서 상기되어 빛이났다:
나는 전에 그랬듯이 그녀의 머리를 떠받치고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어깨로, 지금은그녀의 머리가 축 쳐져 있다:
웃고있는 장및빛 작은 머리는, 지극한 소원을 이룬 기쁨에,
모든 경멸의 대상들은 사라졌고, 나를, 그녀의 연인을, 대신 가졌다!
포프리아의 사랑:그녀는 갈망하던 사랑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알지 못했다.
하여, 우리는 지금 함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밤새도록 미동조차 없었다,
신은 아직까지 어떤 말도 하지않았다!


...............................................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704 7
    15059 음악[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김치찌개 24/11/22 52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0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379 0
    15057 일상/생각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 SKT Faker 24/11/21 518 1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315 0
    15055 방송/연예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4 알료사 24/11/20 2887 31
    15054 생활체육[홍.스.골] 10,11월 대회 상품공지 켈로그김 24/11/19 246 1
    15053 여행여자친구와 부산여행 계획중인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29 포도송이 24/11/19 679 0
    15052 일상/생각오늘도 새벽 운동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11/19 452 9
    15051 일상/생각의식의 고백: 인류를 통한 확장의 기록 11 알료사 24/11/19 490 6
    15050 게임[1부 : 황제를 도발하다] 님 임요환 긁어봄?? ㅋㅋ 6 Groot 24/11/18 444 0
    15049 꿀팁/강좌한달 1만원으로 시작하는 전화영어, 다영이 영어회화&커뮤니티 19 김비버 24/11/18 914 10
    15048 의료/건강고혈압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치료제가 된 계기 19 허락해주세요 24/11/18 708 1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895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33 매뉴물있뉴 24/11/15 1783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1004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895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57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557 7
    15041 영화미국이 말아먹지만 멋있는 영화 vs 말아먹으면서 멋도 없는 영화 8 열한시육분 24/11/13 685 3
    15040 오프모임11/27(수) 성북 벙개 33 dolmusa 24/11/13 747 3
    15039 요리/음식칵테일 덕후 사이트 홍보합니다~ 2탄 8 Iowa 24/11/12 407 7
    15022 기타[긴급이벤트] 티타임 따봉 대작전 (종료) 19 dolmusa 24/11/05 1074 31
    15038 정치머스크가 트럼프로 돌아서게 된 계기로 불리는 사건 4 Leeka 24/11/11 1090 0
    15037 일상/생각와이프와 함께 수락산 다녀왔습니다. 10 큐리스 24/11/11 562 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