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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3/06 02:55:56 |
Name | Darker-circle |
Subject | 리뷰 - 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
* 문체는 편지글처럼 쓰겠습니다. 이런 글은 진지하게 쓰려니 도통 진행이 안 되네요. 0. 좋은 소재, 흥미로운 표현방식으로 꽤 편하게 읽었어. 생각보다 가볍진 않았는데 그렇다고 진지하게 읽을 정도까진 아니었나봐. 1. 2016년에 첫 출간이 된 만큼 IS에 의한 파리 테러가 묘사되어 있어. 신념으로 잘 포장된 폭력과 무능의 상징이 된 정부, 애정으로 포장된 '개별'에 대한 억압과 학대. 사람들이 사회적 계층으로 구분되어 있듯 사람과 고양이의 관계도 같아. 피지배층의 순응과 합리화는 고양이 '바스테트'의 행위로 드러나. 내 삶의 지배자, 도도한 도시 구성원. 하지만 그의 집사가 그러하듯 바스테트 역시 거대한 시스템 속 톱니바퀴에 불과해. 주는 대로 먹고, 죽음에 저항할 수 없고, 목욕을 싫어하는 고양이에 불과해. 그녀가 원하는 소통은 공상에 불과하지. 2. 베르베르는 옆집 고양이 '피타고라스', 전쟁과 흑사병, 그리고 파트리샤라는 인물을 해체도구로 삼았어. 고양이의 세계와 한계는 피타고라스에 의해 해체되었고, 종간 계급적 지위는 흑사병에 의해 무너졌지. 이종간 소통은 샤머니즘으로. 동굴의 우화처럼 바스테트는 그를 가둬놓은 동굴을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만났고, 세 가지 장치들은 그의 세계를 해체하는 도구로 기능했을 뿐만 아니라 달라진 바스테트와 상호 교류하고 함께 발전해 가는 대상이 되기도 해. 한편으로는 급격한 변화와 이에 따르는 아노미, 간극 극복을 위한 일련의 장치로도 기능하고 있어. 파리 테러라는 국가적 재난에 대한 문학적 상상력을 이용한 베르나르의 극복의지 표현이라고 보여지기도 해. 아울러 내세개념이나 순환론 개념은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고 어쩌면 피타고라스가 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확성기로 기능하는지도 몰라. 3. https://youtu.be/80iFQqBCCyM (~ 7분 18초까지) Casta Diva, 정결한 여신. 자유의 수호자, 혁명의 상징.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바스테트 성장의 정점을 묘사한 마지막 전투에 어울리며, 어쩌면 바스테트 자체를 표현하는 곡. 그녀가 사람이었다면 혹시 이 곡을 부른 Maria Callas를 닮지 않았을까. Tempra, o Diva, tempra tu de’ cori ardenti tempra ancora lo zelo audace, spargi in terra quella pace che regnar tu fai nel ciel. Temper, oh Goddess, you temper the ardent hearts furthermore temper the audacious zeal, spread on earth the same peace that make you make reign in heaven 4. '자연스럽게 친밀감이 느껴지는 존재들은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게 만든다. 반면에 우리의 발목을 잡아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존재들은 자신들이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 주려 할 뿐이다.' 소설에서 묘사된 이종간의 연대는 바꿔 말하면 프랑스 내부의 인종적 종교적 차별을 경계하는 모습이고 더 나아가 전 지구적 연대를 의미하는게 아닐까 싶어. 교육을 통한 상호 이질감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이종간 협력을 도모하는 것 역시 이에 속해. 적대관계인 쥐들에 대한 언급 역시 이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고. 전반적으로 파리 테러와 이를 전후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바람이 표현된게 아닌가 싶어. 그래서 이 글을 그리 가볍게만 볼 순 없었던 것 같아. 베르베르가 던진 메시지는 다음 명제처럼 꽤 단순하게 정리될지도 몰라. "서로 사랑하라, 우리 모두가 치킨을 사랑하지 않는가?" - Homer J. Simps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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