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3/27 00:26:02수정됨
Name   Zel
File #1   AI.png (82.5 KB), Download : 33
Subject   AI와 영상의학의 미래는?


1. 미래에 대한 예측은 항상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예언자를 원하지만, 예언자가 그리 흔한것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뒷발로 맞춘거지 두번 맞출려면 어렵겠지요.
예전에 어떤 사이트에서 놀때 나름 잘난 척 하던 펀드 매니저는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처하는 것이라고'
와 처음 들을땐 ㅈㄹ 멋있는 말이었는데... 참으로 무책임한 말인거 같기도 합니다. 이걸 영어로 옮기면 아마 'Don't try this at home'인거 같습니다. 오늘 영어 좀 되네요.

2. 이상은 모두 드립이고.... 짤방은 제가 이번 주에 강의하는 슬라이드 마지막입니다. 이걸 영어로 해야 하는데 뭐 제가 그런거 신경쓰는 연배는 아니라...  첫줄에 마침표가 빠진걸 발견했군요. endpoint에 s가 없는 것도 있고 문장 자체도 어색합니다만 뭐 한국에서 하는거라..

3. AI hype는 공학 업계에서 사실 먼저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근데 그 업계도 잘은 모르고, 그냥 뭐 나불거린거죠. 2014년인가에 어떤 사람이 미국에서 '영상의학과는 더 이상 전공의 수련을 멈춰야 한다. 어짜피 대체될 직업을 가르키는 건 니들 양심불량이다.' 이런 이야길 했어요. 처음 들을땐 아 ㅅㅂ 이거 뭐야 제정신 아니네 이랬다가.. 알파고 쇼크 이후에 다들 찬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래서 2016년 RSNA라는 북미 영상의학회는 무슨 세기말 같은 분위기였어요.

4. 그래서 곧 대체 될 것 같았던 이 영역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Discrimination은 끝났다라고 떠들던 그 양반들도 2018년엔 다들 몸을 낮췄더라고요. ImageNet은 수십만장의 사진으로 개 고양이 차 뭐 이런걸 찾는데 질환은 수십만개를 못구해요. 인체의 영상이란건 재밌게도 이 바닥에서 30년을 해도 처음 보는 영상이 나옵니다. 처음 본 사진을 해석할 AI는 아직까진 없습니다. 책임은 another level이지요.

5. 물론 강인공지능이 나오면 해결될 것 같습니다만 그때는 너도 한방 나도 한방이지 아 ㅆㅂ 나는 손재주가 좀 있는데 이런걸 AI님이 봐주진 않을거 같아요. 이게 singularity겠죠. 근데 그건 그거고 그 때가 오기 전까지는 개겨봐야죠.

6. 현재 의학 '업계'에선 AI란건 그냥 다시 도구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AI가 사람만큼 혹은 사람보다 더 진단을 잘했다고 논문을 쓰면 리뷰어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So what?' 그러게요.. AI가 사람만큼 하는 건 더 이상 이슈가 되질 않아요. 그러면 이걸 통해서 과연 얼마만큼 인류에 도움이 되었느냐, 사망률을 줄일 수 있었느냐, 재원기간을 단축가능했느냐, 의료재정을 아낄 수 있느냐를 증명해야 메이저 저널에 가는 겁니다.
그냥 새로운 통계방법이 나온거랑 근본적으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이미 의학계 최고 저널인 NEJM은 특정 조건에서 진행된 AI 논문은 바로 리젝을 시킵니다. General population이나, 조건 없는 적용에서 작동하는 AI만 선별하고 있고, 이 policy 이후에 통과한 논문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7. 물론 최근 특히 중국에서 나오는 논문들은 무섭습니다. 여전히 진실성에는 의문이 있지만 N number로 중국을 이기고, 의료윤리로 그만큼 막장인 나라는 없기 때문에 나오지요. 근데 AI연구란건 우리 환경에 맞는 data로 입력을 하였을 때 우리 환경에 맞는 결과가 나옵니다. 미국의 자율주행차 AI를 한국차에 주입시키면 '아 개민폐.. 앞에 저렇게 넓은데 안전거리 유지한다고 안붙이네.. 어쭈 깜빡이 넣어? ㅋ ㅈ돼봐라' 이렇게 되지요.
결국 AI란건 그 나라에, 그 의료기관에 가장 맞는 데이터를 넣었을 때 그나마 사람 구실을 하는 겁니다. 미국 솔랭 챌린저를 한국 LCK 넣으면 개호구 되는거죠. 그래서 한국에서 하는 AI연구란게 의미가 있긴 있습니다. 아 신토불이가 여기에서 내 밥줄을 챙겨주네요.

8. 최근에 AI 기반 음성판독 시스템을 석 달간 테스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너무너무 좋더라고요. 와 신기하네 정말 잘 알아듣네.. 근데 지금은 안써요. 한 5%가 부족한데 그거 때문에 너무 시간이 걸리는 거지요. 마치 아이폰 이전의 옴니아폰 쓰는 그런 느낌입니다. 생각보다 장벽이 있더라고요. 아무리 97%, 98% 수치적으론 인식률이 나와도 그 나머지가 너무 귀찮은거죠.

조금 다른 예를 들자면 쿼티 키보드나 물리 버튼 같은 그런거죠. 다 없애 버리면 차라리 적응하겠는데 아직까지 있으면 굳이 없는 걸 선택할 이유가 없지요. 대체 될때 대체 되더라도 대체 되기 전까진 굳이 쓸 이유는 없습니다.

9. 결론적으로 제가 저 미래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고 솔직히 영상의학 보단 한국의 미래가 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열 살만 젊었어도 탈조센 하는데 그냥 이젠 ㅈㅂ 할 뿐이지요. 그러고 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선택하는 거지 남이 만들어 주는 건 아닙니다.

10. 이 글은 음주상태에서 작성되었으며 예고 없이 삭제 될 수 있습니다.



28
  • 추천을 많이 해서 삭제를 막아보고자...
  • 업계 종사자의 정보가 큰 도움이 됨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762 기타개인적인 영화관 할인법(2)-메가박스..(+나름대로의 꿀팁) 5 삼성그룹 19/01/14 8316 0
3825 문화/예술영어의 두 얼굴: 게르만-로망스 41 Event Horizon 16/10/04 8314 6
1320 음악둥글게 둥글게... 쟈니... 반전 혹은 군가... 8 새의선물 15/10/23 8314 0
7059 오프모임2/7 신촌/홍대 노래방벙개 (업뎃2) 78 elanor 18/02/06 8313 1
641 정치'일대일로', 중국이 꿈꾸는 세계 5 마르코폴로 15/07/24 8311 0
4114 정치[불판] 미국 대선 - 트럼프 vs 힐러리 174 Toby 16/11/08 8310 0
11976 정치왜 조민 친구의 번복된 발언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까 68 마카오톡 21/08/11 8309 19
354 기타무딘 통각 이야기. - 1 - 17 세인트 15/06/18 8308 0
9049 꿀팁/강좌자동차 보험 갱신할 때 T맵 운전점수 할인 받기 19 토비 19/04/08 8306 0
3415 기타홍차넷 자게 메타분석 44 기아트윈스 16/08/01 8302 16
1422 창작[조각글 2주차] 달의 위성 11 마스터충달 15/11/01 8298 5
12368 IT/컴퓨터지하철역 출퇴근 시간에 무선 이어폰 소리가 끊기는 원인 4 달씨 21/12/21 8297 1
9004 의료/건강AI와 영상의학의 미래는? 32 Zel 19/03/27 8297 28
592 음악이보쇼 거기서 뭐합니까... 8 레지엔 15/07/15 8295 0
1238 정치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23 kpark 15/10/12 8292 0
3590 게임마스터 오브 오리온 리부트 리뷰 2 저퀴 16/08/27 8289 0
1158 음악Supertramp - Fool's Overture 4 새의선물 15/10/02 8289 0
6613 사회플랜다스의 개? 계!! 3 ArcanumToss 17/11/18 8288 2
2684 역사시빌 워 - 미국 남북전쟁 (1) 16 눈시 16/04/24 8288 6
1291 음악이게 그냥 캉캉 딴따라가 아니었다니. 13 눈부심 15/10/19 8288 0
7244 의료/건강비만약에 관한 잡상 21 맥주만땅 18/03/16 8287 5
4562 문화/예술[불판] 홍차넷 신년회 정모 138 Toby 17/01/07 8287 1
1073 경제디젤 게이트에 대한 폭스바겐의 공식 성명이 나왔습니다. 15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5/09/23 8281 0
10195 경제홍차넷 50000플 업적달성 전기 78 파란아게하 20/01/17 8280 71
1231 일상/생각미국의 아시아인들.. 5 눈부심 15/10/12 8279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